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대총선에 숨겨진 관전 포인트는 이번 총선이 2007년 대선으로 가는 길목이라는 사실이다. 특히 정치신인들의 도전못지않게 한국의 대처를 꿈꾸는 우먼파워가 대권 가도의 지형을 바꿔놓을 가능성이 적지 않다. 실제 이번 총선에서 여성의 정계 진출은 봇물을 이루고 있다. 이미 여야 3당이 비례대표직 여성 할당 비율을 50%로 늘리는 데 합의했고 여성전용 선거구제, 양성평등 선거구제 등 여성의 정계진출을 원활하게 하는 아이디어가 속출하고 있다.

16대 국회의 경우 전체 의원 272명 중 여성은 5.9%인 16명이었으며 그나마 지역구 의원은 5명에 불과했다. 이런 상황에서 여성의 17대 국회 진출이 급증할 경우 사상 최초의 ‘여성 대통령’ 또는 유력 정당의 ‘여성 대통령 후보’에 대한 기대감은 급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여성 대권 주자들이 이번 총선에서 특히 주목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박근혜 추미애 강금실을 추격하고 있는 대표적 여성계 인사에는 고은광순 호주제폐지모임 대표가 열린우리당 소속으로 서울 서초갑 지역에 출마할 예정이고, 비례대표로는 이경숙 전 여성단체연합 대표(현 열린우리당 공동의장)가 예상된다.

그밖에 출사표를 던진 인사로는 장명수 전 한국일보 사장, 장하진 한국여성개발원장, 곽배희 한국가정법률상담소장, 이경숙 열린우리당 공동의장, 이승희 청소년보호위원회 위원장, 김송자 전 노동부 차관, 김진애 서울포럼 대표 등 정당·공직·기업·시민사회단체·학계·법조계 등 사회 각계각층에서 활동하는 인물들이 대거 눈에 띈다.윤후정 전 여성특위 위원장은 “17대총선에 출마하는 여성 후보는 정치 부패, 연고주의, 성차별로 얼룩진 한국정치를 바로 세울 희망”이라며 “그동안 정당에서는 자질 있는 여성이 없어서 공천하지 못했다고 말했지만 이번만큼은 정당의 그러한 변명은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