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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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 SK바이오팜은 뇌전증 신약 엑스코프리(성분명 세노바메이트)가 성인 대상 부분 발작 치료제로 미국 FDA(식품의약국)의 시판 허가를 받았다고 22일 밝혔다. 국내 혁신 신약 중 후보물질 발굴부터 임상개발, 판매 허가 신청(NDA)까지 전 과정을 독자적으로 진행해 FDA의 승인을 받은 것은 처음이다. 엑스코프리는 지난 2001년 기초연구로 개발되기 시작됐다. 미국 법인 SK라이프사이언스가 마케팅·판매를 직접 맡아, 내년 2분기 미국 시장에 출시할 계획이다.

신약개발은 통상 10년~15년의 기간과 수천억 원의 비용이 투입되고도 5000~1만개의 후보물질 중 단 1~2개만 신약으로 개발될 만큼 성공을 확신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연구 전문성은 기본이고 경영진의 흔들림 없는 육성 의지가 바탕이 되지 않으면 불가능한 영역이다. 엑스코프리 역시 최 회장의 뚝심과 투자 철학이 없었다면 빛을 볼 수 없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2002년 최 회장은 바이오 사업의 꾸준한 육성을 통해 2030년 이후에는 바이오 사업을 그룹의 중심축 중 하나로 세운다는 장기 목표를 제시했다.
 
신약 개발에서 의약품 생산, 마케팅까지 모든 밸류체인을 통합해 독자적인 사업 역량을 갖춘 글로벌 바이오∙제약 기업을 키워낸다는 비전이었다. 이에 따라, 같은 해 생명과학연구팀, 의약개발팀 등 5개로 나누어져 있던 조직을 통합, 신약 연구에 집중케 하는 한편, 다양한 의약성분과 기술 확보를 위해 중국과 미국에 연구소를 세웠다.
 
2007년 지주회사 체제 전환 이후에도 신약개발 조직을 따로 분사하지 않고 지주회사 직속으로 둬 그룹 차원에서 투자와 연구를 지속하게 한것 역시 최 회장의 신약 개발 의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신약개발이야말로 단기 실적 압박에서 벗어나 지속적인 투자와 장기적인 비전이 담보돼야 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성공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 속에서도 SK는 최 회장의 강력한 의지에 따라 수 천억 규모의 투자를 지속했다. 임상 1상 완료 후 존슨앤존슨에 기술수출 했던 SK의 첫 뇌전증치료제 ‘카리스바메이트’가 2008년 출시 문턱에서 좌절했을 때에도 최 회장의 뚝심은 흔들리지 않았다.
 
이항수 SK수펙스추구협의회 PR팀장은 “SK의신약개발 역사는 리스크를 두려워하지 않고 새로운 도전을 거듭해 혁신을 이뤄낸 대표적 사례”라며 “명실상부한 글로벌 제약사의 등장이 침체된 국내 제약사업에 큰 자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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