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크레용팝’ 출신 BJ하이엘린 둘러싼 폭로전

BJ하이엘린 방송장면 [사진=아프리카TV 캡처]
BJ하이엘린 방송장면 [사진=아프리카TV 캡처]

 

[일요서울 | 황기현 기자] ‘로맨스 스캠’이라는 신종 범죄수법이 있다. 로맨스 스캠은 남녀 사이의 사랑 이야기를 뜻하는 단어 ‘로맨스(Romance)’와 기업의 이메일 정보 등을 해킹해 거래 대금을 가로채는 온라인 사기 수법을 뜻하는 스캠(Scam)의 합성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이성에게 접근해 환심을 산 뒤 돈을 가로채는 사기 방식이다. 재력가나 유명인의 지인을 사칭해 접근한 후 애정을 표현하거나 미래를 속삭이며 거액을 가로채는 수법이 대표적이다. 로맨스 스캠의 피해자들은 자신이 사기 수법에 당하고 있다는 생각은 꿈에도 하지 못한 채 얼굴도 보지 못한 상대방에게 돈을 송금한다. 무언가 이상하다고 느껴질 때쯤이면 상대방은 이미 자취를 감추고 없다. 사람의 마음을 이용한다는 점에서 로맨스 스캠은 질이 나쁜 범죄다. 그런데 아이돌 그룹 출신으로 아프리카TV에서 절정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BJ하이엘린(이하 엘린)이 이 로맨스 스캠 범죄의 가해자로 지목돼 논란이 일고 있다.

피해 주장 男 “거짓말 일삼는 태도에 어이없고 화나”
엘린 “너무 무섭고 힘들었다”

지난 1일 자신을 아프리카TV 시청자라고 밝힌 A씨는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전 유명아이돌 출신 여bj에게 10억을 쓰고 로맨스 스캠 당했습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A씨는 “이 글은 저와 같은 피해자가 또 다시 발생하지 않기를 원하는 마음으로 작성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그는 해당 여성 BJ와 나눈 카카오톡 대화 사진을 첨부했다. 대화 내용에서 두 사람은 서로 대화를 편하게 나누는 모습이다. 남성이 호텔 스위트룸을 예약해주는 내용도 담겨 있었다. A씨는 “위 카톡에서 두 사람은 어떤 사이로 보이느냐”라며 “오른쪽이 저, 왼쪽이 해당 여 BJ다”라고 설명했다. A씨에 따르면 두 사람은 무수히 많은 카톡을 나눴고, 첨부된 내용은 극히 일부일 뿐이라고 한다.
A씨는 “작년 8월 처음 그 여 BJ를 알게 됐을 때는 단순히 팬과 BJ의 사이였다”라며 “그녀의 방송을 보며 별풍선을 보냈고, 여 BJ 쪽에서 연락이 와 사석에서 만나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자연스럽게 매일같이 카톡을 하고 방송 후 단 둘이 식사를 하기도 하며 단순히 팬과 BJ의 관계라고 볼 수 없는 사이로 발전했다”고 덧붙였다. A씨는 평소에도 아프리카TV의 열혈 시청자였던 것으로 보인다. 그는 “평소 철구와 외질혜, 킹기훈과 퀸가현, 서윤과 창범, 용느와 종종 모임을 가졌다”라며 “서윤 커플과는 빈번한 만남을 가졌는데, 이 친구들 역시 여 BJ와 저의 사이를 연인이라 생각해 개인적으로 사귀는지 물어봤다”고 했다. 또 “여 BJ는 이런 상황을 전혀 불편해하지 않았고 오히려 자연스럽고 친근한 스킨십을 하며 어떠한 의심을 느끼지 않게 했다”고 강조했다.
A씨는 이외에도 해당 BJ 인지도 상승에 최선을 다했다고 주장했다. ‘별풍퀸’이라는 타이틀을 다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그는 “좋아하는 사람을 응원하고자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한 것이었다”며 “여 BJ에게 어떠한 대가도 요구한 적이 없었다”고 털어놨다. 두 사람의 관계에 문제가 생긴 것은 지난 10월 초였다. A씨는 여성 BJ에게 ‘더 진지한 미래를 그려보자’는 이야기를 했다. 그러자 BJ는 ‘그냥 친한 오빠 동생 사이라고 생각했다’, ‘오빠가 나를 그렇게 생각하는지 미처 몰랐다’고 에둘러 거절했다.
A씨는 “1년 동안 이성으로서 감정이 없는 남자에게 개인 휴대폰 번호와 집 주소를 알려주고, 아파트 현관을 지나 집 문 앞까지 동행하며, 본인 다리 사진을 보내고, 3년 뒤 같이 살자는 이야기를 하고, 자신의 어머니를 소개시켜 주느냐”라면서 “그녀에게 쏜 별풍선만 7억 원가량이다. 목걸이와 구두, 가방, 이사비용 등까지 합치며 총 10억 원에 달하는 비용을 썼다”고 토로했다. 그는 “되돌려 받고자 하는 마음은 추호도 없다”면서도 “그 여 BJ에게 또 다른 피해자가 나오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설명했다. A씨는 이와 관련해 해당 BJ에게 법적 조치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엘린의 해명은?

