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강민정 기자] 요즘 정치권에서 주목받는 인물 가운데 한 명은 이자스민 정의당 이주민인권특별위원회 위원장이다. 이 위원장은 19대 국회에서 새누리당 비례대표를 지냈으나 최근 자유한국당을 탈당하고 정의당에 입당해 세간의 관심을 받았다. 이 위원장은 4년간의 국회 생활을 마치고 현장에 돌아갔지만 이주민·다문화 문제는 한 발도 나아가지 못한 현실이 안타까웠고, 이 문제에 목소리를 내고자 ‘마음 단단히 먹고’ 정치권에 복귀했다고 설명했다.

일요서울은 지난 20일 서울 여의도에서 자유한국당을 탈당하고 정의당에 입당해 정치권에서 화제를 모은 이자스민 정의당 이주민인권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만나 정계 복귀 배경과 향후 활동 계획에 관해 물었다. [사진=김병철 기자]
일요서울은 지난 20일 서울 여의도에서 자유한국당을 탈당하고 정의당에 입당해 정치권에서 화제를 모은 이자스민 정의당 이주민인권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만나 정계 복귀 배경과 향후 활동 계획에 관해 물었다. [사진=김병철 기자]

-“정계 복귀, ‘다문화’ 문제 재조명 받는 기회 될 것…단단히 마음먹고 나왔다”

일요서울은 지난 20일 서울 여의도에서 이 위원장을 만나 탈·입당 배경과 앞으로의 행보에 관해 물었다.

-자유한국당(전 새누리당)을 탈당하고 정의당에 입당해 많은 이들의 이목이 집중됐다. 이 뜨거운 관심을 어떻게 바라보나.
▲굉장히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다문화 관련된 정책이 공론화되기 위해서는 누군가 나와 서 이야깃거리를 만들어야 한다. 이 관심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다문화·이주민 정책을 접할 수 있는 공간이 만들어지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정계 복귀한) 이후에 다른 정당에서도 다문화·이주민 관련 정책을 내놓고 있다. ‘좋은 관심’이라고 생각한다.

-한국당을 탈당하게 된 배경은.
▲(당초 한국당) 탈당을 생각하진 않았다. 새누리당 시절에는 당내에서 혁신, 쇄신 등의 단어가 오갔다. 탈북자, 장애인, 농어촌 등 직능별 비례대표가 있었다. 당시에는 거대 당에서 소수자라는 새로운 화두에 관심 갖는 것 자체가 반가웠다. 하지만 새누리당에서 자유한국당으로 변화해 가면서 ‘이후’에 대한 논의가 없었다. 다문화 관련 이야기가 없었다.  

심지어 황 대표가 한 자리에서 “외국인은 우리나라에 그동안 기여해 온 바가 없기 때문에 산술적으로 똑같이 임금수준을 유지해 줘야 한다는 건 공정하지 않다”고 말했는데, 그건 아니다. 이런 아쉬움이 많다. 

(새누리당은) 자유한국당으로 바뀌면서 다문화를 비롯한 소수자의 목소리를 대변하려는 노력을 보이지 않았다. (다문화·이주민 문제에 있어) 나 혼자 고군분투하는 것보다 (사람 수가) 적고 많고 할 것 없이 누군가 곁에서 함께 목소리를 내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한국당과 정의당은 당 색채가 다른데. 정의당에 입당하게 된 계기는.
▲심상정 정의당 대표로부터 (정계 복귀) 제의가 들어왔다. (마침 당시) 현장에서 다문화 문제가 (이전처럼) 공론화되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었다. 

(19대 국회 이후) 이 문제는 국회에서도 논의된 적 없었다. 다문화 주제가 언급된 게 19대 때는 635건이었는데, 20대 때는 300건에 그쳤다. 상임위에서도 (관련 법안이) 208건이 제출됐는데 20대 때는 83건 밖에 안 나갔다. 다문화 문제가 안건으로 다뤄지고, 화제가 됐던 부분이 굉장히 저조해졌다. 이런 상황들이 많이 안타까웠다.

4년 동안 (국회에서) 지내다 다시 현장에 돌아갔는데, 바뀐 게 거의 없어 안타깝고 아쉬웠다. 주변에서도, 심 대표도 이에 관한 이야기가 있었다. 누가 정치권으로 나온다면 다문화 문제가 다시 한 번 조명 받는 기회가 될 거라 생각했다. 

