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필 자민련 총재의 정계은퇴로 3김 시대의 마지막 축이 빠져나간 가운데 이른바 동교동과 상도동계가 줄줄이 낙마했고, 탄핵을 주도한 다선 중진들도 모두 고배를 마셨다.그 중 김영삼 전대통령의 대변인 격이었던 박종웅 의원 역시 부산 사하 을에서 무소속으로 나왔으나 2위의 절반도 안되는 3위로 참패했다.부산 사하을 지역구는, 사실 한나라당 후보와 무소속 박종웅 의원간 표 분산 때문이라고 전해지기는 하지만 열린우리당이 부산에서 유일하게 한 석을 건진 곳.

공천탈락에 ‘앙심’을 품고 한나라당을 뛰쳐나온 뒤 ‘늘 그랬듯’ 김영삼 전대통령을 등에 업고, 17대 국회의원에 도전했지만 여의치 않았던 모양이다.사실 총선전 김영삼 전대통령이 한나라당 공천에서 탈락한 박종웅 의원의 당선을 직접 돕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지기도 했다.박종웅 의원은 당시 “김영삼 전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상도동을 방문한 지구당 핵심당원들에게 박종웅 의원은 꼭 당선시켜야 한다”며 “박의원 당선을 위해 자신이 여러가지로 돕겠고, 선거 때도 부산에 꼭 내려가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하기도 했다.

박종웅 의원은 이와 함께 김 전 대통령이 “한나라당 공천이 정말 잘못됐다, 원칙도 의리도 없는 정당이다라고 말했다”고 밝혀, 자신의 불편한 심기를 우회적으로 드러내기도 했다.하지만 그가 낙마한 것은 3김 시대의 종말은 물론 변화를 요구하는 국민, 그리고 지역민에게 김영삼 전대통령이라는 후광이 더 이상 통하지 않았기 때문인 것 같다.<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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