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장관 유력 후보자로 꼽히는 판사 출신의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시스]
법무부장관 유력 후보자로 꼽히는 판사 출신의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시스]

조국 전 법무부장관이 지난달 14일 취임 35일 만에 사퇴를 표명한 이후 현재까지 법무부장관 자리가 공석으로 남아 있다. 현재 차기 법무부장관 유력 후보자로는 추미애(61)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거명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지난 ‘조국 인사청문회 정국’의 여파가 컸던 점을 거론하며 국회 문턱을 비교적 수월히 통과할 수 있는 현역 의원들이 법무부장관 후보자로 지명될 확률이 높다는 의견이 흘러나왔다.

이에 일각에서는 추 의원이 ‘판사’ 출신의 ‘5선 중진 의원’이라는 점을 들며 법무부장관 후보자로 내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바라보고 있다.
추 의원은 경북여고와 한양대학교 법과대학 출신으로 1982년 제24회 사법시험에 합격, 1985년 초임 판사로 발령받아 법조계에 발을 디뎠다. 그로부터 1995년 정계 입문 전까지 10년간 판사로 활약했다.

그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권유로 새정치국민회의에 입당하면서 정치인으로서의 2막을 열었다. 당시 야당 총재이던 김 전 대통령은 추 의원을 소개하면서 “호남 사람인 내가 대구 며느리를 얻었다”고 표현했다. 

추 의원은 대구 달성군 출신이다. 이 지역은 그가 태어나던 1958년에는 경상북도로 분류됐으나 1995년 들어 대구에 편입됐다. 당시는 영·호남 간 지역감정이 지금보다 더욱 극심했을 때로, 호남 사람이 주를 이루던 ‘DJ당’에 영남 사람이 가입한다는 건 쉽게 볼 수 없는 일이었다. 아울러 현직 법조인이 야당을 택한 것도 드문 사례다. 새정치국민회의에게 추 의원은 전례를 따르지 않은, 그야말로 ‘파격 인사’였던 셈이다. 

추 의원의 광폭 행보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대개 정치 신인의 경우 비례대표 의원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추 의원은 김 전 대통령에게 “이왕 정치를 시작할 거면 지역구 선거에 도전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의 장점 중 하나로 꼽히는 ‘추진력’과 ‘배포’를 발견할 수 있는 대목이다. 
추 의원은 자신이 말한 대로 1996년 제15대 총선에서 서울 광진구 지역에 출마, 지역구 배지를 손에 그러쥐었다. 이로써 그는 6공화국 소선거구제 도입 이후 실시된 총선에서 ‘서울 지역 첫 여성 지역구 의원’이 됐다.

또 16대 총선에서도 이 지역에서 재선했을 뿐 아니라 18·19·20대 총선까지 서울 광진을에서 내리 5선을 지내 ‘대한민국 헌정 사상 최초의 여성 지역구 5선 의원’을 달성했다.

추 의원이 총선에서 낙선한 것은 2004년 17대 총선 때다.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주장이 있었다. 추 의원은 당초 노 전 대통령의 탄핵에 대해 ‘3불가론’을 펼치며 거세게 반발했으나, 추후 국회 본회의 표결에 앞서 당론을 따르겠다며 찬성을 택했다.

그러나 탄핵 소추안 가결 후 전국적인 탄핵 반대 시위가 발생했다. 17대 총선에서 새천년민주당의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던 추 의원은 민심을 회복하기 위해 3보 1배를 강행하기도 했으나 역부족이었다. 당시 새천년민주당은 단 9석의 의석을 확보했으며 추 의원도 총선에서 쓴잔을 들이켜고 미국 컬럼비아 대학교에서 방문 교수로 재직했다.

그는 앞서 노 전 대통령이 대통령 후보자로 유세 활동을 할 당시 캠프에서 ‘국민참여운동본부 공동본부장’으로 일하며 희망돼지저금통 사업을 이끄는 등 노 전 대통령과 정치적 동지로 활동했다. 이 때문에 ‘노무현 대통령 탄핵 찬성’은 추 의원의 정치 활동에 꼬리표처럼 늘 따라다녔다. 
이에 관해 추 의원은 2016년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당대표로 당선된 후 가진 연설에서 “노무현 대통령에게 진 마음의 빚, 당대표가 돼 대선 승리로 갚겠다”며 당시를 회술했다.

한동안 야인으로 지내던 추 의원은 제17대 대통령 선거에서 대통합민주신당(열린우리당+새천년민주당 재결합)의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담당하며 정계에 복귀한다. 이후 2008년 치러진 제18대 총선에서 자신의 지역구이던 서울 광진을에 출마, 당선돼 다시 국회의원 신분으로 돌아왔다. 

추 의원의 정치 이력에서 가장 큰 특징은 소속 정당에 ‘의리’를 지킨다는 점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를 지내던 2015년, 당내에서는 국민의당 창당 등 잇따른 분열 잡음이  들려왔다. 당시 추 의원들은 분열 세력을 강하게 규탄하며 당시 문 대표를 엄호해 지지자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 같은 호평으로 추 의원은 2016년 8월 민주당 전당대회를 통해 당대표에 당선됐다. 민주당계 정당 최초로 ‘TK 출신 당대표’가 돼 2년 동안 당대표 임기를 꽉 채워 활동했다.

세간에서 추 의원에게 붙인 가장 대표적인 별명은 ‘추다르크’(추미애+잔다르크)다. 그의 굳은 심지와 거침없이 밀고 나가는 성격, 늘 새로운 것을 개척해 온 태도 등에 빗대 만들어진 별명이다. 과연 추 의원이 법무부의 ‘추다르크’가 돼 검찰개혁을 이끌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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