A씨의 폭로 이후 온라인 상에서는 해당 BJ가 엘린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그리고 지난 3일 엘린은 자신의 아프리카TV 채널을 통해 의혹을 해명했다. 엘린은 “나는 단 둘이 여행을 간 적이 없다”며 “8명의 BJ가 고기도 먹고 이야기도 하며 친목의 시간을 가졌다. 방은 나 혼자 썼다”고 설명했다. 부모님을 소개해줬다는 주장도 반박했다. 엘린은 “어머니와 이모, 막내 동생이 서울에 놀러왔다”면서 “그 이야기를 하니 A씨가 잘 아는 호텔을 소개해줬고, 예약을 해줬다”라고 전했다. 이어 “A씨가 막내 동생을 보고 싶다고 해서 호텔에서 셋이 만났다”며 “막내 동생과 인사를 하는데 어머니께서 ‘너 어디 가니, 저 분 누구야’라고 해서 ‘친한 오빠’라고 인사를 시켜드렸다. 부모님을 소개해드리려는 계획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가장 큰 논란인 별풍선 7억 원과 선물 3억 원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엘린은 “크고 작은 선물은 받은 적이 있지만 그만큼 받은 사실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고가의 선물을 무턱대고 받은 건 내 잘못이다. 후회하고 있다”고 했다. 엘린은 자고 일어나 다리를 찍은 사진을 A씨에게 보낸 사실에 대해서도 밝혔다. 그는 “일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민낯이었고 배 위에 강아지가 있었다”며 “그걸 찍어서 보냈는데, 의도적으로 보냈다면 더 야한 사진을 보내지 않았겠느냐”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내가 보낸 사진들은 SNS 등에 올린 사진이기도 했고, 건전했다”면서 “의도적으로 보냈다는 부분은 너무 억울하다. 절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엘린은 결혼에 대해 이야기한 점이 없다고도 밝혔다. 가벼운 스킨십도 한 적이 없다는 점도 덧붙였다. 개인 휴대전화 번호도 먼저 알려준 적이 없으며, 집 주소는 데려다 줄 때 노출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엘린은 “사건이 커진 계기는 10월 A씨의 고백을 내가 거절하면서다”라며 “그 분이 ‘예전의 너로 돌아가게 해줄게’라고 하시는데 너무 무섭고 힘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A씨가 내게 감정 표현을 많이 하신 것 같은데 깊이 생각하지 못하고 내 말과 행동으로 오해하시고 상처 받으신 것에 대해 죄송하다”라면서 “앞으로 말과 행동 조심하도록 하겠다”고 사과했다.

추가 폭로 예고…결론은?

엘린의 해명에 A씨는 재차 글을 올려 반박했다. 엘린이 굳이 자신을 안으로 데려가 본인의 어머니에게 소개했으며, 3년 후에 서로 의지하며 같이 살자는 말을 입버릇처럼 했다고도 주장했다. 손을 잡거나 팔짱을 끼는 등 스킨십에 관한 내용도 주변 지인들에게 증언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A씨는 “모든 말은 확실한 증거와 함께 이야기하길 바란다”며 “과연 제가 모든 이야기를 공개한 뒤 그녀가 어떤 해명을 내놓을 수 있을지 묻고 싶다”고 추가 폭로를 예고했다. 인터넷 방송계를 강타한 이번 사건이 과연 어떤 결론을 맺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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