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12월 10일 임기만료, 차기 원내대표 선출해야”

[일요서울 | 강민정 기자] 현재 자유한국당은 당 안팎으로 풀어야할 여러 정치 현안이 산적한 상태다. 이 가운데 나경원 원내대표의 임기가 다음달 10일이면 만료됨에 따라 재신임 여부를 두고 당내 지도부 체제에 변화의 기류가 감지된다. 일요서울은 차기 원내대표 도전 의사를 밝힌 유기준 한국당 의원을 만나 한국당을 둘러싼 각종 이슈에 관해 듣는 시간을 가졌다.

 

일요서울이 지난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차기 원내대표에 도전하는 유기준 한국당 의원을 만나 최근 자유한국당을 둘러싼 여러 정치 현안에 관해 물었다. [사진=방태윤 기자]
일요서울이 지난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차기 원내대표에 도전하는 유기준 한국당 의원을 만나 최근 자유한국당을 둘러싼 여러 정치 현안에 관해 물었다. [사진=방태윤 기자]

-“특정 지역·선수(選數) 거론, 인위적인 잣대의 인적 청산”
-“‘당대표 흔들기’, 정치 목적 달성하려는 불순한 의도” 

자유한국당이 당 안팎으로 여러 난관에 봉착해 있다. 외부로는 패스트트랙(안건신속처리 제도) 협상이 있고, 내부로는 유민봉·김세연 의원 등이 불출마 선언을 하며 당 쇄신을 요구했다. 내년 4월에 치러지는 총선 승리를 위해서도 당이 재정비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팽배하다. 

차기 원내대표에 출사표를 던진 유기준 한국당 의원은 한국당이 맞닥뜨린 정치 현안을 풀어가기 위해서는 새 진영이 갖춰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요서울은 지난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그를 만나 보수대통합과 당내 쇄신론 등에 관해 물었다. 다음은 유 의원과의 일문일답이다.

 

유 의원은 황교안 한국당 대표의 단식투쟁에 관해 "황 대표가 단식을 시작하게 된 것에 굉장히 무거운 마음을 갖고 있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유 의원은 황교안 한국당 대표의 단식투쟁에 관해 "황 대표가 단식을 시작하게 된 것에 굉장히 무거운 마음을 갖고 있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 20일부터 무기한 단식을 시작했다.
▲지금 정치적으로 풀어야 할 여러 가지 문제가 있다. 국회에서는 패스트트랙에 선거법과 공수처(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법이 상정됐고, 부의 기간도 얼마 남지 않았다. 그런데 이 문제들이 해결될 만한 기미가 안 보이니 황 대표가 결단을 통해 무기한 단식에 들어갔다. 

몸을 희생해 가면서까지 이런 결단을 내린 데에 한편으로는 높이 평가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안타깝다. 황 대표가 단식을 시작하게 된 것에 대해 굉장히 무거운 마음을 갖고 있다. 

위기를 자초한 정부여당은 생각을 바꿔 제1야당인 한국당과 협상해야 한다. (정부 여당은) 경제·안보 위기에 대한 국민의 우려를 인정하고 이를 개선해야겠다고 말해야 한다. 이 문제에 관한 개선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황 대표가) 단식을 선택한 것 아닌가 싶다.

-유민봉 의원(초선·비례대표)을 필두로 김세연(3선·부산 금정) 의원의 불출마 선언으로 당 쇄신 요구가 높아지고 있는데.
▲훌륭한 이들이 앞장서서 당과 나라를 위한 희생적인 모습을 보인 것은 높이 평가한다. 이것이 앞으로 당 쇄신과 개혁에 큰 밑거름이 되기를 희망한다.
당의 혁신과 미래를 위해서는 인재영입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누군가가 자신의 기득권을 내려놓고 희생하는 노력이 동반돼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나는 (출마해도) 괜찮은데 너희들은 이번에 불출마를 하라’고 말하는 건 본인에게는 적용을 안 하고 다른 사람에게 어려운 숙제를 안겨주는 꼴이다. 그래서는 안 된다.

어느 특정 지역이나 몇 선 이상을 거론하는 것은 인위적인 잣대에 의한 인적 청산이다. 이보다는 (총선에서) 이길 수 있는 선거 전략을 마련해 개인의 경쟁력을 평가하는 게 맞다고 본다.

-당 쇄신론에 관한 대안이 있다면.
▲황 대표가 쇄신 의지를 강조하고 있고, 최근 자기희생을 보이며 백의종군하는 여러 의원들의 뜻을 받들어 한국당이 공천과정에서 민심이 원하는 쇄신을 이뤄 내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총선기획단을 구성하고 국민이 원하는 인재 영입에 공을 들이면 자연스럽게 혁신과 쇄신이 이뤄지리라 생각한다.

-당 안팎에서 현 지도부 체제로는 총선이 어렵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한국당의 1년 반, 혹은 7개월 전의 모습을 생각해 보라. 현재 당 지지율이 30%대 초반 정도를 보이는데 당시에는 아마 그 정도가 안 됐을 거다. 그때와 지금을 비교하면 천양지차다. 

