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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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 | 신유진 기자]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 오라클이 국내에서 올해 말까지 최대 400여 명의 인력 감축을 단행한다는 내용이 지난 19일 언론을 통해 보도됐다. 오라클은 국내에서 유한회사로 등록된 한국오라클이 운영하는 조직과 아시아태평양지역(APAC) 본부에서 운영하는 조직을 두고 있다.

IT 업계에 따르면 이 두 조직을 포함해 국내에서 일하는 인력은 연초기준 1400여 명에 달했다. 하지만 지속적인 퇴사와 구조조정을 통해 현재 인력을 1100명 수준으로 줄이고 연말까지 부서별로 정한 목표의 숫자만큼 인력을 계속 줄이고 있는 상황으로 알려졌다.

특히 감축인력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는 소리도 들린다. 업계는 한국 오라클이 최근 서울과 춘천에 데이터센서를 설립하는 등 국내에 투자를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였지만 글로벌 구조조정과 비즈니스 환경 변화 등에 따라 감원을 결정한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오라클의 구조조정이 한국지사 직원들과의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는 점도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오라클은 3년 넘게 내부 영업직원과 성과급 지급을 두고 민·형사 소송을 벌이고 있다.

2016년 6월 서울 강남 고용노동지청에 한국오라클 대표이사와 호주 국적의 오라클 아시아태평양지역 애플리케이션사업 담당 부사장을 고소한 것이 노사 갈등의 발단이 된 것.

이에 지난해 5월 한국오라클 노조가 결성된 뒤 같은 해 8월까지 83일 동안 전면 파업을 벌이기도 했다. 노조는 2010년 이후 임금이 사실상 동결되고 인사 조치가 투명하지 않다며 불만을 지속적으로 제기했었다. 이 과정에서 김형래 한국오라클 대표가 지난 3월에 사임한 뒤 IBM 출신인 톰 송 부사장이 신임 대표로 선임됐다.

한편 이 상황에 대해 한국오라클은 대규모 인력 감축 계획이 없다는 분위기다. 오라클 국내 파트너사나 고객사도 인력 감축에 대해 들은 바 없다는 입장이다. 내부에서는 일각에서 제기된 대규모 인원 감축은 현재 이뤄지지 않고 반강제적인 구조조정이나 희망퇴직 시행 움직임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오라클 기업 정책상 장기근속자 중 퇴사 희망 직원을 위한 희망퇴직과 유사한 제도가 상시 운영되고는 있었다. 또한 오라클은 최근 국내 클라우드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해 투자를 늘리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 초 ‘클라우드월드 서울 콘퍼러스’에 이어 지난 19일~20일 이틀간 서울 잠실 롯데호텔에서 ‘오라클 모던 클라우드 데이’ 행사를 개최하면서 대규모 행사를 두 차례 개최했다. 또한 최근에는 국내 파트너스·고객과의 동반성장을 위해 오라클 아태지역 최초 클라우드혁신센터(CCoE)를 서울 강남에 설립했다. 이러한 상황만 봤을 때는 대규모 인력 감축과는 거리가 먼 정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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