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취재] 노무현 박근혜 탄핵史 비교 분석...한국당 총선 참패 가능성 업(UP)
[기획취재] 노무현 박근혜 탄핵史 비교 분석...한국당 총선 참패 가능성 업(UP)
  • 조주형 기자
  • 입력 2019-11-22 18:06
  • 승인 2019.11.22 19:14
  • 호수 1334
  • 8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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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배경·과정·민주당 대응·총선 압승

[일요서울 | 조주형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 이후 첫 총선이 오는 2020년 4월15일 치러진다. 불과 150일도 채 남지 않았다. 하지만 보수야권에서는 총선 전략에 앞서 ‘내부 총질의 단초’가 되고 있는 ‘박 전 대통령 탄핵 사태’에 대한 입장 정리 등 미동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 그에 반해 집권여당에서는 이미 ‘20년 집권론’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지 오래다. 첫 탄핵소추안은 故 노무현 대통령을 상대로 현 여권에 발생했지만, 이후 독배(毒杯)는 지금의 보수 정당이 들이켠 상황이다. 노무현, 박근혜 탄핵을 비교·분석해봤다.
 

박근혜 전 대통령. [뉴시스]
박근혜 전 대통령. [뉴시스]


-박근혜 前 대통령 탄핵과정 돌아보니…한국당 ‘총선 암울’

최초 탄핵소추안 가결은 200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노 대통령 집권 2년 차 초인 3월9일,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헌정 사상 최초로 발의돼 3일 만에 의결됐다. 이후 50여 일간 고건 국무총리가 대통령권한대행 임무를 수행했다. 이후 5월14일 헌법재판소가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기각함에 따라 노 전 대통령은 직무에 복귀하게 됐다.

그로부터 12년 후 ‘대통령 탄핵’은 보수진영의 ‘뜨거운 감자’가 됐다. 2016년 12월3일 발의된 박 대통령 탄핵 소추안은 6일 만에 의결됐다. 당시 국무총리였던 지금의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권한대행을 맡게 됐다. 박 전 대통령 탄핵 심판은 노 전 대통령 때보다 약 2배 가까이 길었던 데다 변론 역시 12년 전보다 무려 10차례 많은 17차례에 달했다.

하지만 결국 2017년 3월10일, 헌법재판소가 파면을 결정하면서 박 전 대통령은 자리에서 물러났다. 헌정 사상 최초로 선거를 통해 당선된 대통령이 파면됐다. 유례없는 일이다. 박 전 대통령이 파면 당하자, 당시 여권 세력은 나름대로의 명분을 내세워 대중 홍보에 나섰다. 그 후 2017년 5월, 결국 ‘민주화’ 진영에서 기를 잡은 문재인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노무현 전 대통령. [뉴시스]
노무현 전 대통령. [뉴시스]


두 차례의 대통령 탄핵, 무엇을 남겼는가

노 전 대통령의 탄핵은 2004년 2월24일, 방송 기자들과의 회견에서의 했던 발언이 그 단초로 작용했다. 노 전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이 뭘 잘해서 열린우리당이 표를 얻을 수 있다면 합법적인 모든 걸 다하고 싶다”며 “국민들이 총선에서 열린우리당을 압도적으로 지지해 줄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곧 대통령의 선거 중립 의무 위반 논란으로 번졌다, 당시 민주당 내 ‘쇄신론’에 따라 ‘열린우리당’이 창당한 상황이었다. 노 대통령도 “당을 깨야 하느냐”고 말했다. 민주당이 여당에서 야당으로 전환되는 시기였다. 이후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공직선거 및 선거부정방지법을 위반했다고 보고 중립의무 준수를 요청했으나 노 전 대통령은 이를 납득할 수 없다고 해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결국 민주당은 긴급의원총회를 소집, 급기야 노 전 대통령의 해명을 요구하며 그렇지 않으면 탄핵안을 발의하겠다고 강수를 뒀다. 그러나 청와대는 거부했고, 그 결과 민주당이 야당과 합세해 탄핵안을 발의했다. 이 발의안은 재적 271명 중 193명 찬성으로 가결돼 헌법재판소로 넘어가게 됐다. 대통령 직무 정지 기간에 대규모 촛불집회가 열렸다. 연합뉴스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탄핵안 발의를 반대한다는 답변이 78.2%로 집계돼 찬성 측 비율(21.5%)보다 3배 이상 많았다. 조선일보가 한국갤럽에 의뢰한 결과도 탄핵안 반대가 53.9%(찬성 27.8%)로 기록됐다. 헌법재판소의 결과가 나오기 전 4월15일, 17대 총선에서 열린우리당은 152석을 차지했다. 이로써 미니여당에서 몸집을 키워 여대야소 상황이 조성됐다.

