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 [뉴시스]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 [뉴시스]

[일요서울 | 강민정 기자]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돌연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임 전 실장은 17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나는 이제 처음 정치를 시작할 때 마음 먹은대로 제도권 정치를 떠나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려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2000년 만 34세의 나이로 16대 국회의원이 됐다. 어느새 20년의 세월이 흘렀다”며 “대선 캠페인부터 비서실장까지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한 2년 남짓한 시간은 내 인생 최고의 기쁨이고 보람이었다”고 술회했다.

다만 “앞으로의 시간은 다시 통일 운동에 매진하고 싶다”면서 “예나 지금이나 나의 가슴에는 항상 같은 꿈이 자리잡고 있다. (그 꿈은) 한반도 평화와 남북의 공동번영(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겐 꿈이자 소명인 그 일을 이제는 민간 영역에서 펼쳐보려 한다”며 “서울과 평양을 잇는 많은 신뢰의 다리를 놓고 싶다”고 강조했다.

임 전 실장은 “50 중반의 나이에 새로운 도전을 한다는 게 두렵기도 하다. 잘한 결정인지 걱정도 된다”면서 “하지만 두려움을 설레임으로 바꾸며 가장 하고 싶은 일을 향해 뛰어 가겠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그는 문재인 정부 1기 비서실장을 지내다 지난 1월8일 임기를 마쳤다. 이후 13일 만에 아랍에미리트(UAE) 외교특별보좌관직을 맡아 청와대로 복귀했다.

아울러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 우상호 민주당 의원과 더불어 ‘86 운동권 세대’로 분류된다. 임 전 실장의 총선 불출마로 일각에서 제기됐던 ‘86 운동권·중진 의원 용퇴론’에 무게가 실렸다는 풀이도 나온다.

당초 세간에서는 임 전 실장의 내년 21대 총선 거취를 두고 종로에 출마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그가 자신의 살림집을 종로로 옮기면서 이같은 주장은 더욱 탄력을 받았다.

종로는 현재 정세균 민주당 의원의 지역구로, ‘정치 1번지’라 불릴 만큼 정치권의 큰 인물들이 높은 관심을 갖는 지역이다.

임 전 실장의 갑작스런 불출마 선언에 여권도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전혀 알지 못했다”며 “학생 운동할 때도 홍길동처럼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더니…”라고 언급했다.

윤영찬 전 대통령국민소통수석 역시 페이스북 게시글에서 “(임 전 실장이) 불출마에 대한 고민이 깊다는 건 알았지만 예상보다 더 나갔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윤 전 수석은 내년 총선에서 성남 중원에 출마하겠단 의사를 표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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