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ㅣ홍준철 기자] ]21대 총선이 5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제3지대 신당창당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특히 여야가 타협과 협상 보다는 극한 대결과 막말정치를 보여주면서 여야 다 꼴보기 싫다는 무당층이 늘어나고 있다. 문제는 누가 간판으로 나서느냐는 점이다. 최소한 안철수급이상이 돼야 한다는 게 신당창당 추진 인사들의 시각이다. 대안으로 떠오른 인물이 홍석현 한반도평화만들기 이사장이다. 홍 이사장측을 비롯한 신당창당 세력들은 2012년 대선과 2016년 총선에서 돌풍을 일으킨 안철수 현상을 반면교사로 삼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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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론조사 30%대 이상 무당층3신당 교섭단체 결성가능성
- 2012년 대선 안철수 현상 반면교사삼은 홍석현...대망론 시동

그동안 제3지대 신당창당은 바른미래당발로 유승민 의원이 주도했다. 중도보수를 표방한 유승민 의원과 안철수 전 대표, 그리고 여의도 밖 한국당 출신의 합리적 중도세력을 끌어모아 신당을 창당하겠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범보수발 신당창당 분위기는 사그라들고 한국당 중심의 보수 대통합쪽으로 기우는 양상이다. 오히려 제3지대 신당창당 분위기는 범여권 성향 신당창당세력이 주도하고 있다. 외형상 동교동계 원로와 민주평화당 및 민평당을 탈당한 대안신당 인사들이 전면에 나서고 있다.

권노갑.정대철 전 의원과 평화당 조배숙.황주홍 의원, 대안신당 유성엽.장병완.장정숙 의원은 지난 1023일 서울 강남의 한 식당에서 홍석현 이사장과 만찬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는 홍기훈, 정대철 전의원 아들 정호준 전 의원 등도 함께했다. 바른미래당 소속 박주선.김동철 의원도 참석할 예정이었지만 일정상 불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모임의 핵심은 홍 이사장에게 제3지대 신당의 대표를 맡아달라고 제안했으며 홍 회장은 일단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참석자들은 언론을 통해 완전 부정한 것은 아니다”, “3당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대를 이뤘다고 전했다.

호남기반 국민의당 출신 인사들 홍석현띄우기

호남을 기반으로 하는 정당과 의원들이 홍 이사장을 내년 총선에서 신당 간판으로 내세우려는 것은 인물위주의 한국정치 특성 때문이다. 걸출한 인물이 있어야 지지층이 결집하고 이후 있을 차기 대선까지 염두에 둔 영입작업이다. 일단 홍 이사장은 정중히고사했지만 정계진출은 시간상의 문제라는 게 정치권의 시각이었다.

홍 이사장은 이력은 화려하다. 일단 중앙홀딩스 회장으로 중앙일보와 jtbc의 실질적 오너다. 또한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의 부인인 홍라희 전 리움관장의 남동생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외삼촌으로 인적.물적자원이 풍부하다. 게다가 언론권력까지 갖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범여권 성향의 야당인사들이 주축이 돼 홍 회장에게 러브콜을 보낸 배경은 그가 노무현.문재인 정부와 연관된 인물이기 때문이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홍 회장이 삼성X파일 사건으로 낙마하지 않았더라면 UN사무총장으로 만들려고 공들여 영입한 인사였다. 주미대사로 임명한 노 전 대통령은 차기 UN사무총장으로 낙점했지만 예기치 못한 삼성X파일 사건이 터지면서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이 대신 그 자리로 가게 됐다.

또한 문재인 정부 초기에는 홍 이사장은 대통령을 대신해 대미 특사로 임명돼 현 정권과도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나아가 범여권에서 홍 이사장을 주목하는 이유는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가 원장으로 있는 여시재의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는 점도 한몫하고 있다. 여시재는 2015년 조창걸 한샘 명예회장이 설립한 민간 싱크탱크다. 이 원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오른팔로 안희정 전 충남지사와 함께 좌희정, 우광재로 불렸다.