당이 정비되고 있는 가운데 ‘황교안 대표 체제’를 흔들어서 또 다른 체제로 간다면, 더욱 혼란이 생겨 오히려 이전의 모습을 반복할 가능성이 있다. 현 체제로 총선을 못 치른다는 건 기우일 뿐만 아니라 오히려 당대표 흔들기를 통해 자신의 정치적인 목적을 달성하려는 불순한 의도가 있다고 본다. 

1년 반, 1년 전과 지금의 당을 비교해 보면 분명 개선되고 있다. 이처럼 한국당이 내부 정비를 하고 야권 대통합까지 해서 총선을 치른다면 내년에 1당도 가능하고, 심지어 (의석 수) 과반도 가능하지 않을까.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의 임기가 12월까지로 예정돼 있다. 당 지도부 리더십 논란이 불거지면서 재신임이 불투명하다는 의견도 있는 반면 별다른 대안이 없다는 견해도 있다.
▲당헌에 따르면 원내대표의 임기는 1년으로 정해져 있다. 나 원내대표는 지난해 12월11일 당선됐으니 12월10일이면 임기가 만료된다. 이후엔 당헌당규에 따라 원내대표를 포함한 새로운 원내 지도부를 선출해야 한다. 

임기가 한 달 남짓 남은 상황에서 불필요한 재신임 논란에 당력을 소진할 필요가 없다. 원칙에 따르면 된다. 나 원내대표의 임기는 12월10일까지이며, 이후 정상적인 절차에 따라 차기 원내대표를 선출하는 게 순리다.

‘(20대 국회 임기가) 얼마 남지도 않았는데 새로 선출된 원내대표가 무엇을 할 수 있느냐’고 물을 수 있지만 이제부터는 총선 정국이다. 또 원내에서는 선거법 개정안과 공수처 설치법안을 처리하는 데 상당한 투쟁력과 대여협상력이 요구된다. 4~5개월의 기간이 4년, 5년의 비중을 갖는 중요한 순간이다. 

당 분위기를 바꿔 새롭게 원내 전략에 임해야 한다. 협상이 필요할 땐 협상하고, 투쟁이 필요할 때 가열차게 투쟁하기 위해서는 새롭게 진영을 갖출 필요가 있다.

 

유 의원은 보수대통합을 위해선 보수 세력 간 '조건 없는 만남'이 성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의원은 보수대통합을 위해선 보수 세력 간 '조건 없는 만남'이 성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당에서 보수대통합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데. 
▲한국당 내부에서는 혁신 또는 쇄신을 해야 하고, 외부로는 야권 대통합을 통해 흩어진 보수를 다시 끌어모아야 한다. 야권이 모처럼 한꺼번에 모여 희망적인 메시지를 주길 바라는 국민의 부름에 우리가 보답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 소속의 유승민 전 대표는 ‘탄핵의 강을 건너자’, ‘개혁보수로 나아가자’, ‘낡은 집을 허물고 새 집을 짓자’라는 세 가지 조건을 걸었다. 우리가 만날 때 어떤 조건을 걸면 그 만남이 잘 성사되지 않는다. 만날 땐 조건을 없애야 한다. 원래 같은 집에 살던 사람들이니 같이 모이면 좋지 않겠는가. 모인 다음에 다시 논의해 보면 된다. 조건을 걸면 만나는 게 점점 어려워진다.

국민이 지금 야권에게 내리는 제일 중요한 지상 명령은 통합하라는 것이다. 그러니 조건을 없애고 국민 열망에 부합하는 순수한 마음 그대로 통합에 임해야 한다.

-한국당의 21대 총선 전략은.
▲자유우파 대통합이 이뤄지지 않으면 내년 총선 승리가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무엇보다 보수대통합이 시급하다. 

자유한국당이 수권정당으로 다시 국민들의 지지를 회복하려면 문재인 정부 실정에 따른 반사이익만 기다려서는 안 된다. 국민이 문재인 정부에 가장 분노하고 있는 민생과 경제 악화 상황을 어떻게 회복할 수 있는지 믿음을 줘야 하고, 현 정부의 가짜 평화와 외교·안보·국방 붕괴의 실상을 밝혀 국민이 걱정하지 않도록 하는 데 모든 힘을 쏟아야 한다.

아울러 ‘조국 사태’ 이후 공정과 혁신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높기 때문에 이에 맞는 인물을 적극 발굴하는 인재 영입을 통한 외연 확대도 시급하다. 결국 국민께 감동을 줄 수 있는 인재영입과 공약을 성실히 마련하고 보수 통합을 꾀해 대안정당으로 인정받아야만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향후 인재 영입 계획은.
▲우리나라의 경제와 안보가 굉장히 어렵고 불안한 상황이다. 이에 경제 분야에서 많은 인재를 영입할 방침이다. 외부에서 한국당을 바라볼 때 ‘노련하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있지만, 반대로 ‘꼰대 정당’이라는 이미지도 있다. 젊은 사람과 여성을 많이 영입해 (국민께) 달라진 한국당의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다음 인재영입에서 핵심은 청년과 여성이다. 여기에 비중을 두고 영입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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