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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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 | 신유진 기자]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산하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 공식 출범했다. 50년 무노조 경영을 이어온 삼성전자는 1969년 회사 창립 이후 처음으로 상급 노조단체가 생겼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산하 삼성전자 노조가 지난 16일 공식 출범했다. 진윤석 삼성전자 노조 위원장은 16일 여의도 한국노총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동자의 권익은 우리 스스로 노력하고 쟁취하는 것이지. 결코 회사가 시혜를 베풀 듯 챙겨주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이제는 깨달아야 한다”며 “우리는 진정한 노동조합 설립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무노조 경영’이 원칙이었던 삼성전자에 양대 노총 산하가 처음으로 들어섰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3개의 소규모 노조만 존재했었다.

지난 11일 삼성전자 노조는 고용노동부에 노조 설립 신고서를 제출했고 13일 고용노동부는 노조 설립 신고증을 내주고 합법적인 노조로 인정했다. 이에 삼성전자 노조는 단체교섭을 포함한 노동조합법에 규정된 노조 권리를 행사할 수 있게 됐다.

진 위원장은 “그들이 축제를 벌일 때 내 몸보다 납기일이 우선이었던 우리는 알 수 없는 병에 걸려 죽어갔고 살인적인 근무 여건과 불합리한 처사를 견디지 못하고 퇴사할 수밖에 없었다”며 “회사는 모든 성공을 경영진의 혜안과 탁월한 경영 능력에 의한 신화로만 포장하며 그들만의 축제를 벌였다”고 비판했다.

이어 ▲특권 없는 노조 ▲상시 감시받고 쉽게 집행부가 교체되는 노조 ▲일하는 모습이 눈에 보이는 노조 ▲제대로 일하는 노조 ▲상생과 투쟁을 양손에 쥐는 노조 ▲협력사와 함께하는 노조가 되겠다고 약속하면서 ▲급여와 성과급 등의 산정 근거와 기준을 명확히 밝혀 따질 것 ▲고과와 승진이 회사의 ‘무기’로 쓰이는 것을 막을 것 ▲노동자를 ‘헌신짝’ 취급하는 퇴사 권고를 막을 것 ▲소통과 설득 없이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사내 문화를 바꿀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삼성전자 노조는 조합원 수를 정확히 공개하지 않았지만 대략 500명 수준으로 알려졌으며 18일 노조는 조합원 수를 늘리기 위해 삼성전자 전 사업장에서 동시다발 선전전을 하는 등 조직화에 나선다.

진 위원장은 “조합원 1만 명 달성이 1차 목표이며 (삼성전자)노조는 조합원 수가 일정 규모에 달하면 사측에 정식으로 교섭을 요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한국 사회에 더는 ‘무노조 경영’이나 ‘반(反)노조 경영’이 설 자리가 없어지는 것을 의미한다”며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기업 문화의 정착이 시작되는 전환점”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노조의 상급 단체인 한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금속노련)의 김만재 위원장은 “삼성 재벌이 과거에 대한 반성 없이 지배·개입을 획책하거나 부당노동행위를 일삼는다면 응분의 대가를 치르도록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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