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경영 소장
엄경영 소장

민주당 40% vs 한국당 21%. 15일 한국갤럽이 발표한 여론조사 정당 지지율이다. 지난 2월 황교안 대표 취임 이후 조금씩 오르기 시작한 한국당 지지율은 한때 20% 중후반을 기록하기도 했다. 민주당과 격차도 10%포인트 이내로 좁혀지기도 했다. ‘조국 국면’에서 반짝 상승했던 한국당 지지율은 올해 초 수준으로 회귀했다(이하 여론조사와 관련 구체적인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한국당은 대구·경북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민주당에 밀렸다. 최근 바닥민심에서 우세하다던 부산·경남, 충청에서도 민주당은 견고했다. 한국당은 60대 이상에서만 앞섰을 뿐 다른 연령에서 뒤졌다. 엎치락뒤치락했던 50대에서도 한국당은 23%에 그쳐 민주당(43%)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한국당 지지율은 왜 하락했을까? 선거의 3대 요소로 민심, 구도, 전략을 꼽는다. 민심의 비중은 70% 내외로 가장 중요한 요소다. 구도와 전략이 다음 순이다. 지금 민심은 촛불과 연결되어 있다. 민주주의의 실질적 진전, 각종 개혁, 서민과 청년, 시대 흐름에 걸맞은 수평적 리더십, 갑을관계 개선, 남북관계 진전 들이다.

정당 지지율은 민심을 적극 반영할 때 올라간다. 촛불이 단순히 현직 대통령 탄핵, 정권 교체를 요구한 것만은 아니다. 시대적 과제의 해결과 미래 비전을 요구했다. 민심은 문 대통령과 민주당이 잘한다고 보지는 않는 것 같다. 다만 민주당이 한국당에 견줘 민심을 상대적으로 반영한다고 보는 것이다. 이런 여건에서 한국당이 주로 내세우는 정권 심판론은 생뚱맞다.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정당 구도는 대략 이렇다. 민주당 40%, 무당층 23%, 정의당 10%, 기타 5% 내외다. 합치면 78% 내외다. 나머지 20% 내외가 한국당 지지율이다. 이런 정당 구도에선 한국당 지지율 상승은 구조적으로 어렵다. 무당층, 정의당, 기타 정당 지지율은 거의 고정되어 있다. 민주당 지지율이 크게 흔들리지 않는다면 한국당 상승은 거의 불가능하다.

전략에서도 한국당 평가는 좋지 않다. 민주당은 청년과 여성 공략, 물갈이를 주도하고 있다. 홍보 역량도 상대적으로 뛰어나다. 한국당은 잇단 영입 구설수, 조국 낙마 TF 표창장 논란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보수 언론에서도 연일 보수통합과 영남·중진 물갈이를 쟁점화하고 있지만 한국당의 반응은 미지근한 것처럼 보인다.

향후 전망도 밝지 않다. 민주당 핵심 지지층은 2040이다. 2040이 흔들리지 않으면 민주당은 탄탄할 것이다. 촛불, 검찰개혁, 모병제, 조국 국면, 한국당 탄핵 입장은 2040의 주요 관심사다. 지금도 한국당의 대응은 2040 정서와 배치된다. 이런 민심을 방치하고 청년 공약, 청년 대변인, 청년 공천으로 해결할 수 없다.

보수통합도 마찬가지다. 한국당을 중심으로 자유우파를 다 모아도 한국당 지지율 상승은 어렵다. 한국당이 추진하는 보수통합은 민심의 변화와 거리가 있다. 구도에서 이점을 일부 취하는 효과만 있을 뿐이다. 한국당 지지율 상승은 민심을 얻고 민주당을 흔들 때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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