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술한 관리, ‘나몰라라’식 대응에 소비자 분통

[이케아 홈페이지 캡처]
[이케아 홈페이지 캡처]

 

[일요서울 | 신유진 기자] 이케아코리아(IKEA)가 한정 판매 제품을 주문한 소비자를 상대로 일방적으로 취소 처리해 논란을 빚고 있다. 사전 공지한 판매 예정일보다 앞서 외부로 판매 링크가 유출됐고, 해당 링크를 통해 주문한 소비자들의 주문 건을 이케아가 일방적으로 전원 취소 처리했기 때문이다. 이케아 측은 시스템 오류 때문이라고 해명에 나섰지만 해당 소비자들은 적절치 못한 대응에 또 한 번 분노했다. 여기에 일부 소비자들은 이케아가 오프라인 판매된 해당 제품들이 중고거래 사이트 등에서 비싼 값에 거래되는 것을 방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세계적 디자이너 ‘버질 아블로’ 협업 제품…판매 링크 조기 유출에 일방적 취소 통보

오프라인 한정판매, 사재기·중고거래 방조 비난도…“실망했다” 등 돌린 소비자

이케아는 스웨덴에 본사를 둔 조립식 가구, 침구류, 주방·욕실용품 등을 판매하는 홈퍼니싱(home furnishing) 전문 기업이다. 논란의 중심에 선 제품은 이케아와 세계적인 패션 디자이너 버질 아블로(Virgil Abloh)와 협업해 선보인 ‘마르케라드 컬렉션(이하 마르케라드)’으로, 문제는 얼리링크(배너 클릭 없이 바로 구매창으로 이동할 수 있는 링크)경로를 통해 구매한 소비자들의 주문 건을 이케아 코리아(이하 이케아)가 일방적으로 취소 통보하면서 시작됐다.

이케아는 지난달 22일 홈페이지를 통해 마르케라드 제품을 이달 1일에 출시한다고 밝혔다. 이케아와 세계적인 패션 디자이너 버질 아블로와 협업한 마르케라드는 스트리트 패션을 선도하는 버질 아블로가 일상 속 사물에 예술적 가치를 더해 재해석한 리미티드 컬렉션으로 클래식한 디자인의 홈퍼니싱 제품에 개성을 표현할 수 있도록 선보인 것이 특징이다.

버질 아블로는 2012년 이탈리아 패션 브랜드 ‘오프 화이트(OFF WHITE)’를 창립하고 지난해 흑인으로서는 처음으로 ‘루이비통(LOUIS VUITTON)’ 수석 디자이너로 영입돼 화제를 모았다.

식탁, 의자, 러그, 모나리자의 초상화를 가져온 백라이트 아트워크 등 총 15개 제품으로 이뤄진 마르케라드 컬렉션은 한정 수량으로 이달 1일 이케아 광명점과 고양점에서 이케아 패밀리 멤버 대상으로 선 판매를 하고 2일에는 모든 이케아 매장과 이케아 이커머스를 통해 판매 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지난 1일 오후, 마르케라드 컬렉션 상품을 구매 할 수 있는 ‘얼리링크’ 사이트가 유포되면서 소비자들의 구매 전쟁이 시작됐다.

특히 마르케라드 컬렉션 제품 중 ‘잔디러그’로 유명한 장모러그와 이케아 영수증에 착안한 단모러그, ‘SCULPTURE' 문구가 새긴 장바구니 등 인기 상품은 빠른 시간에 품절됐다. 마르케라드 제품을 기다리던 소비자들은 정식판매 날짜인 2일, 상품은 구경도 못 한 채 이케아 코리아 측으로부터 품절 소식을 통보 받았다.

이에 소비자들은 인터넷 커뮤니티와 포털사이트 카페, 이케아 고객센터 등에 불만을 터뜨렸다. 2일 한 인터넷 카페 회원은 “2일 정식 온라인 판매 날 오픈을 어기고 링크는 털리고 사태 파악 후 취소도 안하고 이미 품절 링크 열린 상태로 ‘나 몰라라’ 라니…”라며 실망감을 표했다.

또한 “‘2일 오픈을 지키지 못했다’라는 소리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이케아의 대응에 비판했다. 논란이 커지자 이케아는 마르케라드 온라인 구매 고객 전원에게 판매 취소를 결정했고 온라인 구매 고객들의 원성은 더욱 커졌다. 일부 소비자들은 얼리링크를 통해 구매하지 않고 이케아 이커머스 사이트 이용 중 마르케라드 컬렉션 상품을 발견해 구입했다고 주장했다.

이케아 코리아의 실수로 사태가 일어난 건데 소비자들은 일방적으로 판매 취소를 당했다며 억울함을 호소하는 입장이다. 인터넷 상품 공유 카페 회원은 “정상적인 루트로 2일 오전 12시 넘어서 온라인으로 거울을 구매했는데 취소당했다”며 “애초에 얼리링크가 털려서 정상적인 루트로 구매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구분하는 건 쉽지 않지만 전 구매자 취소의 경우 화가 나는 건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이케아, 사과문 게시 

이케아 코리아는 홈페이지에 ‘마르케라드 컬렉션 온라인 구매에 대한 안내 드립니다’라는 제목의 사과문을 게시했다. 사과문에는 “11월2일 온라인 판매 개시 예정이었던 마르케라드 컬렉션이 글로벌 시스템 오류로 인해 정상적으로 주문 처리되지 못했음을 알려 드린다”며 “혼선과 불편을 끼쳐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리며, 시스템 검토 후 빠른 시일 내 재판매 계획에 대해 다시 안내 드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2배 가까이 비싸게 팔려

한편 지난 1일 이케아는 이케아 패밀리 멤버를 대상으로 광명점과 고양점에서 한정수량으로 상품을 판매했다. 이에 판매 시작 며칠 전부터 노숙을 감행한 소비자 수백 명이 운집하기도 했다. 하지만 1인당 한 상품을 최대 3개씩 구매할 수 있게 하면서 오프라인 한정수량 제품은 빠른 시간에 팔렸다.

이에 ‘리셀러(상품을 웃돈을 받고 되팔아 수익을 올리는 사람)들이 물건을 사재기하면서 밤을 새우며 상품을 기다린 소비자들이 물건을 구입하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했다.

미국 이케아는 컬렉션 상품 구매를 품목당 1인당 1개로 제한했다. 이번 사태에 대해 이케아 측은 “글로벌 시스템 오류로 인해 전체취소가 불가피했다”며 “재판매 계획은 있지만 일정은 미정이고, 소비자 보상단계도 아직 계획에 없다”고 말했다. ‘글로벌 시스템 오류’에 대한 명확한 설명은 이뤄지지 않았다.

현재 온라인 중고 거래 사이트에는 마르케라드 장바구니 M(사이즈) 제품과 마르케라드 장모러그 제품이 2배 가까이 비싸게 팔리고 있었다. 이에 소비자들은 ‘이케아가 리셀러들을 방조한 것이 아니냐’는 불만 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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