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김영삼 전 대통령의 국가장 영결식이 여의도 국회에서 엄수되고 있다. 2015.11.26일, 뉴시스
故 김영삼 전 대통령의 국가장 영결식이 여의도 국회에서 엄수되고 있다. 2015.11.26일, 뉴시스

[일요서울] 자유한국당은 25일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단식을 불사한 고() 김영삼 대통령의 '투쟁의 정치'를 되새겼으나 일각에서는 한국당을 향한 거침없는 쓴소리도 흘러나왔다.

홍성걸 국민대 행정학과 교수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김영삼 전 대통령 서거 4주기 추모식에서 "한국당은 신뢰를 완전히 상실했다""다음 총선에 대한민국 미래가 달려 있다. 모든 걸 버리지 않으면 국민이 한국당을 버릴 것"이라고 충고했다.

홍 교수는 "국민들은 한국당을 지금 썩은 물이 가득차있는 물통으로 보고 있다""이 썩은 물이 가득찬 곳에 맑은 물 몇 바가지 붓는다고 해서 그 통의 물이 맑아지겠는가"라고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어 "썩은 물을 버리지 못하면 통 자체를 버릴 수밖에 없다"면서 "지금 자유한국당과 여러 당원, 의원님들이 처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홍 교수는 "그동안 한국당이 정치에서 국민들 감동시킨 적이 있나. 그러니 황 대표가 이 추운 겨울에 단식 투쟁에 나서도 조롱밖에 나오지 않는 것"이라며 "단식투쟁이 잘못된 게 아니라 감동을 주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왜 감동을 주지 못했나. 김영삼 대통령이 하셨던 것처럼 희생이 없기 때문"이라며 "여러분들이 무엇을 희생하셨나. 여러분들이 가진 기득권 중에 무엇을 버리셨느냐"고 따졌다.

홍 교수는 한국당 의원들에게 "모든 공천과 관련해서 권한을 내려놓고 외부 명망가로 구성된 독립된 공천관리위원회를 구성하라"고 조언했다.

특히 "공천은 공관위에 백지위임하고 최고위원회는 공천관리위원회의 안을 승인 또는 부결이라는 포괄적 권한만 가지라. 특정인을 넣었다 뺐다 하는 행위, 국민들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리고 지도부는 비전을 제시하고 공수처법과 연비제 저지에 올인하라"고 조언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홍 교수의 지적에 대해 "맞다"고 공감을 표하면서 "한국당이 부족하기 때문이다"라고 인정했다. 나 원내대표는 "한국당에게는 의회민주주의를 파괴하는 연비제(연동형 비례대표제), 그리고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을 막아내야 할 역사적 책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저희가 부족하다. 그러나 저희가 그걸 할 수 있는 건 국민의 힘이라 생각한다""국민 한분한분을 더 설득하고 노력하겠다"고 했다.

김영삼 대통령에 대해선 "서슬퍼런 칼날 아래서도 늘 당당하게 민주주의를 외쳤다. 목숨 내놓고 투쟁한 진정한 투사였다""가장 필요한 시대정신이 김영삼 대통령의 정신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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