이 문제를 다시 뜨겁게 달굴 수 있는 방향을 찾아보자는 이유로 다시 한 번 나올 수 있었다. 정의당의 이주민인권특별위원장 제의가 (다시 정치권에) 나올 수 있는 계기가 됐다.

-두 정당이 다른 색채를 띠는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철새’라고 비판하는데. 이 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철새라는 비판에 대해서는 내가 비례대표를 받고 들어온 건 아니지 않나. 정의당의 경우 비례대표뿐만 아니라 출마하기 위해서는 당원들의 투표가 있어야 한다. 

새누리당에 입당할 때도 ‘왜 하필이면 소수자에 많은 관심을 두지 않는 당에 들어갔느냐’는 말을 굉장히 많이 들었다. 하지만 당시 이주민들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기회를 새누리당에서 제공했고, 그 기회를 잡았던 거다. 

우리나라에 이주민·이민자 인구가 벌써 290만 명이다. 이 많은 사람들이 아직까지 있는 듯, 없는 듯 살고 있다. 이 상황을 방치하게 되면 2세들이 자라 사회에 나왔을 때, 사회에서 자신들에게 관심을 갖지 않는 것에 대한 사회적인 비용이 더 많이 들지 않을까. 지금이라도 (앞으로 대책을) 준비해야 한다.

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이 문제에 있어 같이 목소리를 내 주고, 공론화를 해주는 것이다. 이번에도 이런 기회가 나타나 잡은 거다. 

나는 지금 굉장히 행복하다. (나의 정계 복귀에 대해 어떤) 사람들은 부정적인 말을 할 수 있지만, 내가 (정치권으로) 나오니 민주당을 비롯한 다른 당에서도 이주민 문제와 관련해 관심을 보이고, 이주민 관련 정책을 펼치겠다고 말하지 않나. 좋은 흐름으로 보고 있다.

-정치 현장으로 복귀할 때 걱정은 없었나.
▲많이 걱정했다. 다시 정치에 들어갈 때 가장 큰 고민과 걱정은 가족도 함께 세간의 관심을 받게 되는 것이었다. (정계 복귀) 제의를 받았을 때 주변 사람들에게 많이 물으니 ‘견딜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겠느냐’, ‘이왕이면 경험 있는 사람이 낫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나는 긍정적인 사람이다. 이보다 더 중요한 건 정책 활동을 해 봤다는 거다. 정책을 만들어 봤고, 그래서 (현재 정책의) 문제점이 뭔지 정확히 잘 알고 있다. 이런 부분들이 종합적으로  맞물려 (내가 정치권에) 다시 나와야 한다는 말이 됐다. 그래서 단단히 마음먹고 나왔다.

-이 위원장은 새누리당 소속으로 19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19대 국회의원 생활은 어땠나.
▲국회에 있었을 때는 항상 살얼음판 위를 걷는 기분이었다. 내가 첫 사례였고, 따라갈 발자국이 없었다. 내가 (발자국을) 만들어야 했다. 내가 한 번 실수해서 이 살얼음이 깨지게 되면, 나 혼자 들어가는 게 아니라 내가 대표하는 사람들을 모두 몰고 들어가게 되니 항상 (행동이) 조심스러웠다.

그래서 법안 하나를 발의할 때도 누구보다 더 세심하게 살펴봤다. ‘이주아동권리보장법’ 역시 2년 동안 심사숙고해 낸 발언이다. 19대 국회 생활을 돌이켜보면 내가 (이주민 정책을 펼치는 데 있어서) 조금 더 적극적으로 활동했어야 하는데 조심하느라 그러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있다. 

정의당은 소수자의 목소리를 굉장히 중요시 하는 당이다. 그러니 이 문제에 있어 훨씬 더 많은 활동을 적극적으로 할 수 있을 거다. 

-향후 활동 계획은 무엇인가. 21대 총선에 출마할 의향은 있는지. 
▲정의당 같은 경우 당원들의 투표를 통해 선거에 나갈 수 있는 권한이 주어진다. 지금은 내가 할 수 있는 활동에 집중하려 한다. 내가 이 일을 함으로써 그 과정에 정의당원들의 신뢰와 믿음을 얻는다면 더할 나위가 없고, 그 기회(21대 총선 출마)가 나에게 주어진다면 마다할 일은 없다. 하지만 현재 거기까지 생각할 단계는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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