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일 현장서 전문가 학술자문회의 개최

[일요서울ㅣ김해 이형균 기자] 경남 김해시는 오는 12일 오후 2시, 상동면 대감리 백자가마터 발굴현장(산252-1 일원)에서 발굴성과를 공개하는 전문가 학술자문회의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김해 상동 백자가마터 가마 노출 전경 @ 김해시 전경
김해 상동 백자가마터 가마 노출 전경 @ 김해시 전경

이번 발굴은 김해지역 도자 연구를 위한 학술적인 기초자료 확보와 유적의 체계적인 보존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지난 7월 착수했으며 매장문화재 전문조사기관인 (재)동아세아문화재연구원(원장 배덕환)이 수행하고 있다.

조사결과 백자가마 3기와 폐기장 2곳이 확인됐다. 백자가마 2, 3호는 자기를 굽는 방이 5칸 있는 분실가마로, 3호 가마의 경우 각 소성실을 나누는 격벽과 불창기둥이 거의 완전한 상태로 잔존하고 있다.

2호 가마는 천정이 훼손되자 대대적으로 수리해 재활용하는 등 당시 백자가마의 구조와 축조기술을 잘 보여주고 있다.

2개 폐기장에서는 약 3만여점 이상의 유물이 출토됐다. 출토된 유물은 뚜껑, 잔, 종지, 접시, 사발, 병, 제기, 작은 항아리 등의 백자와 옹기, 어망추 등이다.

철분이 섞인 안료로 백자에 꽃(화문), 풀(초문) 등을 그린 철화백자가 함께 출토되는데 한글로 ‘가갸 자쟈’라고 쓴 철화백자잔이 출토돼 주목된다.

또 조선시대 일본이 주문한 다완과 표면의 색과 기형이 유사한 자기도 일부 확인돼 추가 조사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처럼 가마의 구조와 출토된 유물로 볼 때 상동 백자가마터의 사용 시기는 17세기 중~후반으로 판단된다.

2016년 상동 분청가마터 발굴조사와 이번 발굴조사를 통해 조선 초부터 후기까지 조업한 대규모 요업단지인 ‘감물야촌(甘勿也村)’의 실체가 확인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김해 도자기 생산체제와 발전과정을 밝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조선시대 문헌인 ‘변례집요’에 등장하는 일본에서 주문한 다완의 정확한 생산지를 추정할 수 있는 계기와 김해 출신 조선 최초 여성 사기장이자 일본 아리타도자기의 어머니인 백파선의 흔적을 확인할 수 있는 단초를 마련했다고 시는 설명했다.

변례집요는 예조 전객사에서 1598년(선조 31년) 겨울부터 1841년(헌종 7년) 2월까지 조선과 일본과의 외교관계를 기록한 책이다.

시는 김해 도자기와 백파선의 보다 구체적인 실체를 밝히기 위해 내년에 상동면 내동천 일원에 대한 정밀지표조사를 계획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자문회의에는 관련 전문가를 비롯해 경상남도와 김해시 관계자, 시민 등 2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며 조사 성과를 검토한 후 유적 보존 방향과 추가 조사에 대해 논의한다”고 말했다.

※ 도움말

- 분실가마 : 자기를 굽는 방이 나누어져 있는 가마

- 소성실 : 자기 등 흙으로 만든 물건들을 굽는 방

- 감물야촌 : 김해도호부의 분청사기 하품(下品) 자기소가 있었던 지역(『세종실록』「지리지」 및 『경상도속찬지리지』)

- 철화백자 : 철분이 섞인 안료로 꽃(화문), 풀(초문) 등을 그린 백자

- 다완 : 차를 마실 때 사용하는 사발

- 폐기장 : 가마에 구운 도자기를 내어 버린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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