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을 지지하는 연세대학교 한국인 대학생들'이 신촌캠퍼스 학내에 내건 현수막.  [사진 제공 = 홍콩을 지지하는 연세대학교 한국인 대학생들]
'홍콩을 지지하는 연세대학교 한국인 대학생들'이 신촌캠퍼스 학내에 내건 현수막. [사진 제공=홍콩을 지지하는 연세대학교 한국인 대학생들]

 

[일요서울 | 조택영 기자] 토요일인 9일 서울 도심에서 홍콩 민주화를 지지하는 집회가 열린다. 최근 홍콩 지지 현수막 훼손 사건 등으로 한국 내 양국 갈등이 고조된 분위기라 현장의 충돌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참여연대 등으로 구성된 홍콩·한국 민주주의 공동행동은 이날 오후 4시 서울 마포구 윗잔다리공원 인근 광장에서 홍콩 민주주의 지지 집회 '우리의 연결로 홍콩에 민주주의를!'을 연다.

공동행동은 "범죄인 인도법 개정안 철회 시위로 홍콩의 시민들이 민주주의와 인권, 홍콩의 미래를 걱정해 거리로 나서는 가운데 홍콩 경찰의 무차별 진압으로 폭력이 폭력을 낳는 악순환이 계속된다"고 우려했다.

이어 "시위대를 향한 백색테러 역시 심각한 상황"이라며 "현재까지 홍콩 시위로 체포된 사람 수는 최소 3000명이고 시위 과정에서 체포된 15세 이하 청소년의 수도 100명을 훌쩍 넘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홍콩의 시민들은 한국 군부독재 시절 국제사회가 한국의 민주화 운동에 지지를 표한 것처럼 한국도 홍콩의 민주화 열망에 더 많은 관심과 지지를 표해달라고 호소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시아공동행동,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등 한국의 시민사회와 재한홍콩인으로 구성된 공동행동은 이날 각계 지지발언 후 연대성명서를 낭독한 뒤 어울림로를 따라 행진을 이어갈 예정이다.

한편 대학가를 중심으로 홍콩 지지 움직임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를 둘러싼 학내 갈등이 계속되는 양상이라 이날 현장에서도 충돌 우려가 제기된다.

최근 연세대학교에서는 학내에 게시된 홍콩 시위 지지 현수막을 중국인으로 추정되는 무리가 무단으로 훼손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홍콩의 진실을 알리는 학생모임에 따르면 한국말에 서툰 5명 일행이 'Liberate Hong Kong(홍콩을 해방하라)'라고 적힌 현수막을 가위로 자르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들은 저지하는 학생모임 관계자들에게 'One China(하나의 중국)'를 외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대학교에도 홍콩을 지지한다는 학생들의 메시지가 붙은 '레넌 벽’이 등장했다. 레넌 벽은 체코의 젊은이들이 1980년대 공산주의 정권에 저항하기 위해 '비틀즈’ 멤버 존 레넌의 가사가 적힌 벽에 저항의 메시지를 쓴 것에서 유래한 용어다.

서울대 레넌 벽에도 그러나 '홍콩은 중국 땅'이라는 취지의 문구가 다수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