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檢 조사 촉구 불씨 피운 우오현 SM그룹 회장

우오현 SM그룹 회장[뉴시스]
우오현 SM그룹 회장[뉴시스]

[일요서울 | 양호연 기자]우오현 SM그룹 회장을 둔 여론의 궁금증이 증폭됐다. 장병사열 등 과잉 의전에 이어 한일재계회의에 한국 측 대표단으로 참석, 여기에 문재인 대통령과 이낙연 국무총리의 형제들이 우오현 회장의 SM그룹 계열사에 재직했다는 이유 때문이다. 재계와 정치권에서는 이러한 우 회장의 행보를 두고 상반된 입장을 보이는 분위기다. 화제의 인물로 떠오른 우오현 회장이 향후 재계와 정치권에 어떤 영향력을 펼쳐나갈지 그의 향방에 이목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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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오현 회장은 최근 이름이 주요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내리며 대중으로부터 주목 받았다. 다수의 네티즌들은 우 회장이라는 인물에 대한 궁금증을 표했지만, 나아가 초점은 그가 소속한 삼라마이다스(주)(이하 SM그룹)으로 향했다. 우 회장의 SM그룹은 지난 5월 공정거래위원회 발표에 따라 자산 9조8000억 원으로 재계 순위 35위를 기록했다. 금융감독원의 대규모기업집단형황공시를 통해 우 회장이 SM그룹의 보통주형태의 주식수 3만5000주와 지분율 100%를 보유한 점을 알 수 있다. SM그룹은 현재 주거용건물건설업과 경영컨설팅업을 영위하고 있으며, 대표적으로 아파트 건설 분양이나 투자 및 경영컨설팅 등의 사업에 나서고 있다.

SM그룹은 다수의 법정관리에 들어가는 등 부실기업들을 인수합병(M&A)해 나가면서 성장동력을 얻은 대표적인 기업 사례로도 알려졌다. 2004년 진덕산업(현 우방산업)을 시작으로 우방(구 TK홀딩스), 신창건설, 대한해운, 동양생명과학, 솔로몬신용정보, 동아건설산업, 한진해운미주노선, 경남기업, 삼환기업 등 다수의 법정관리 및 영업부실 기업을 인수하면서 점차 세를 확장해 온 것. 이런 만큼 SM그룹의 순환출자 구조는 다소 복잡한 모양새다. 한 재계 관계자는 “SM그룹이 법정관리나 워크아웃 중인 회사를 인수하면서 성장했는데, 인수구조를 짜는 과정에서 부족한 자금을 계열사를 동원해 진행하다 보니 다소 복잡하게 얽혀 있는 형태”라고 전했다.

끊임없는 구설수

우 회장의 구설은 본격적인 불이 붙게 된 것은 지난 12일 경기도 고양시 육군30기계화보병사단에서 사열대에 오르고 부터다. 이날 행사에서 우 회장은 명예사단장으로서 사단장과 함께 장병들에게 표창을 수여하고 훈시에도 나섰다. 이어 사단장과 함께 오픈카를 타고 장병들을 사열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 ‘과도한 예우가 아니냐’는 비판이 이어졌고, 육군 공보실 관계자도 언론을 통해 “부적절한 행사였다”고 인정한 바 있다. 해당 언론 보도에 따르면 공보실 관계자는 “명예 계급에 대한 훈령이 2017년 새로 생겼는데, 이를 사단 참모들이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 것 같다”며 “해당 훈령에 따르면 군에 기여한 민간인을 명예 군인으로 위촉할 때 줄 수 있는 최고 계급은 대령”이라고 말한 사실을 전했다.

구설수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지난 14일부터 이틀간 제28회 한일재계회의에 한국 측 대표단으로 참석했다. 하전국경제인연합회와 일본 게이단렌(經團聯)이 매년 주최하는 이 행사에 우 회장이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 데다가, 우 회장이 올 들어 각종 경제인 행사에 자주 참석했다는 데 따른 비판도 끊임없이 제기된 것이다. 재계 내부에서는 “일본과 사업도 하지 않고 일본 재계와 특별한 인연도 없는 기업 대표가 어떻게 참석했는지 의아하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불똥은 다른 곳으로

우 회장의 행보를 두고 각계의 잡음이 들끓자 우 회장은 언론 보도를 통해 앞으로는 행사 초청에도 일절 응하지 않고 사업에만 집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자 이번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이낙연 국무총리의 동생들에 불똥이 튀었다. 이들이 우 회장의 SM그룹 내 계열사에 재직 중인 만큼, 각종 특혜를 받아 회사를 성장시켜온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게 된 것. 이를 두고 우 회장은 이들 채용을 통해 어떠한 특혜도 받은 적이 없다고 해명에 나섰다. 끊임없는 구설수에 이낙연 국무총리의 동생 이계연 삼환기업 대표는 지난 19일 결국 대표직을 돌연 사임했다. 이어 이 전 대표가 업무 관련성이 있는 건설사 대표로 옮겨갔음에도 공직자윤리위원회에 신고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법원으로부터 과태료 처분을 받기도 했다. 이 전 대표는 한화손해보험 상무, 전남신용보증재단 이사장 등을 역임했으며, 지난 6월 법정관리를 졸업한 삼환기업의 대표로 취임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의 동생 또한 SM그룹 해운 계열사에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대중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이 같은 소식을 접한 이들의 입장은 명확하게 갈렸다. 한 네티즌은 “큰 비리는 아주 작고 소소한 것에서부터 연기가 오르는 법인 만큼 청와대나 정부가 관여돼 있는 문제일 수도 있다”며 SM그룹에 대한 검찰 조사를 착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면 또 다른 이는 “절차상의 무리가 따를 뿐 사소한 해프닝일 수도 있다”는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 육군은 우 회장의 30기계화보병사단 사열과 관련한 논란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며 해당 부대를 육군 차원에서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기업 회장의 사병 사열로 댕긴 불은 점차 커져만 가는 모양새다. 이번 사건의 향방을 두고 귀추가 주목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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