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잃은 나라는 병들고 분열하여 나락으로 추락하는 것이 역사의 가르침이다. 꿈의 설정은 지도자의 당연한 책무이다. 미국은 아메리칸드림을 위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중국은 중화 제패를 위해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 일본은 아시아의 일등국을 위해 ‘강한 일본을 되찾자’는 국가목표가 설정되어 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대한민국은 꿈이 없는 나라로 비쳐진다.

‘한강의 기적’으로 세계인의 부러움과 찬탄의 대상이 되었던 대한민국의 꿈이 연기처럼 소멸하고 그 자리에는 ‘나눠 먹자’는 배급경제가 대세가 되어버렸다.

국가와 국민의 원대한 꿈이 있던 자리에 기초연금과 최저임금의 확대, 공무원 증원, 고령층의 가짜 일자리가 들어섰다. ‘나라 잘돼봐야 나와 무슨 상관이냐’는 풍조가 만연하고 있고, 정치는 오직 선거에 이기기 위해 이 망국의 풍조를 타파하는 게 아니라 부추기고 영합하고 있다.

이래서는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다. 고구려는 ‘다물정신’(잃어버린 옛 땅을 찾자)으로 단군조선과 부여의 옛 땅과 역사 문화를 되찾아 700년간 ‘글로벌 고구려’로 부흥했다. 신라는 ‘화랑정신’으로 삼국을 통일한 후, 그 힘으로 한반도에 영토적인 야심을 갖고 있던 당나라(당시 세계 최강)와 ‘나당7년전쟁’을 벌려 승리하여 천년제국을 구가했다. 고려는 ‘포용과 상무정신’으로 분열된 삼한을 재통일해서 동북아의 문화대국으로 500년간 위세를 떨쳤다.

화랑정신은 선비정신·호국정신으로 이어져 새마을정신으로 수렴되었다. 이것이 바로 ‘경북4대정신’이며 오늘의 대한민국을 있게 한 한민족의 기본정신이다. 한 국가가 흥기(興起)하기 위해서는 그 시대를 이끌어가는 시대정신이 있어야 한다. 불행하게도 박정희 대통령 서거 후 40년 동안 대한민국에는 국가를 이끌어가는 미래지향적 정신이 보이지 않으니 국가적 불행이라 아니할 수 없다.

구미시는 지난 11월 14일 고(故) 박정희 대통령 탄신 102돌 기념행사를 축소해서 열었다. 기념행사가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과 겹쳐 박 대통령 생가 인근에 있는 수능 시험장인 사곡고등학교에게 교통과 소음 등의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서였다. 같은 날 열리던 제20회 대한민국 정수대전 시상식도 16일로 연기됐다. 전병억 생가보존회 이사장은 “시험장이 행사장과 가까워 수험생들이 차질 없이 시험을 치를 수 있도록 기념행사를 축소 연기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지금 대한민국은 도전, 모험으로 상징되는 ‘박정희정신’은 퇴조하고, 공정하게 나누고 너도나도 평등하게 갈라먹자는 좌파 포퓰리즘 정책이 횡행하는 사회주의 국가로 가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밑 빠진 독에 물붓기식 재정지출로 경제를 파탄으로 내몰고, 국가를 위난으로 끌고 있다.

지금 방향을 잃고 표류하고 있는 대한민국호(號)에는 새로운 지표가 필요하다. 그것은 바로 ‘박정희정신’이다. 박정희정신에 입각한 박정희 모델은 정부·기업·민간의 상호 유기적 협력 체제였으며, 자유와 통상이라는 문명의 큰 원리를 실천한 것이다. 또한 박정희 모델에는 국민 다수의 자발적 협력이 있었다. 박정희 모델의 기본 원리는 지금도 여전히 유효하기 때문에 재해석하고 현실에 맞게 복원할 필요가 있다.

‘홍익(弘益)’은 세상의 생성원리이자 우리나라의 건국이념이다. 개인이든 기업이든 국가든 ‘홍익인간’ 실천에 노력해야 한다. 이타(利他)의 수준을 더욱 넓혀 인간의 생명과 존엄, 공동체의 안정과 평화를 위해 홍익에서 길을 찾아야 한다. 홍익의 실천이 곧 경북정신으로 이어져야 한다.

중세 14세기 이후 원(몽골군)의 서양 진출에 자극받아 지중해에서 르네상스(문예부흥)가 일어났듯이, 대한민국은 근대화-민주화-지식정보화에 뒤이어 선진·통일과 ‘한류문명’의 융성으로 제2의 르네상스의 발원지가 되어야 한다. 그것은 ‘한국몽(韓國夢)’으로 명명할 수 있을 것이며, 한민족 중흥의 ‘홍익(弘益)국가의 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박정희 탄신 102주년, 서거 40주기인 금년에 대한민국은 풍전등화처럼 위태롭다. 대한민국을 국혼이 살아 있는 21세기 선진자강(先進自强) 국가로 만들기 위해서는 박정희정신으로 무장한 새로운 정치 지도자가 많이 출현해야 한다. 그들이 앞장서서 한반도의 선진·통일을 위해 국가를 대(大)개조해야 한다. 혼자 꾸면 꿈이 되지만, 함께 꾸면 현실이 되고 역사가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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