공인은 비판·야유·풍자의 대상...문 대통령 '벌거벗은 임금님' '문재인 엉덩이는 빨개' 보다 더한 패러디도 무죄?
공인은 비판·야유·풍자의 대상...문 대통령 '벌거벗은 임금님' '문재인 엉덩이는 빨개' 보다 더한 패러디도 무죄?
  • 장성훈 기자
  • 입력 2019-11-06 08:03
  • 승인 2019.11.06 11:20
  • 호수 1332
  • 63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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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은 지난 2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당 캐릭터 '오른소리 가족' 제작발표회를 통해 문재인 대통령을 '벌거벗은 임금님'에 빗댄 애니메이션 영상을 발표했다. [뉴시스]
자유한국당은 지난달 2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당 캐릭터 '오른소리 가족' 제작발표회를 통해 문재인 대통령을 '벌거벗은 임금님'에 빗댄 애니메이션 영상을 발표했다. [뉴시스]

 

2016년 미국 대선 운동이 한창 진행되고 있던 8월 18일 새벽 미국 뉴욕 맨해튼 유니언 스퀘어에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의 ‘고환 없는’ 누드 조각상이 세워졌다.
당시 언론 보도에 따르면 지나던 구경꾼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인증샷’을 찍어댔다. 트럼프 지지자들은 분통을 터뜨렸으나 트럼프를 지지하지 않는 시민들은 트럼프 조각상을 향해 조소와 야유를 보냈다. 
미국의 한 무정부주의 단체가 만든 이 조각상은 뉴욕을 비롯해 샌프란시스코, 로스앤젤레스, 클리블랜드, 시애틀에도 같은 날 세워졌다. 트럼프의 남성우월주의에 대한 비판 의도가 엿보였다는 분석이 뒤따랐다.
동화 ‘벌거벗은 임금님’에서 모티브를 따온 것으로 알려진 이 조각상은 논란 끝에 이튿날 철거됐으나 한 경매에서 2만2000달러(약 2500만원)에 판매돼 또 한 번 화제가 됐다.

뉴욕타임즈에 따르면 올 10월 13일 트럼프 대통령 소유의 플로리다 ‘도럴 마이애이’리조트에서 열린 대통령 지지자 모임에서 가짜 트럼프가 교회에서 총기를 난사하는 등 폭력적인 장면이 담긴 동영상이 상영됐다.  
이 영상은 영화 '킹스맨‘을 편집한 것으로, 영화 주인공의 얼굴에 트럼프 대통령을 닮은 사람의 얼굴을 덧댓고, 악당들의 얼굴에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얼굴과 CNN, 등 반트럼프 언론사 로고를 합성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영상 속에서 가짜 트럼프 대통령은 '가짜뉴스 교회'라는 곳에서 자신을 비판하는 사람들을 총과 칼로 잔인하게 죽인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트럼프 측이 증오·폭력을 조장한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그러나 누드 조각상과 폭력 동영상을 만든 사람을 상대로 법적 소송을 제기한 사름은 아직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자유한국당이 당 공식 유튜브 채널에 벌거벗은 문재인 대통령의 모습과 수갑을 찬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모습이 담긴 애니메이션을 올려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이 애니메이션에서 문 대통령 캐릭터는 간신들이 건넨 투명한 옷을 착용하면서 기존의 옷을 모두 벗고 팬티만 입은 상태로 국민 앞에 선다.
이 애니메이션은 또 조국 전 장관 캐릭터가 경찰차 앞에서 수갑을 찬 모습으로 등장하는데 이를 본 문 대통령 캐릭터가 "안 그래도 멋진 조 장관이 은팔찌를 차니 더 멋지구나"라고 말하는 장면을 담고 있다.
한 할아버지가 그의 손자에게 "이것이 바로 끊이지 않는 재앙! 문, 재, 앙! 이란다"라고 하는 장면도 보인다. 
이를 본 더불어민주당은 “충격을 금할 수 없다” “문 대통령에 대한 조롱과 비난이 인내력의 한계를 느끼게 한다” “천인공노할 내용이다”라며 발끈했다. 

또 한 유튜버는 얼마 전 '문재인 엉덩이는 빨개'라는 가사가 담긴 동영상을 공개해 큰 논란이 됐다. 
이 영상에서 유튜버는 가수 현아의 '빨개요' 안무를 따라하면서 "문재인 엉덩이는 뺄개. 빨간 건 북한 재인이는?" 등으로 가사를 바꿔 부른다.  
그러나 애니메이선을 제작한 한국당과 문 대통령 엉덩이 동영상을 만든 유튜버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이 법적 대응을 할 움직임은 아직 없어 보인다. 

수정헌법1조로 개인의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지 않는 미국이야 그렇다 쳐도, 표현의 자유를 허용하면서도 제한을 둬 법적으로 처벌할 수 있게 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도 논란은 있을지언정 법적 움직임은 없다니 놀랍다.

과거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공인을 나체로 풍자하는 것은 문제가 없다"는 글을 올린 일 때문이 아닐까. 
조 전 장관은 한 어린이 나체에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얼굴을 합성한 사진을 두고 “공인'의 경우 비판·야유·풍자의 대상이 되므로 이런 포스터는 민·형사상의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각 언론의 만평 만화를 생각해보면 될 듯"이라고 했다. 미국의 수정헌법1조의 취지와 맥을 같이 하는 말이다. 

이러다 이보다 더한 공인 대상 패러디가 우리나라에서 나올지 모를 일이다. 그 때도 패러디의 대상인 공인은 아무런 법적 대응을 하지 않을까? 

장성훈 기자 seantlc@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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