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ㅣ이지현 기자] 서울시교육청은 교사의 정치편향성 발언이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된 서울 관악구 인헌고등학교에 대해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일부 부적절한 발언을 한 것으로 확인했으나 법·행정적 징계 대상은 아닌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감사도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단, 인헌고에는 재발 방지를 위한 조치를 요구하고 서울시교육청도 사회현안 교육원칙을 마련해 나가기로 했다.

서울시교육청은 21일 이런 내용의 인헌고 특별장학 결과를 발표했다.

서울시교육청이 인헌고 학생 전수조사를 실시한 결과 학교 활동에서 자신의 생각과 다른 구호나 선언문 제작을 강요받았다는 학생은 118명, 교사가 "조국 뉴스는 가짜다"라고 말했다는 응답은 29명, 교사가 "너 일베냐"라고 발언한 것을 들었다고 답한 학생은 28명 있었다.

서울시교육청은 조사결과를 토대로 교사들에 대한 심층 면담을 한 결과 "조국 뉴스는 가짜", "너 일베냐"와 같은 일부 부적절한 발언이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서울시교육청은 "전후 맥락 상 교사의 발언을 법적·행정적 징계 대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성격은 아니었다고 판단했다"며 "특히 지속적·반복적·강압적으로 이뤄지는 특정 정치(사상) 주입이나 강제, 정치편향 교육활동이라고 할 수는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교사 개개인도 하나의 시민적 주체인 만큼 통상적인 사회적 통념의 한계 내에서 사고하고 발언하게 되는데 이번 발언을 그런 경계선상에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며 "더구나 일부 부적절한 발언에 대해 교사가 사과를 하는 등 자율적 해결 노력이 있었다는 것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서울시교육청은 마라톤 행사에서 반일구호 등을 외치게 했다는 일부 학생들의 주장에 대해선 "구호를 복창하지 않은 경우에 제재나 강제는 없었고 대부분 학생이 별 거부감을 갖지 않고 통상적인 교육활동으로 인식하고 있었다"며 "특히 사회적 관심사였던 한일관계를 반영해 진행한 행사라는 점에서 그것이 특정한 정치사상을 강요하거나 정파적 입장을 반영한 것이라고 할 수 없다"고 했다.

다만 서울시교육청은 "포스터 문구 제작이나 구호 복창 등에서 한일관계를 바라보는 서로 다른 관점이 있었다는 점, 다문화가정이나 일본기업 근무 가족이 있는 일부 학생들이 있었다는 점 등을 고려하려는 노력이 부족했고 행사의 전반적 흐름에 대해서도 충분한 설명이 필요했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교사가 "조국 뉴스는 가짜"라고 발언한 것은 서울시교육청 조사 결과 특정 교사가 반복적으로 한 것은 아니었고 맥락상 특정 정치사상을 강제하거나 정파적인 것은 아니었던 것으로 서울시교육청은 확인했다고 밝혔다. 

조사에 따르면 한 학생이 거짓뉴스의 샘플로 가져온 영상을 보고 교사가 영상 속의 거짓과 잘못된 점을 짚어줬다.

교사가 "너 일베냐"라고 발언한 것은 학생이 "거짓말하는 것은 조국"이라고 하자 교사가 "너 일베하니"라고 말했고 수업 후에 학생이 항의하자 교사는 학생과 학급에 사과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주의나 경고 등 행정처분이나 특별감사를 의뢰하지 않기로 했다. 하지만 인헌고에 향후 유사한 사안이 발생하지 않도록 적절한 대응 조치를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또 서울시교육청은 수업권과 교육권을 침해하는 학교 앞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적 해결 방안을 마련해 가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서울시교육청은 서울형 사회현안 교육 원칙을 마련하기 위해 전담팀을 구성하겠다고 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우리 학생들이 공존의 정치적 삶을 살아갈 민주주의자로 성장하도록 하겠다"며 "일부 단체 및 정치권도 교육의 중립성을 침해하는 부당하고 과도한 개입을 멈추고 일부 언론도 학교와 교육의 장에서 정치적 대립이 일어나지 않도록 보도에 신중하기를 정중하게 요청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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