탄핵 사태가 걸려 있는 총선의 여파로 탄핵 심판론을 내세운 ‘야권연대’는 되레 심판을 당한 모양새가 됐다. 당시 박관용 국회의장, 자유한국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의 최병렬 대표를 비롯해, 홍사덕 한나라당 의원, 조순형 새천년민주당 대표와 유용태 의원은 정계를 떠나야 했다. 삼보일배를 했던 추미애 민주당 선대위원장과 고 김종필 자민련 총재도 선거에서 고배를 마셔야 했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은 노 전 대통령과 달리 지난 2017년 3월10일, 파면이 결정됨에 따라 결국 대통령직을 상실했다. 박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은 2016년 12월3일 국회에서 발의된 후 12월9일 재적의원 300명 중 234명이 찬성해 헌법재판소에서 재판이 치러졌다. 탄핵소추의결서에 따르면,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대한법률위반(뇌물)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 등이었다.

앞서 2016년 10월, 박 전 대통령을 향해 ‘민간인에 의한 국정 개입’이라는 경쟁적인 의혹 보도와 야권 공세 등이 더해져 여론은 걷잡을 수 없게 됐다. 노 전 대통령 탄핵 사태 때와 같이 대규모 인파가 종로 일대에 운집하는 등 장외 여론이 형성됐다. 정치권도 혼란에 빠졌다. 일각에서는 ‘하야’, ‘탄핵’ 등의 단어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결국 당시 야당(민주당)은 11월21일 의원 총회에서 당론을 탄핵으로 채택했다. 여당(당시 새누리당)도 부화뇌동했다. 일부 의원들은 불출마 선언과 함께 “당내 탄핵 발의에 앞장서기로 했다”는 발언도 쏟아내는 등 내분 양상을 보이기도 했다. 이런 혼란 속에서 추진된 탄핵소추에 따라 박 전 대통령은 의혹 제기 불과 2달여 만에 직무정지되었다.

이후 대통령이 몸담고 있던 새누리당은 분당 사태를 맞이했다. 총선 기간이 아니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노 전 대통령 때와 달리 새누리당은 ‘탄핵’에 대한 입장이 갈리게 됐다. 그간 켜켜이 누적됐던 친박-비박 간 갈등이 드디어 수면 위로 떠올랐다는 해석도 등장했다. 대규모 탈당에 이은 신당 창당 사태가 그것을 뒷받침한다. 결국 박 전 대통령의 탄핵 사태로 보수당 내에서 그동안 새어나오던 계파 갈등을 적나라하게 노출됐다. 대통령 파면 이후 여권은 실종됐고 보수 진영은 완전히 산산조각 났다. 구체적인 ‘책임론’, 명확한 ‘입장표명’ 없이 2017년 5월 대통령 선거를 치렀다. 그 결과 탄핵을 당론으로 채택했던 제1야당(당시 더불어민주당)이 여당이 됐다.
 

국회의사당. [뉴시스]
국회의사당. [뉴시스]


이제 총선…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

탄핵 이후 첫 총선을 오는 4월15일 치르게 된다. 시간이 촉박하지만 범보수 진영은 탄핵 사태를 두고 의견이 정리되지 않아 통합도 이렇다 할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앞서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의 3대 조건(▲탄핵의 강을 건널 것 ▲개혁 보수 ▲새로운 집 지을 것) 등이 통합 논의의 조건으로 떠올랐지만 타결되지 못하고 있다. 즉, 탄핵에 대한 입장 정리가 범보수 진영의 ‘핵’인 셈이다.

신율 명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제도권 기관(헌법재판소)의 결정을 존중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고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그는 “정치인은 여론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당시 여론은 잘잘못을 따지기 전에 매우 사나웠고, 정치인들의 입장에서 여론을 외면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잘잘못을 논하기에 앞서 헌법재판소라는 제도권 기관에서 결정을 내렸으면 이를 승복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스스로 정체성을 훼손하는 방향으로 나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부 검사였던 정준길 변호사는 “총선에 앞서 탄핵 문제 해결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이어 “탄핵됐다고 해서 (보수진영이)분열된 것은 아니다. 분열은 별개의 문제”라며 “탄핵에 대한 책임은 모두 분열주의자들이 져야 한다. 정계 은퇴를 해야 한다. 총선 불출마를 대단한 희생인 양 말하지만 사실은 당연한 책임”이라고 말했다. 그는 “총선도 중요하지만 그에 앞서 탄핵 입장을 우선 정리해야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탄핵 문제의 해결이 어려운 이유는 분열을 야기한 자들이 다시 들어와 반성도 없이 당의 주인 행세를 했다”며 “‘탄핵’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분열에 대한 책임과 입장 정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주형 기자 chamsae7@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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