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래 환경부장관이 지난 23일 일본 기타규슈에서 열린 제21차 한중일 환경장관회의 환영만찬에서 고이즈미 일본 환경성 장관, 리간지에 중국 생태환경부장관과 건배를 하고 있다. [사진=환경부 제공]
조명래 환경부장관이 지난 23일 일본 기타규슈에서 열린 제21차 한중일 환경장관회의 환영만찬에서 고이즈미 일본 환경성 장관, 리간지에 중국 생태환경부장관과 건배를 하고 있다. [사진=환경부 제공]

[일요서울] 한국·중국·일본 3개국 환경장관이 23~24일 일본에서 모여 3국 환경협력의 필요성에 한목소리를 냈다.

특히 미세먼지는 3개국이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환경 문제라는 데 인식을 같이 하며 공동 대응체계를 강화해나가기로 했다.

조명래 환경부 장관과 리간제(李干杰) 중국 생태환경부 장관,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郞) 일본 환경성 장관은 23~24일 일본 기타큐슈 리가로얄호텔에서 열린 '제21차 한·중·일 환경장관회의'(TEMM21)에서 3국 협력 강화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한·중·일 환경장관회의는 동북아 지역 환경 문제의 공동 대응을 위한 장관급 협의체다. 지난 1999년 한국의 제안으로 시작돼 매년 3개국이 교대로 개최해오고 있다.

조 장관은 2024년까지 초미세먼지(PM2.5) 연평균 농도를 2016년 대비 35% 이상 줄이기 위해 20조200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하는 '미세먼지 관리 종합계획'(2020~2024년)과 '미세먼지 고농도 시기 대응 특별대책'을 소개하며 "미세먼지는 대표적인 월경성 오염물질로 동북아 지역 내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운을 뗐다.

조 장관은 중국 측에 "'청천(晴天)계획'의 차질없는 추진과 함께 '동북아 장거리이동 대기오염물질 국제공동연구(LTP)' 보고서의 후속 연구에 관심을 갖고 지원해달라"고 요청했고 리 장관이 "알았다"고 화답했다.

지난 2003년 제정해 2014년 개정했지만 5년간 많은 진전이 있었던 '한·중 환경협력 양해각서'(MOU)의 재개정을 위한 실무회의를 시작하자는 제안도 중국이 받아들였다. 양해각서에는 한중환경협력센터 설치와 환경장관 연례회의 등 그간 양국의 환경협력 성과와 기후변화 등 신규 협력분야를 반영하게 된다.

조 장관은 일본과는 미세먼지 및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협력을 확대하자고 제안했고 고이즈미 환경상은 내년 '클린에어위크'(clean air week) 개최 계획을 밝히며 한국과 중국의 참여를 요청했다.

조 장관은 또 내년 6월 한국에서 열리는 '녹색성장 및 글로벌 목표 2030을 위한 연대'(P4G) 정상회의'와 우리나라가 국제사회에 처음 제안한 '세계 푸른 하늘의 날'(Blue Sky Day) 지정에 중국과 일본의 적극적인 관심과 협조를 호소했다.

그는 "대기오염과 기후변화는 상호 공동편익이 매우 큰 영역"이라며 "특히 세계푸른하늘의 날은 시민들의 관심이 높은 대기오염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기후변화 대응 강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3개국 장관들은 또 미세먼지와 생물다양성 등 분야별 그간의 협력 성과와 차기 '공동행동계획'(TJAP·2020~2024년)의 우선 협력 분야를 담은 공동합의문을 채택했다.

우선 협력 분야로는 대기질 개선, 순환경제, 해양·물 환경 관리, 기후변화 대응, 생물다양성, 화학물질 관리와 환경재난 대응, 녹색경제로의 전환, 환경교육, 대중 인식과 참여 등 총 8가지로 정했다.

3개국 장관들은 8대 분야별 논의 결과를 토대로 협력사업을 발굴해 내년 한국에서 개최하는 '제22차 한·중·일 환경장관회의'에서 '3국 공동행동계획'(2020~2024년)을 채택하기로 했다.

환경장관 본회의에 앞서 가진 한중 및 한일 양자회담에서는 양국 관심사에 대해 보다 심도있는 의견을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한중 회담에서는 양국 환경분야 최대 현안인 미세먼지 등 대기 분야의 논의가 주를 이뤘다. 중국 측이 내년 말까지 전 사업 분야에 적용하게 될 배출권 거래제에 대한 한국의 경험을 공유하기로 합의한 반면 LTP보고서의 내년 2월 발간에 대해 이견을 보였다고 한다.

조 장관은 일본 측에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처리에 대한 우리 국민의 우려를 전달하며 일본의 투명한 정보공개를 요청했다. 이에 대해 고이즈미 환경상은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에 맞춰 처리하고 있으며 재외공관장을 대상으로 정보공개를 해오고 있다는 점을 정제된 표현을 써 전했다고 한다. 내년 도쿄 올림픽을 계기로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복원을 착실하게 추진하는 모습을 만끽해달라는 메시지도 전했다.

한국과 일본은 해양쓰레기의 국가 간 이동 문제에 대해 공동 대응하고 해양플라스틱과 일회용품 저감을 위한 정책 개발에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붉은불개미 등 침입외래생물로 인한 생태계 교란과 경제적 손실을 줄이기 위한 정책과 연구 교류도 강화하기로 했다.

다음달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제25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 온실가스 국외 감축의 근거가 되는 파리협정 제6조 국제탄소시장 지침의 채택과 탄소중립(Carbon Neutrality) 실현을 위해서도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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