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을 탈당하고 정의당 입당 신청을 한 이자스민 전 의원 [뉴시스]
자유한국당을 탈당하고 정의당 입당 신청을 한 이자스민 전 의원 [뉴시스]

이자스민 전 의원(42)이 자유한국당을 탈당하고 정의당에 입당해 세간의 관심을 받고 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지난 4일 “이 전 의원은 내가 직접 만나서 입당을 설득하고 권유했다”며 “이주민과 소수자의 권리를 신장시키기 위해 노력해 온 이 전 의원의 일관된 삶이 정의당이 추구해 온 가치에 부합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전 의원은 필리핀 이주여성 출신으로, 한국인 남편과 1995년 결혼한 뒤 이듬해인 1996년 한국에서 둥지를 틀었다. 필리핀에서는 ‘아테네오 데 다바오 대학교’에서 생물학과를 전공했으나 한국에 들어오면서 대학을 중퇴했다.

그는 1998년 귀화해 한국 국적을 얻었다. 이러한 배경에서 이 전 의원은 다문화 가정과 이주민 여성 문제에 큰 관심을 드러내 왔다. 귀화 이후 이주 여성들의 봉사단체이자 문화네트워크인 ‘물방울나눔회’의 사무총장을 맡아 다문화가정을 위한 활동에 들어섰다. 이 밖에도 서울특별시 글로벌센터에서 외국인생활지원과 주무관을 지낸 ‘외국인 공무원 1호’이며, 다수의 방송 및 영화 ‘완득이’에 출연해 인지도를 쌓았다.

새누리당이 이 전 의원에게 비례대표 공천권을 준 이유 역시 이와 일맥상통한다. 이 전 의원은 2012년 19대 국회의원 선거 당시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으로부터 비례대표 공천권을 받아 국회의원 활동을 하게 됐다. 당시 이 전 의원의 비례대표 순번은 15번이었다.

정치권에서는 이 전 의원이 ‘새누리당’의 공천을 받았다는 사실이 큰 반향을 일으켰다. 새누리당이 보수 성향의 정당임에도 불구, 다문화와 이주민들을 포용할 수 있는 이 전 의원을 비례대표로 공천한 것에 큰 의의가 있다는 시각이 대다수였다.

이 전 의원은 19대 국회에서 ‘이주아동권리보장 기본법’, ‘이민사회기본법안’ 등 자신이 주력할 수 있는 분야와 관련된 법안을 다수 제출했다. 하지만 이 전 의원의 ‘국회의원’으로서의 생활은 순탄치 않았다. 국회 안팎에서 은근한 차별의 시선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당시 19대 국회의원들 역시 이 전 의원의 이주민을 대표하고, 그가 필요한 존재임을 인정하면서도 ‘외국인’으로 받아들이는 시선이 존재했다.

또 그는 19대 국회 당시 국정활동에 성실하게 임했다는 평가를 받지만, 세간에서는 그를 향해 인종차별에 가까운 무차별적인 비방을 늘어 놓은 사례도 있다. 이러한 비방에 그가 몸담고 있던 새누리당이 그를 적절히 보호하지 못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19대 임기 이후 이 전 의원은 새누리당에 비례대표 재선을 신청했으나 당이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무산됐다.

이 전 의원은 국회의원 이후 별다른 활동이 알려지지 않았으나 생활의 어려움을 겪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의원 연금은 19대 국회에서 폐지돼 이 전 의원은 연금 대상자에 포함되지 않는다.

이 전 의원이 ‘다양성’을 추구하는 정의당에 입당하면서 그의 21대 총선 출마 여부 등에 눈길이 쏠린다. 이 전 의원의 정계 복귀가 ‘권토중래’가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