이 원장과 여시재는 정치 전면에 나서고 있지 않지만 홍 회장을 노무현 전 대통령에 이어 차기 지도자로 만드는데 막후에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이사 면면을 보면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 정창영 전 연세대 총장, 김도연 전 교과부 장관, 안대희 전 대법관, 김범수 카카오 의장 등 정.재계 최고 실세들이 포진해 있다.

이 원장은 대내외적인 활동을 자제하고 있는 가운데 공식적인 모습을 보인 것은 지난 8월로 일본이 반도체 부품관련 한국에 수출제한 조치를 취하자 김부겸, 김영춘 등 민주당 의원과 함께 일본을 방문했을 때다. 당시 방일단에는 한병도 전 청와대 정무수석, 원희룡 제주지사, 김세연 한국당 의원이 포함됐다.

홍 이사장은 신당 창당 관련 선을 긋고 있지만 여시재와 한반도평화만들기 재단을 통해 오랫동안 정계 진출을 위한 준비를 해왔다. 특히 여시재에는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최측근이자 안철수 진심캠프 비서실 부실장을 지낸 정기남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객원교수가 홍 이사장을 적극 돕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진심캠프 정책기획팀장을 맡았던 이원재 랩2050대표는 정책이사로 홍 이사장을 지원하고 있다.

정 교수와 이 이사가 주목받는 이유는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의 최측근 인사였다는 점이다. 총선을 앞두고 한국당, 바른미래당, 대안신당 등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는 안 전 대표는 미국에 머물고 있다. 안 전 대표는 기존 정치권과 거리를 두고 당분간 정계 복귀는 하지 않고 제3의 길을 모색하고 있다.

무엇보다 홍 이사장이 안 전 대표의 측근 영입관련 정치권에서는 과거 2012년 안철수 현상을 반면교사로 삼고 안 전 대표와 함께 제3지대 정치세력화를 도모하기위한 정지 작업이 아니냐는 의심을 보내고 있다.

진심캠프 인사들 잇따라 영입안철수도“?

201218대 대선을 앞두고 안철수 현상이 들불처럼 일었을 때 안 전 대표는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와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 3자 가상 대결에서 압도적으로 이긴 바 있다. 여야 대결정치에 신물이 난 국민들은 안철수 현상에 열광했다.

하지만 대선 내내 양 진영의 무소속 대통령은 불안하다는 공격을 동시에 받으며 기세가 꺾이기 시작했다. 게다가 대선 임박해선 야권단일화 프레임에 갇혀 결국에는 대선 불출마 선언을 했다. 안철수 현상은 19대 대선뿐만 아니라 20대 총선에서도 이어졌다. 안 전 대표가 만든 국민의당이 38(지역구 25, 비례 13)으로 당당하게 원내 3당이 됐기 때문이다.

홍 이사장이 대권까지 노린다면 결국 내년 총선에서 원내세력을 만들어야 한다. 정치상황도 2012년과 비슷하다. 패스트트랙 정국은 여야 대결정치의 결과물이었다. 또한 박근혜 탄핵과 조국사태를 거치면서 여야 모두 내부 분열로 중도층이 상당수 떨어져 나갔다. ‘여야 다 싫다는 무당층이 30%이상으로 급증한 이유다. 바야흐로 제3지대 신당창당 분위기는 2012년 대선전과 마찬가지로 어느 정도 무르익은 셈이다.

그러나 홍 이사장 입장에서는 현역 정치인도 필요하지만 참신한 얼굴도 필요하다. 최근 접촉한 인사들로 김종인 전 민주당 대표,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홍정욱 전 의원, 박영수 변호사 등이 거론되고 있다.

안 전 대표가 참여하면 금상첨화다. 바야흐로 5개월 앞으로 다가운 21대 총선은 총선 그 이상의 의미를 갖고 치러지게 됐다. 차기 대권을 노리는 잠룡들간 전장터로 변할 공산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홍준철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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