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생산설비·라인 확대...미래 경쟁력 확보 나서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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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 | 신유진 기자] 국내 경영 환경이 갈수록 악화하면서 기업들의 탈한국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생산기지와 법인을 해외로 옮기는 추세가 이어지는 것이다. 2013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6년간 국내 투자자가 해외에 설립한 신규법인은 1만9617곳으로 2만 사에 육박한다. 반면 해외로 나간 기업들을 국내로 유인하기 위한 유턴법이 2013년 말부터 시행됐지만 실제 돌아온 기업은 소수에 그쳤다. 법 시행 이후인 2014년부터 올해 5월 중순까지 돌아온 기업은 59곳에 그쳤다. 일요서울은 국내 기업들이 갖은 규제와 높은 운영비, 포화한 내수시장 등을 이유로 해외 직접투자를 늘리는 상황과 문제점 등을 짚어봤다. 이번 호는 텍사스 오스틴 반도체 공장에 추가 투자 계획을 하는 등 미국을 거점으로 세운 삼성에 대해 알아본다.

LCD 시장 악화 속 제품 다각화...中 제품 과점에도 꾸준히 실적 양호

“QD(퀀텀닷) 기술 투자에 집중할 것”...美 건조기 시장 점유율도 ‘1위’

삼성디스플레이가 3분기 1조1700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면서 한숨을 돌리게 됐다. 3분기 중국 경쟁업체들이 대형 LCD 패널을 공급하는 물량이 대량으로 증가하면서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주요 수익이었던 대형 LCD 판매단가가 급격히 떨어졌다. 특히 삼성과 라이벌 경쟁업체는 LCD 판가 하락 영향을 많이 받으면서 타격이 컸다. 반면 제품 다각화에 성공하게 된 삼성디스플레이는 비교적으로 업황 악화에 영향을 덜 받았다.

특히 삼성디스플레이는 LCD 판가 하락에도 양호한 실적을 거두며 선전했다. 이유는 중소형 OLED 판매 확대였다. 격화되는 LCD 가격 전쟁으로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는 대형 디스플레이 실적을 중소형 디스플레이로 만회한 것이다.

지난달 31일 최권영 삼성디스플레이 상무는 “대형 실적 악화에도 중소형 매출 확대로 지난 분기보다 실적이 개선됐다”며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3분기는 중소형 디스플레이의 성수기로 주요 고객사 신제품 출시에 따른 중소형 OLED 판매 확대, 가동률 증가 효과를 봤다”고 말했다.

미래 전략, 대규모 투자 시동 걸어 

미래 전략의 경우 대규모 투자를 위한 시동을 걸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퀀텀닷(QD)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았다. QD디스플레이는 기존 삼성디스플레이의 차세대 제품이었던 QLED와는 다른 기술이다. QLED는 기존의 LCD 패널을 기초로 해 퀀텀닷 물질로 빛을 낸다. QLED는 스스로 발광하는 유기 발광체를 사용한 디스플레이 기술로 최근 삼성디스플레이는 QLED에서 LCD패널을 없애고 퀀텀닷 물질을 스스로 발광하게 한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 기술에만 13조 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으며 ‘QD디스플레이’라고 이름을 지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국내 8.5세대 LCD 라인 대부분을 QD디스플레이용으로 전환할 계획이며 2025년까지 13조 원을 투자해 아산의 8.5세대 LCD 생산능력을 QD 디스플레이로 전환할 예정이다. 또한 13조 원 중 설비투자에 10조 원, 연구개발에 3조 원을 쓰며 초기 생산량은 월 3만 장 수준일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8월 삼성전자는 일본의 수출규제 강화로 비상상태였다. 이에 비상이 걸린 핵심소재 확보에 집중하면서도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미국 생산라인을 확대하는 등 거점에 대해 고민 중이었다. 미국 공장에서 제품을 생산하고 공급한다면 일본의 경제보복에서 자유로울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서 시스템LSI 전용 공장인 ‘S2라인’을 1996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현재까지 170억 달러(약 19조6000억 원) 이상을 투자했으며 3000명가량을 고용 중이다. 또한 지난해 초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에 가전 공장을 세웠는데 지난 6월 트럼프 대통령이 방한해 대미투자를 요청했다.

이를 계기로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제고를 위해 삼성전자는 텍사스 오스틴 반도체 공장 추가 투자를 추진 중이다. 삼성전자는 텍사스 오스틴 반도체공장에 15억 달러(1조7000억 원)를 추가로 투자해 내년까지 생산설비를 확충한다는 방침이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한국에 대한 꾸준한 투자요구와 국내 경영여건이 악화 하면서 기업들은 탈한국을 선언하고 해외로 나가는 추세다. 올해 상반기 국내 설비투자 증가율은 12.7% 감소했다. 같은 기간 해외 투자금액은 291억 달러(34조 원)로 사상 최대였다.

기업인들이 너 나 할 것 없이 국내에 투자를 하지 않고 외국으로 나가 투자를 했다. 특히 제조업 분야의 해외투자는 심각한 상황이다. 문재인 정부의 2017년 3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제조업의 해외직접투자는 332.6억 달러로 박근혜 정부 시절의(2015년 3분기~2017년 2분기)의 162.3억 달러에 비해 104.9%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2017년 이후 해외 직접투자 급증은 국내 경영여건 악화가 최대 요인이라고 보고 있다. 2018년부터 2년간 최저임금 29.1% 인상과 주 52시간제 도입, 법인세 최고세율 25% 인상 등은 기업이 활발히 활동하기에 제약이 많고 이익을 내기에도 힘들다.

삼성전자 건조기 미국 시장에서 1위

이런 상황에서 지난달 삼성전자는 세계 최대 건조기 시장인 미국에서 3분기도 시장점유율 1위를 이어가는 등 생활가전 시장에서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트랙라인에 따르면 삼성 건조기는 올해 3분기 미국 건조기 시장에서 브랜드별 시장점유율 20.2%(금액기준)로 1위를 차지했다. 삼성 건조기는 미국 시장에서 2017년부터 연간 점유율 1위를 유지 중이다.

삼성전자는 건조기뿐 아니라 세탁기, 냉장고, 전자레인지 시장에서도 선전하고 있다. 3분기 미국 시장에서 삼성 세탁기의 점유율은 19.3%로 1위며 냉장고도 21.7%로 14분기 연속 1위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미국 생활가전 전체 시장에서도 점유율 19.2%로 14분기 연속 1위 브랜드를 굳건히 지켰다.

한편 지난 8일 삼성전자의 폴더블폰인 ‘갤럭시 폴드’가 출시 직후 중국 온라인 스토어에서 5분 만에 매진됐다. 온라인 스토어와 오프라인 매장에서 동시출시 했으며 온·온프라인 통틀어 공급되는 물량은 2만 대 가량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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