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은 진보정당 원내 진출 원년이 될 것이다.” 불과 50여일도 채 남지않은 17대 총선. 민주노동당 권영길 대표는 이번 총선은 “수구세력과 사이비 개혁세력을 심판하고 진보정치의 시대를 여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라고 규정했다. 권 대표는 또 “최소 지역구 7곳 이상과 비례대표 7∼8석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최근 당 지지율이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결과를 기대해도 좋다”고 원내진출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 창원에서 총선에 출마하는 데 현지에서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가.▲현재 상가나 노동조합을 방문하는 등 지역주민들을 꾸준히 접촉하고 있다. 특히 창원소재 태화기계 사옥 매각문제와 영세상가 철거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를 합리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선거기간 중이라고는 하지만 민생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민주노동당 본연의 임무인 만큼 이를 해결하는 것을 뒤로 미룰 수 없다.

- 창원 현지 분위기는.▲만나는 분들마다 “인자는(이제는) 권영길 아이가(아닌가)!”를 연발한다. 민주노동당이 그간 전국적으로나 지역적으로 노동자, 서민을 위해 함께 했던 발걸음과 지난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여 주장했던 진보적인 정책이 실현 가능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동안 지역의 맹주로 자리잡았던 한나라당에 대해서는 ‘심하다’, ‘해도 해도 너무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루고 있다. 한나라당이 지역주의에 기대 아무 것도 한 것이 없고 급기야는 차떼기 등 부패의 온상이라는 것에 대해 분노하고 있다.

- 각종 여론조사 결과 민노당의 원내진출은 확실해 보인다. 4·15 총선에 민노당의 목표 의석수는. ▲최소 15석을 목표로 하고 있다. 창원, 울산, 부산, 진주, 거제, 성남, 서울, 천안, 인천 지역 등의 지역구에서 당선을 예상하고 있다. 또한 비례대표 역시 7∼8석을 목표로 하는데 최근 당 지지율이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예상 이상의 결과를 기대해도 좋다.

- 민노당은 이번 총선에 총 몇 명의 후보가 지역구에 도전하는가. ▲약 150 지역구에 후보를 출마시킬 예정이다. 현재 100여개 지역구에서 후보를 선출했고 3월초까지 나머지 지역 역시 후보선출을 완료할 것이다. 민노당은 지역구 후보와 비례대표 후보 모두를 당원들의 투표로 선출하게 되어있다.

- 그렇다면 민노당이 핵심지역으로 삼고 당선을 위해 전력을 기울이고 있는 지역은. ▲창원 2곳, 울산2곳, 성남, 부산, 진주, 거제 등이다. 이곳은 실제 조직력이 튼튼하고 여론조사도 상대후보와 치열한 접전을 벌이는 곳이다.

- 후보 5명의 사면복권 문제가 걸려 있는데 복권이 되지 않을 경우는. ▲민주노동당 미복권자 5인은 보수정당의 미복권자와는 상황을 달리한다. 노동자의 권익과 농업문제 해결을 위해 싸우다 구속되어 아직껏 복권되지 못했다. 수억원의 불법정치자금을 수수한 열린우리당의 김정길 위원은 사면하면서 민주노동당 5인을 사면하지 않은 것은 민노당에 대한 고의적 탄압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특히 창원갑의 손석형, 진주의 강병기, 서울 강북을의 박용진 후보는 열린우리당의 후보들과 각축을 벌일 것으로 예상되는데 각종 정보를 종합해 보면 열린우리당의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 민주노동당 후보의 복권을 미루고 있다는 생각이다.

- 민노당은 그 동안 사표심리로 인해 손해를 보아왔다. 이번 선거 역시 일각에선 지역구 선거의 경우 우리당 후보에 표를 빼앗길 가능성이 많다고 지적한다. 이에 대한 대응책은.▲이번 선거에서는 사표심리가 크게 작용하지 않을 것이다. 열린우리당의 경우 개혁을 표방하며 출발했지만 그들도 한나라당, 민주당과 별반 차이가 없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불법대선자금도 그렇고 개혁적인 정책은 포기하고 보수로 회귀하고 있는 양상이다. 노무현 대통령의 지난 1년간 국정수행을 보면서 더 이상 희망을 걸 수 없다는 것이 국민의 생각이다.

