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아유실]

치아가 유실되면 여러가지 변화가 일어난다. 일반적으로 성인은 구강 내에 사랑니를 제외하고 28개의 치아가 서로 어울려 균형을 이루고 있다. 이중에서 한 개가 빠졌다고 가정하면 어떤 일이 생길까. 가장 먼저 어금니가 유실되면 씹는 능력이 떨어진다. 음식을 선택할 때도 씹기 쉬운 음식만 찾게 된다. 따라서 섬유질이 많은 야채와 과일을 피하는 경우가 많아진다. 특히 앞니가 빠지면 미관상으로도 안 좋을 뿐만 아니라 말하는 데 지장도 생긴다. 이번 호에서는 어금니가 빠진 경우를 중심으로 치아의 상실과 음식 섭취의 관계에 대해서 중점을 두고 살펴보겠다.

음식 씹기가 어려우면 바로 전신건강에 영향을 미친다. 이것을 좀 더 과학적으로 알아보기 위해서 규모 있는 연구가 미국 보스톤에서 1986년부터 진행되었다. 40-75세 사이의 성인 참여자 약 5만 명(51529명)에게 우편으로 질문지를 발송하여 음식의 섭취와 생활의 방식, 병력에 대해서 자세히 물어보고 치아의 상태에 대하여도 질문을 했다. 같은 그룹에게 1988, 1990, 1992, 1994년에도 질문지를 발송하여8년간의 시간을 두고 연구한 논문으로 연구 결과는 2003년에 발표되었다. 하지만 이 연구를 계획하고 질문지를 통한 연구에 필요한 각종 규제를 다 통과해야 하는 데 시간이 걸리므로 하버드공중보건대학에서 20년 넘게 진행했다.

연구의전반적인 내용은 음식물 서부치와 관련된 내용들이 대부분이다. 예를 들어 토마토 한 개, 마시는 주스 한잔, 감자 한 개, 등으로 물어보고 하루에 먹는 양을 조사 하고 한 해에 걸쳐서는 얼마나 먹었는지, 한 달에 한 번 또는 일 년에 몇 번인지 질문을 했다. 그래서 각 음식과 섭취량을 따져서 영양분 섭취를 계산했다. 

치아의 수에 대해서는 연구를 처음 시작할 때 남은 치아의 개수를 적고 이 기간에 치아가 새로이 빠진 것을 조사했다. 놀랍게도 실험에 참여한 분들의 대답과 표본조사를 통해 실제 치아 수를 비교 했더니 95%가 일치했다. 실험에 동참했던 대부분의 사람들은 질문에 정확하게 답해 주었던 것이 연구에 커다란 도움이 되었다.

음식물 섭취는 개인별 생활습관과 태도, 경제적인 여건에도 영향을 받으므로 흡연, 신체 활동, 당뇨, 고혈압, 콜레스테롤 수치, 음주 습관, 직업에 대해서도 질문을 하고 같이 연구했다.

처음 시작부터 4번의 질문에 모두 대답을 한 개인만 포함하고 질문지에 빈칸을 남기지 않은 분만 골랐다.  이렇게 하니 시작은 5만 명으로 했는데 남은 이들은 3만여 명으로 추려졌다. 이중에서 치과의사가 18380명으로 60% 정도가 된다.

연구에 대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8년 동안에 더 이상의 빠진 치아가 없는 환자는 25000여 명으로 78%이고, 1-4개 빠진 치아가 있던 환자는 6000여 명으로 19%, 5개 이상 빠진 분이 900명으로 3%였다. 50대 초반은 치아상실이 없고, 57세 부터 1-4개의 치아상실이 보이고 60대가 되어야 5개 이상의 치아 상실이 나타났다. 이 결과를 보면 치아상실의 개수는 나이와 상관관계가 제일 크다는 결론이 나온다. 다른 요인은 치아가 5개 이상 빠진 분들의 24%가 흡연을 하는 사람들이었고 반면에 치아 상실이 없었던 대조군에서는  오직 7%만이 담배를 피우는 걸로 나타났다.

나이가 들수록 치아유실이 자연스런 현상이지만 건강과 치아 손실 방지를 위해 금연을 하는것이 바람직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남은 치아 수와 앞으로 빠지는 치아의 상관관계를 보기 위해서 처음 연구를 시작 할 때, 기존의 남아 있는 치아 수를 헤아렸다. 치아가 11-16개 있으신 분, 즉 이미 빠진 치아가 12개 이상인 사람들은 연구기간 8년 동안에 추가적인 치아상실을 경험하신 사람이 반 정도 된다. 반면에 치아가 25-32개가 있는 사람, 치아가 3개 미만이 빠진 분은 20% 만이 추가 치아상실을 보인다. 즉 빠진 치아가 많을수록 다른 치아가 빠질 확률이 높아진다.

실험을 시작할 때 1986년도와 각 연도별로 영양소 섭취의 변화에 대해서 1. 치아상실이 없는 그룹과 2. 1-4개 빠진 그룹, 3. 5개 이상 빠진 그룹으로 나누어 조사했다. 세 그룹이 모두 시작할 때는 영양소와 과일, 채소의 섭취가 비슷하다. 연구기간에 식습관이 오히려 좋아졌다. 1994년에는 포화지방과 콜레스테롤의 섭취가 줄고 과일과 채소, 다른 좋은 영양소가 있는 음식의 섭취가 늘어난다.

치아상실이 없는 그룹이 다른 그룹과 비교해서 연구기간에 식습관의 향상이 더 두드러지는데 포화지방과 콜레스테롤이 줄고 채소와 과일이 늘어난다. 1-4개의 치아 상실한 그룹은 앞의 그룹과 별 차이가 없는데 콜레스테롤과 채소의 섭취가 차이 난다. 치아를 제일 많이 5개 이상 상실한 그룹은 콜레스테롤의 양은 조금 줄고, 과포화 지방의 양이 늘어난다.

흥미로운 결과는 과일 섭취할 때 보였다. 바나나는 먹기가 쉬운 음식인데 바나나는 치아상실의 수와 상관이 없었다. 반면에 사과와 배는 치아상실이 5개가 넘어가는 그룹에서는 아예 먹는 것을 중지하는 비율이 30% 에 달했다. 당근도 비슷한 경향을 보였다.

이와 같은 연구결과를 미뤄 보아 연구 결과는 치아상실이 음식물 섭취에 얼마나 나쁜 영향을 미치는가를 보여준다. 이번 표본집단은 그들의 식단을 건강하게 바꾸었는데 치아가 여러 개 빠질 때까지는 음식을 먹는 습관은 그대로 유지 하는 것으로 보인다. 치아가 여러 개 상실됐을 때에는 먹기에 쉬운 음식을 선택해서 필요한 칼로리를 얻고 영양분을 섭취하는 선택을 하게 된다. 이번 연구를 통해 치아의 수에 상관없이 섭취하는 총 칼로리의 양은 유지한다는 사실이다.

치아가 5개 이상 상실 시 음식 먹는 습관의 대표적인 사실은 과일과 채소의 섭취가 줄어들고 씹기에 편한 음식으로 대체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식습관의 변화에 따른 질병 위험도에 주의해야 한다. 

<비오케이김봉옥치과 김봉옥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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