짙은 안개가 11월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을 감싸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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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ㅣ홍준철 기자] 미국 상원이 자국의 이익을 위해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연장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하루만에 처리한 반면 대한민국 국회는 당리당략에 빠져 한미 공정한 방위비분담금 협상을 촉구하는 국회 결의안 채택을 못한 채 미국을 방문해 국제적 망신을 사고 있다.

미국 상원이 지소미아 종료 하루 앞두고 한국 정부에 연장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미 상원은 21(현지시간) 본 회의에서 지소미아 중요성을 재확인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결의안이 전날 발의돼 소관 상임위인 외교위원회을 거쳐 본회의로 회부된지 하루만이다.

결의안은 한국에 "역내 안보 협력을 저해할 수 있는 잠재적 조치들의 해결 방법을 검토할 것"을 촉구했다. "일본과 한국이 신뢰를 회복하고 양국 간 균열의 근원을 해소하며, 두 나라의 다른 도전 과제들로부터 중요한 방어 및 안보 관계를 격리시킬 것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일 균열은 역내를 분열시켜 적국들에 힘을 넣어줄 뿐이라고 지적했다.결의안 발의에는 밥 메넨데즈 외교위 민주당 간사와 제임스 인호프 군사위원장, 잭 리드 민주당 간사 등 상원 외교위와 군사위 지도부 전원이 초당적으로 참여했다.

반면 대한민국 여야는 반대의 모습을 보였다. 여야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가 1118일 공정한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촉구하는 결의안 채택 문제를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인영·자유한국당 나경원·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비공개 정례회동을 갖고 방위비 분담금 협상과 민생법안 처리, 탈북인 강제북송 문제 등 현안을 논의했지만 의견 일치를 보지 못했다. 민주당은 1114일 당 차원의 결의안을 국회에 제출하고 야당의 참여를 촉구해 왔지만, 여야 논의가 불발되면서 19일 본회의에서 결의안 채택도 물 건너 갔다.

결국 여야 원내대표단 지난 2024일 일정으로 미국을 방문한 3당 원내대표는 국회 결의안 없이 빈손으로 공정한 방위비 분담금 협상 촉구에 나섰다.

이를 바라본 정치권 한 관계자는 국제적으로 망신이다. 미국은 자국의 이익을 위해 여야가 일사천리로 움직이는 데 우리나라 국회의원들은 국가가 아닌 당리당략에 따라 일사천리 움직인다대한민국 국회의 민낯이 그대로 드러난 사건이라고 쓴소리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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