- 이번 총선을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현정부의 중간평가, 열린 우리당은 개혁 대 수구의 대결로 몰고 가는 분위기다. 민노당은 이번 총선의 의미를 어떻게 규정하는가. ▲이번 총선은 수구세력과 사이비 개혁세력을 심판하고 진보정치의 시대를 여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 진보정당인 민주노동당의 원내진입은 한국정치사에 일대 획을 긋는 중요한 사건이 될 것이다. 지난 50여년간의 한국 정치사에서 진보라는 말은 찾아 볼 수 없었다. 기득권 세력의 자리바꿈은 있었지만 진정으로 노동자, 서민을 대변하는 정치세력의 출현은 없었다. 그러나 민주노동당 후보들의 출마로 노동자 서민은 최선을 선택할 수 있게 되었다.

- 이번 선거에서 선보일 핵심정책과 공약사항은 .▲우선 부유세 도입과 주식양도소득세 신설, 소득세, 법인세 최고세율 인상 등 과감한 조세개혁으로 무상교육과 무상의료를 실시다. 교육분야에선 대학서열화를 해소하겠다. 또한 수능시험 대신 대학입학자격시험을 실시하고, 중·고교 통합으로 특목고·자립형 사립고도 폐지하겠다. 노동분야에선 비정규직 노동자의 처우개선, 고용안정, 일자리 나누기로 고용창출 등이다. 정치분야에선 진정한 참여정치를 구현하기 위해 국회의원에 대한 국민소환제와 국민발의제를 실시, 비례대표와 지역구의 비율을 1:1로 배분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그리고 미국의 일방적인 패권에 휘둘리지 않는 자주적인 외교로 한반도 평화를 지킬 것이다. 이를 위해 주한미군의 단계적 철수, 남북평화군축, 남북미 평화협정을 체결하는데 앞장설 것이다. 이라크 파병 반대운동을 계속할 것이다.

- 민노당이 원내 진출이후 가장 역점을 두고 펼 정책은. ▲자주와 평등이다. 이라크 파병, 소파협정 미개정 등 현정부와 16대 국회는 한미동맹을 들먹이며 사대적인 외교정책을 지속해 왔다. 이것은 대한민국의 정체성에 관한 문제다. 따라서 국제사회에서 줏대있는 당당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앞장설 것이다. 또한 민노당은 무상교육, 무상의료 실시를 위한 부유세 신설, 영세상인을 위한 상가임대차보호법의 개정 등 충분히 실행할 수 있는 복지정책을 추진하는 등 서민의 입장에서 민생문제를 해결할 것이다.

- 시민단체의 낙선운동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정치권의 낙선운동에 대한 평가는 제각각이다. 이에 대한 권대표의 생각은. ▲시민단체의 낙선운동을 지지한다. 그러나 한가지 아쉬운 점은 이번 낙선운동의 대상을 선정하는 기준에서 정말 중요한 부분이 빠졌다는 것이다. 의원들이나 예비후보들에 대한 평가에서 FTA나 이라크 파병 등에 대한 기준은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시민단체의 특성상 이러한 부분에 일치하지 못하는 부분도 있겠지만 입법활동을 하는 국회의원들을 평가할 때 국민의 삶과 대한민국의 가치에 기반하여 평가하여야 더욱 객관적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 정치개혁에 대한 국민요구가 높다. 민노당이 주장하는 정치개혁안을 요약한다면. ▲민노당은 온전한 정치개혁을 위해 독일식 정당명부제의 도입을 주장한다. 또한 진성당원에 의해 정당이 운영되는 ‘진성당원제’의 도입과 ‘선거연령 18세 인하’, 부패비리의원에 대한 ‘국민소환제’, ‘국회의원 3선 연임아웃제’ 등의 도입을 통해 부패근절, 지역주의 청산과 국민의 참여를 활성화시키고자 한다.

- 최근 정치권의 관심사 중 하나가 바로 차기주자다. 권대표의 경우도 ‘다음 선거에 도전할 것인가’라는 궁금증이 국민들 사이에 있는데. ▲아직 차기주자를 논할 때가 아닌 것 같다. 실제 당내에서도 차기주자를 노려 활동하는 분들도 없다. 물론 다음 대선이 다가오면 자연스럽게 이러한 문제가 논의될 것이다. 언론에 비치지 않다보니 국민께 부각되지 않고 있을 뿐, 민노당에는 훌륭한 분들이 많다. 전국 각지에서 자주와 평등을 염원하며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쳐가며 남모르게 활동하는 모든 분들이 차기 주자라 생각한다. 그 중에 누가 될 것인가는 당원들이 판단할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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