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이 김덕근 / 출판사 푸른사상

[일요서울 | 오두환 기자] 연민과 헐렁한 마음과 발이 저리도록 온기를 쪼아 쓰디 쓴 기침을 태운 자화상들이 수록된 김덕근 시인의 시집 ‘공중에 갇히다’가 지난달 29일 출간됐다.

고통의 통점으로부터 빚어낸 시인의 시들은 담담하고 섬세하면서도 서정적이다. 그리고 관통의 점을 얼마나 매달아야 하는지 사색하고 기억하는 지문은 진하다.

김덕근 시인은 충북 청주에서 태어나 대학에서 글쓰기와 문학을 가르치고 있다. 1995년 ‘청주문학’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지역의 장소성과 구술 이야기에 빠져 사람들을 만나 글을 정리하면서 그동안 몇 권의 책을 펴냈고 현재 ‘충북작가’ 편집장, 엽서시동인으로 있다.

함기석 시인은 추천의 글을 통해 “김덕근 시인의 시는 통점(痛點)이 낳는 기억의 지문들이다. 가을바람이 적막한 들길에 뿌려놓은 녹슨 몸의 잔해이고 마음의 아픈 비늘들이다”라고 평했다.

그러면서 “그의 기억은 대부분 적막과 허기의 풍경들, 그리움을 낳는 일몰의 말들로 채워진다. 정처 없이 떠돌다 어느 산사에 앉아 황량한 저녁하늘을 바라볼 때 불현듯 귀를 깨무는 계곡물 소리, 내 몸이 본디 텅 빈 집이었음을 느낄 때 밀물처럼 밀려드는 적요의 풍경 소리 울린다”라고 말했다.

또 “풍경들의 고(苦)와 통(痛)을 통해 세계와 통(通)하니 시인에게 몸은 관(觀)의 암자고 만행(萬行)의 선방이다. 그렇게 그의 시는 연민과 회한을 살로 간직한 청주 전(傳)이고 외전(外傳)이다”라고 전했다.

한편 정재훈 문학평론가는 김덕근 시인의 작품세계에 대해 “시인의 곤경은 그를 더욱 시인답게 하고, 그 고통과 불면의 시간은 결국 그가 쓰고자 하는 ‘시’의 가장 건실한 ‘살(肉)’이 될 것입니다. 그렇기에 저는 시인이 앞으로도 계속해서 곤경에 처하기를 원합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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