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강하늘 기자] 내년 415일 치러지는 21대 총선을 앞두고 여야의 한판 승부가 시작된 가운데 동시에 차기 대선을 노리는 잠룡들의 전쟁도 막이 올랐다. 내년 총선은 2년 후 치러지는 20223월 대선의 전초전 성격이 짙다. 문재인 정부의 집권 후반기에 치러지는 이번 총선은 차기 대권을 노리는 잠룡들의 영향력을 측정할 가늠자라고 할 수 있다. 총선을 통해 잠룡들의 리더십을 가늠할 수 있고 또 대중적 호응도까지 측정할 수 있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총선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또 어떤 성과를 보여주느냐에 따라 향후 대선주자로서의 정치적 명운과 입지도 갈릴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번 총선은 여야 각 정당들에게 재집권정권교체를 가를 명운이 걸린 승부이기도 하지만 잠룡들에게도 대권가도의 운명을 가를 중대한 이벤트다. 이와 함께 잠룡들에게는 대권구도에서 유리한 당내 기반을 다지기 위해서는 총선에서 자기 세력을 다수 국회에 입성시키는 것도 반드시 성과를 내야할 과제라고 할 수 있다.

- 이낙연.황교안.조국.이재명.안철수.박원순.김부겸 등
- 총선결과 잠룡들 희비교차생존 전략에 골몰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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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을 약 5개월 앞두고 여야가 일제히 총선 체제에 돌입한 가운데 잠룡들도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내년 총선 결과는 잠룡들의 향후 대권 가도를 송두리째 뒤흔들 쓰나미가 될 전망이다.

우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승리한다면 여권 대선주자들에게도 유리한 고지가 형성될 수밖에 없다. 선거전 전면에서 역할을 해 총선 승리에 일조한 여권 잠룡들은 영향력을 입증하면서 몸값이 더 급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며 대권 경쟁 구도도 더 다양해질 것으로 예측된다.

그러나 여권이 총선에서 패배한다면 대선 위기론이 확산되면서 잠재력보다는 검증되고 안정적 리더십을 보인 대선주자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질 가능성도 높다. 이 같은 총선 전망에 가장 많은 영향을 받게 될 여권 주자는 현재까지는 각종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계속해서 1위를 달리고 있고 당 내에서 총선 역할론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이낙연 국무총리라고 할 수 있다.

총선, 잠룡들 대권 가도 뒤흔들 쓰나미

야권에서 이 같은 총선 전망에 가장 막대한 영향을 받을 주자는 보수진영 주자 가운데 가장 선두를 달리고 있는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라고 할 수 있다. 민주당이 총선에서 승리하고 한국당이 패배할 경우 거센 책임론 후폭풍이 몰아치면서 황 대표는 극단적인 경우에는 대선주자로서 낙마할 가능성까지 배제할 수 없다.

그렇게 된다면 황 대표를 대신할 제3의 후보가 급부상할 것이라는 점은 자연스럽게 예상할 수 있다. 반면 한국당이 총선에서 승리한다면 황 대표는 대선주자로서의 입지를 더욱 확고히 굳히면서 다른 주자가 황 대표를 흔들기는 사실상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각 정당의 승패와 상관 없이 잠룡들의 개별 총선 출마 성적표와 정계개편 향배,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골자로 한 선거제도 개편 여부 등도 총선 결과와 잠룡들의 대권가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낙연 총리와 황교안 대표의 경우는 당 내에서 서울 종로 등 험지 출마와 비례대표 출마 가능성 모두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소속 정당이 총선에서 승리한다고 하더라도 만일 험지에 출마해 낙선한다면 대선주자로서의 득표력을 검증할 1차 시험대를 넘지 못한 것이기 때문에 정치적 상처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보수진영의 경우는 총선 승리를 겨냥한 보수대통합 성사 여부가 대권구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된다. 만일 한국당의 간판을 허물고 유승민, 안철수 등의 대선주자까지 모두 합류해 보수대통합을 통한 새로운 정당이 출연하게 되고 한 그릇에 모인 대선주자들이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아 총선을 치러 승리를 거둔다면 그 공은 당연히 황 대표 한 사람이 아닌 대선주자 여러 명이 나눠 가질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보수진영 대권경쟁 구도도 1인 독주가 아닌 다자 경쟁 구도가 형성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올려진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골자로 한 선거제도 개편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경우에는 보수대통합은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군소정당에게 유리한 선거제도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 등이 추진하고 있는 신당도 총선에서 독자 승부를 시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렇게 되면 대선도 군소정당 후보들이 난립하게 되면서 보수진영 야권후보들이 반문재인기치 아래 후보단일화를 시도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배종호 세한대 교수는 15일 일요서울과의 통화에서 총선에서 보수대통합 여부나 보수연대 등에 영향을 미치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이 실현되느냐 안되느냐, 이를 통해 군소정당들이 의석수를 늘리는지 여부도 핵심적으로 지켜볼 사안이라며 준연동형 도입으로 민주당과 범진보 군소정당이 과반 이상 의석을 확보하면 민주당의 재집권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민주당 대권주자들의 경쟁도 더욱 치열해 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배 교수는 이어 보수대통합이 실패하고 한국당이 총선에서 패배할 경우 황교안 책임론이 일고 쇄신론이 강력하게 고개를 들면서 당 밖에서 세력을 유지하고 있는 안철수 유승민 세력과 황교안 대표 측이 야권 후보단일화를 꾀할 가능성이 높다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의원은 만일 총선을 앞두고 유승민 의원이 범보수틀에 들어간다면 합류하지 않고 중립지대에 머무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 이낙연 총선 역할론핵심 관전 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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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핵심 관전 포인트 중 하나는 최장수 총리가 된 이낙연 총리의 총선 역할론이다. 민주당 내에서는 이해찬 간판으로는 총선에서 어렵다는 상황 인식 속에 이 총리가 당에 복귀해 공동선대위원장 등을 맡아 총선 전면에 나서 역할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여권 안팎에서는 이 총리가 늦어도 공직자 사퇴 시한인 총선 90일 전(내년 116)까지는 당에 복귀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이 총리는 자신의 거취에 대해 거취는 저 혼자 결정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당청과)조화롭게 하겠다는 일관된 입장을 밝혀오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과 이재명 경기도지사, 김경수 경남도지사 등은 광역단체장 직을 유지하고 있어 적극적인 선거운동에는 한계가 따를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법이 허용하는 한도에서 당을 측면 지원하며 주요 정치현안에서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는 방식으로 존재감을 과시할 것으로 보인다.

