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초선 의원인 임종석 의원이 앞으로 의정보고회를 일절 열지 않는 등 현역의원으로서의 모든 기득권을 포기하겠다고 선언했다.임 의원은 지난달 26일 보도자료를 통해 “돈 안 쓰는 선거는 공정한 선거에서 비롯된다”며 “선거를 앞두고 현역 의원들이 선거운동으로 악용하고 있는 의정보고회를 열지 않는 것은 물론 의정보고서도 제작하지 않겠다”고 밝혔다.임 의원은 이 같은 결단은 지난해 말로 거슬러 올라간다고 전해진다. 당시 임 의원은 한 사석에서 조심스레 고민을 토로했다고 한다.

특히 지난 2000년 총선 당시 정치 신인으로서 제기했던 헌법소원이 계기라고 한다. 그는 현역 의원과 정치 신인의 공정한 경쟁을 가로막는 선거법의 문제를 지적했었다. 신인 시절 현역 기득권을 비판한 터에 입장이 바뀌었다고 해서 기득권에 안주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결국 임 의원은 그로부터 한 달 만인 이날 ‘임종석의 약속’이란 제목으로 당사에 배포한 자료에서 ‘현역의원의 기득권을 포기한다’는 논조의 다섯가지 약속을 담았다. 첫째는 의정보고회를 열거나 의정보고서를 돌리지 않겠다는 것이다. 의정보고회는 합법적인 사전선거운동으로 대표적인 ‘현역의원 프리미엄’이다.

임 의원측은 “지난해 의정보고회는 한 차례도 열지 않았고 12월 초 정기국회가 끝난 뒤 의정보고서만 단 한 번 배포했다”며 “총선까지 보고회나 보고서는 결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임 의원은 또 “후보로 확정된 직후부터는 수입과 지출을 통장 사본과 함께 인터넷 홈페이지에 매일 공개하겠다”고 약속했다. 임 의원은 이어 매일 아침 후보와 선거 캠프 스케줄을 팩스로 선관위에 보내 ‘감시’를 자청하고, 시민단체의 선거운동 동행도 24시간 보장키로 했다. 이밖에 “선거운동원을 모두 순수한 자원봉사자로 구성하고,경쟁 후보를 비방하는 ‘네거티브 전술’은 철저히 배제하겠다”고 밝혔다.<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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