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삼재 의원이 국가안기부 예산 전용 혐의 사건인 소위 ‘안풍’사건의 돈 출처로 거론한 김영삼 전대통령이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 김 전대통령은 7일 강 의원이 안풍 사건 항소심 공판에서 “940억원은 1996년 당시 내가 사무총장으로 있던 신한국당 총재인 김영삼 전대통령으로부터 청와대 집무실에서 받았다”는 진술 발언이 나온 뒤, 거의 하루도 빠지지 않고 참석했던 배드민턴 모임에 나오지 않는 등 외부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김 전대통령의 경호담당 관계자는 8일의 경우 취재진에게 “오늘은 운동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으나, 9일의 경우 김 전대통령 자택으로 통하는 길을 통제하며 아예 외부인의 접근을 막기도 했다. 김 전대통령의 자택은 외부 전화도 일체 받고 있지 않으며, YS 대변인격인 박종웅 의원도 기자들과의 접촉을 피하고 있다. 김 전대통령은 그동안 “대통령이 된 후 정치자금을 단 한 푼도 받지 않았다”고 공언해 와, 강 의원 발언에 어떤 식으로 나올지 정치권은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돈의 성격 규명도 김 전대통령의 향후 거취에 주요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돈이 김 전대통령의 대선잔금 등의 성격이라면 통치권자의 부정축재나 조세포탈 사건으로 변질되는 셈이다. 법원은 일단 이날 김기섭씨의 반박에도 불구, 3월 12일 재판에서 김 전대통령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하지만 재판이 예정대로 진행될지는 현재로서는 불투명하다. 김 전대통령이 증인으로 출석할지 여부도 확실하지 않고, 검찰이 이날 안풍사건 재조사 가능성을 언급함에 따라 일단 검찰의 재수사 결과를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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