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재계 "참신하나 끝까지 갈 가능성은..."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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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 ㅣ이범희 기자]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두산인프라코어 회장)의 국무총리 등판설이 나왔다. 한 매체는 지난 19일 더불어민주당 고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당 차원에서 박 회장을 차기 총리 후보 중 한 명으로 추천했다"고 보도했다.

 
박 회장이 총리에 임명되면 헌정 사상 첫 재계 출신 총리가 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하는 등 넘어야 할 산이 많고 청문회 과정에서 낙선이라도 한다면 현 정부의 인사정책에 대한 질타는 물론 재계 이미지 악화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정·재계 고른 호평…. 험난한 청문회 여정 통과 여부 미지수
재계, 되면 좋지만….`제2의 조국 되면 오히려 악재` 우려

정계에 따르면 이낙연 국무총리가 총선 전 당으로 복귀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후임 인선에 대한 말들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의 이름이 거론되면서 정치권과 재계에서는 `참신하다`는 반응이다.

박 회장은 2013년 대한상의 회장에 부임해 정·재계의 가교역할을 도맡아 규제 완화, 경제 활성화를 위해 헌신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 정부가 경제 살리기에 모든 역량을 집중한다는 신호를 국민에게 줄 수 있다는 점에도 호응을 얻고 있다. 최근에는 정부 주도의 경제성장에 대한 거침없는 비판과 "경제는 버려진 자식이 됐다"며 현 정부와 정치권을 향해 `쓴소리`도 마다치 않았다.

그러나 박 회장이 총리 자리에까지 오르게 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라는 시각이 많다.

총리를 맡으려면 청문회를 거쳐야 하는데 조국 사태 이후 크게 높아진 청문회 문턱을 통과할 수 있을지가 미지수다. 앞서 `조국 정국`에서 드러났듯이 청문회에 돌입하면 본인은 물론 가족의 사생활이 여과 없이 언론의 도마 위에 오르는 점도 부담스럽다.

게다가 과거 자유한국당 등 야당에선 박 회장을 국감 증인으로 신청한 적도 있다. 당시 국감 현장에 나오지는 않았지만, 두산그룹에 대한 불편한 사실들에 대한 국회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진 바 있다.

 
가능성은 작지만 승부수 걸 가능성도
 
또한 청문회 기간에 수많은 의혹과 질문이 쏟아지고 청와대가 재산 등 주요 항목에 대한 세부적인 검증 작업을 진행하면서 자칫 논란이 될 사안이라도 발견된다면 기업 이미지 악화는 물론 재계에 미치는 악영향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한 매체는 박 회장 등판론에 대해 내년 총선 승리를 염두에 둔 보여주기식 인사 등에 대한 우려도 공존한다고 지적했다. 내년 총선을 대비해 청와대와 여당이 경제와 기업에 신경을 쓴다는 것을 부각하게 시켜 표심을 잡으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이 경우 만약 박 회장이 총리에 임명되더라도 제대로 역할을 못 하고 들러리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다.

총리로 임명되면 본인은 물론 직계존비속이 보유한 주식을 모두 매각해야 하는 `백지신탁` 제도도 박 회장 발목을 잡을 수 있다.
일각에서는 굳이 박 회장이 정치권에 뛰어들 이유도 없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한다.

한편 두산그룹은 박 회장이 차기 총리 후보로 추천했다는 더불어민주당 고위 관계자의 발언에 대해 아직 특별한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다.

다만 박 회장은 2016년부터 장조카 박정원 회장에게 그룹을 이양하고 경제단체장으로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승부수를 걸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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