박 시장은 최근 민주당이 국회에서 주최한 검찰개혁 토론회에 참석했고, 서초동 검찰개혁 촉구 촛불집회에 얼굴을 보이며 선명성을 부각시켰다. 이재명 지사의 경우 지난 9월 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항소심에서 300만원을 선고받으면서 정치적 입지가 위태로워진 상황이다. 항소심에 이어 다음달 예정된 이 지사의 대법원 최종심에서도 당선무효형이 확정된다면 앞으로 5년간 피선거권과 도지사직을 잃게 된다.

이 지사는 지난 12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최근 양정철 민주연구원장, 김경수 경남지사, 전해철 민주당 의원 등 친문핵심 인사들과 회동한 것에 대해 중요한 정치행사를 앞둔 마당에 손잡고 함께 가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라며 원팀행보를 보였다.

친문 적자로 불리우는 김경수 지사도 드루킹 사건에 연루되면서 정치적으로 치명상을 입은 상황이다. 1심 재판부는 불법 여론조작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해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하고 김 지사를 법정구속했다. 이후 김 지사는 보석으로 풀려났으며 항소심 선고는 다음 달 24일 내려진다.

4선 중진인 김부겸 의원은 민주당의 불모지인 대구(수성갑)에서 또다시 금배지 획득에 성공한다면 지역갈등을 해소하고 민주당을 전국정당으로 이끌었다는 정치적 업적이 더해지면서 대선주자로서의 정치적 존재감이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경우 정치적으로 치명상을 입힌 조국 정국을 거치면서 역설적으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순위권으로 진입했다.

그러나 조 전 장관은 부인의 차명 주식투자와 자녀 입시비리 의혹 등과 관련 검찰의 소환 조사까지 받은 상황이어서 정치적 입지가 좁아진 상태다. 한때 부산 총선 출마설이 나오기도 했던 조 전 장관은 지난 92일 기자간담회에서 지금 이렇게 만신창이가 됐는데 무슨 대권이겠냐. 어림없다고 말한 바 있다.

, 정치초년생 황교안의 본게임은 지금부터...

정치 초년생임에도 정계에 입문하자마자 지난 2월 전당대회를 통해 당권을 획득하며 저력을 뽐낸 황교안 대표의 본게임은 지금부터가 시작이다. 그의 명운과도 직접적으로 연계된 총선을 앞두고 보수대통합에서 성과를 내야함은 물론이고 총선을 승리로도 이끌어야 한다는 막중한 과제를 눈앞에 두고 있다.

황 대표는 조국 정국에서 삭발까지 감행하며 한국당의 지지율 상승에 일조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곧바로 패스트트랙 공천 가산점 문제와 공관병 갑질논란을 빚은 박찬주 전 육군 대장 영입 논란으로 리더십 부재라는 비판을 받아야만 했다. 황 대표는 이에 지난 6자유 우파의 모든 뜻있는 분과 함께 구체적인 논의를 위한 통합협의기구 구성을 제안한다라고 보수대통합 공론화에 나서면서 정치적 난관 돌파를 시도했다.

지난해 지방선거 참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당 대표직에서 사퇴한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는 총선 출마로 재기를 시도하고 있다. 홍 전 대표는 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과 대구 북구을 출마 가능성이 거론된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민주당 당 대표를 지낸 추미애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광진을 출마를 위해 지역에서 표밭 갈이에 한창이다.

3의길 안철수, ‘총선전이냐 총선후냐갈림길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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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지대 대선주자 가운데 가장 주목을 끄는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의원은 정계개편과 맞물려 더욱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현재 미국에 머물고 있는 안 전 의원은 유승민계와 안철수계 의원들로 구성된 비당권파 모임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으로부터 정계 복귀 또는 정계개편에 대한 입장 표명을 요구 받고 있다.

그러나 어떤 입장 표명도 하지 않고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그가 이번 총선에 합류하지 않고 총선 결과에 따른 정국 변화를 지켜본 후 대선가도 유불리를 따져본 다음 정치적 행보를 결정할 것이라는 전망과, 총선 이전 귀국해 정계개편 정국을 주도할 것이라는 엇갈린 전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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