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과 이라크파병안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묵은숙제’이자 최대현안이다. 지난 9일 이 두 안건에 대한 표결을 앞두고 국회앞은 이익단체와 시민단체의 충돌로 또 한번 전쟁터를 방불케했다. 하지만 이제 반대만이 능사가 아님을 알아야 한다. 과격시위가 정부의 협상 입지를 좁혀놓아 오히려 우리자신에게 피해를 줄 가능성도 있다. 농업개방의 경우 거스르지 못할 대세임을 인정하고 농민들에게 실리를 안겨줄 방안을 찾아야 한다. 파병반대론도 여전하지만 이미 지난해 말 정부가 파병안을 공식 발표한 상황에서 새삼 찬반 논란을 되풀이하며 처리를 미루는 것은 아무런 실익이 없다. 정부가 국제사회에 비준안과 파병을 약속해 놓고도 국회에서 발목을 잡힌다면 우리나라는 또 한번 믿을 수 없는 상대라는 낙인이 찍히고 말 것이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