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의당 회의실에서 열린 상무위원회 회의에 참석해 현안 관련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지난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의당 회의실에서 열린 상무위원회 회의에 참석해 현안 관련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정의당이 내년 4월 21대 총선을 대비하면서 인재 영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들은 불평등 타파와 특권정치 교체라는 상징성을 띤 인물을 대폭 기용하며 ‘공정과 정의’라는 정의당 본연의 가치를 내세우고 있다.

10일 정의당에 따르면 당은 오는 11일 오전 10시 국회에서 최근 자유한국당을 탈당하고 정의당에 입당한 이자스민 전 의원의 입당식을 진행한다.

필리핀 이주 여성인 이 전 의원은 한국당의 전신인 새누리당이 2012년 19대 총선 당시 이주 노동자와 다문화 가정을 대변할 수 있는 인재로 비례대표 후보로 등용한 인물이다. 그는 영화 ‘완득이’에 출연해 자신의 얼굴을 세간에 알렸다.

이 전 의원은 비례대표 15번으로 당선권 순위를 배정받아 19대 국회에서 입성, 당시 당 가정폭력대책분과 위원장을 담당해 이주여성 보호 법안을 발의하는 등 열띤 국정 활동을 개진했다.

그러나 20대 총선에서 당은 이 전 의원을 공천에서 배제하면서 당내에서 눈에 띄는 활동을 하지 못했다. 특히 외국인 출신이라는 이유로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악성 루머 등 무분별한 비방에 휩싸였을 뿐만 아니라 국회에서조차 보이지 않는 차별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 전 의원은 심상정 정의당 대표의 적극적인 권유로 정의당에 입당하게 됐다.

심 대표는 지난 8일 유튜브 방송 '심금 라이브'를 통해 “내가 용기를 내서 (입당을) 설득하게 됐다”고 밝힌 바 있다.

최근 정의당에 합류한 또 다른 인물들 역시 자발적 또는 심 대표의 권유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세간을 들썩였던 ‘땅콩 회항’ 사건의 피해자인 박창진 전 대한항공 사무장, 성소수자 김조광수 영화감독, 권영국 노동인권 변호사, 장애인 인권활동가이기도 한 장혜영 다큐멘터리 감독, 이병록 예비역 해군 준장(제독) 등이 정의당과 함께한다.

이들은 노동자와 청소년, 장애인, 성소수자 등의 분야를 대표할 수 있는 인물이다. 정의당은 당내 특별위원회인 차별금지법추진특위, 미래정치특위, 노동안전인권특위 등을 꾸리고 이들을 각 특위 위원장으로 지명했다.

이는 이들 인물을 전진배치해 정의당이 표방하고 있는 불평등 해소와 차별 없는 사회 실현에 앞장서겠단 의지가 내포된 것으로 관측된다.

정의당은 앞서 여의도에서 벌어진 ‘조국 정국’에서 국민적 지탄을 받으며 적지 않은 내상을 입었다.

정의당은 불평등·불공정 해소를 주요 기치로 삼고있으나, 당시 조국 전 법무부장관이 휩ᄊᆞ인 불평등·불공정 의혹에도 ‘개혁’을 우선 과제로 내세우며 조 전 장관에 대해 사실상 ‘적격’ 판단을 내려 도마에 오른 바 있다.
 
심상정 대표는 이와 관련 최근 국회 비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지난 두 달 동안 조국 국면에서 제 평생 처음으로 많은 국민들로부터 질책을 받았다”며 “국민의 비판은 아무리 절실한 개혁이라도 정의당이 일관되게 지켜온 원칙과 가치에 앞설 수 없음을 일깨우는 죽비 소리였다”고 표현했다. 이어 “더 꿋꿋이 정의당의 가치를 지켜 평등과 정의의 세상을 열겠다”고 강조했다.

정의당은 당 외연 확장을 위해서도 꾸준히 인재 영입에 주력한다는 입장이다. 진보 진영 안에서 성장한 인재들과 외부에서 영입한 인재들을 아울러 내년 총선에 총력을 다할 방침이다.

다만 이자스민 전 의원 등 최근 당에 합류한 이들의 내년 총선 출마 여부는 불투명하다.

정의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출마 여부는 본인들의 소관이기 때문에 이에 대해 거론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도 “이분들은 당에서 어떤 자리를 차지하기보다 당에 기여하겠다는 생각이 무척 강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정의당은 인재 영입과 더불어 21대 총선 경선 룰을 상정하는 등 총선 준비에 가속도를 내고 있는 모양새다.

정의당 부설 정의정책연구소는 지난 6일 김병권 전 미래자치분권연구소 연구위원장을 신임 소장으로 발탁했다. 정의당은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정의당의 대안경제 가치와 비전, 정책 개발에 모든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이들은 오는 24일에는 당의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전국위원회를 개최해 내년 총선을 위한 경선 룰을 상정해 의결할 계획이다. 비례대표 후보를 선출할 때 일반 국민도 참여 가능토록 하는 ‘개방형 경선제’ 채택이 안건으로 올랐다.

정의당 관계자는 “사실 당내에는 진성 당원제 때문에 (개방형 경선제에) 반대하는 의견도 있다”며 “현재 내부적으로 의견을 모으고 있는 상황이며 최종적으로 정리가 되면 그날 확정해 의결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선거대책위원회(선대위) 준비를 위한 실무기구 격인 총선기획단은 전국위를 전후해 발족할 예정이다. 선대위의 경우 올해 말 또는 내년 초 구성을 살펴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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