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타는 부모의 심정을 뒤로한 채 싸늘한 주검으로 우리 곁에 돌아온 고 김선일 씨. 테러리스트 앞에 무릎 꿇린 채 고통 속에 몸부림치던 그의 절규는 우리에게 전쟁이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님을 깨닫게 했다. 특히 김선일 씨 사망과 관련해 사태를 바로 읽지 못하고 피랍 사실조차 깨닫지 못한 정부가 김선일 씨 죽음을 사실상 방관했다는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한편으론 정부가 조금만 더 주의를 기울였다면 이 같은 상황을 막을 수 있었다는 안타까움도 우리의 가슴을 아프게 한다. 정부의 외교력 부재와 한 기업가의 무심함이 빚어낸 참극. 그를 애도하는 국민의 가슴엔 촛불 하나와 눈물, 애통함과 분노가 남아 있을 뿐이다. 이제 그의 죽음을 헛되이 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조용히 우리 자신을 되돌아 볼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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