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외교부 장관. [뉴시스]
강경화 외교부장관. [뉴시스]

[일요서울 | 조택영 기자] 8일 강경화 외교부장관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대해 "저희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일축했다.

특히 강 장관은 오는 23일 0시 지소미아 종료를 앞두고 한일이 접점을 찾기 전까지 연기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일본의 수출 규제 해제 없이 지소미아 종료를 재고할 수 없다는 원칙론을 재확인했다.

강 장관은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소미아는 23일 예정대로 종료되느냐"고 물은 데 대해 "지금 현안대로라면 결정대로 갈 것이다"고 답했다.

강 장관은 "언론에서 (지소미아 종료) 연기나 다른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는데 사실무근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지소미아는 일본의 부당한 수출 규제 조치로 촉발된 고민 어린 결정으로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가 철회된다는 전제 하에서 재고할 수 있다는 기본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강 장관은 김석기 자유한국당 의원이 "지소미아 뿐만 아니라 일본 기업의 자산 현금화를 포함해 6개월이나 기간을 정해 모든 걸 동결시키고 차분하게 외교적 교섭을 통해서 해법을 찾아가는 것이 어떠냐"고 제안한 데 대해서는 "일본이 7월 초에 수출 규제 조치를 발표하기 전의 상태로 돌릴 수 있다면 정부도 충분히 검토할 만한 안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지소미아는 한국과 일본이 2016년 11월23일 군사정보 직접 공유를 위해 체결한 협정이다. 정부는 올해 8월22일 '일본이 우리나라를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하는 등 협정을 유지하는 것이 우리의 국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며 지소미아 종료를 공식 발표했다.

강 장관은 최근 예방한 데이비드 스틸웰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와 키이스 크라크 미 국무부 경제차관에게도 한국 입장을 분명하게 설명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지소미아 종료 조치는 한일 양자관계 맥락에서 검토하고 결정된 것으로서 한미동맹과는 무관하다는 입장도 확인했다.

그는 "한미 동맹과 전혀 상관없는 결정이었지만 미국의 실망감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미국과 동맹에서 정보력이나 국방력을 증진시키고, 기여를 늘리며 동맹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정보 공유에서는 한미일 방위기밀정보공유 각서(TISA)라는 삼각 협력을 최대한 이용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강 장관은 "지소미아 종료로 북한과 중국이 가장 득을 보는 게 맞느냐"는 질문에는 "특정 국가를 말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면서도 "그렇게 평가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강 장관은 한미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 협상에 대해 "협상 중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액수를 밝히기 어렵지만 미 측의 요구가 상당히 과거와 달리 큰 폭인 것은 사실"이라며 "국회의 동의가 필요하고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이고 공평한 분담, 기존 SMA 틀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기본입장으로 협의에 임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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