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가 CJ ENM '프로듀스X101'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프로듀스X101'의 투표조작 의혹으로 지난달 26일 엠넷 측의 수사 의뢰서를 접수받아 내사에 착수했다. [뉴시스]
CJ ENM. [뉴시스]

[일요서울] 케이블 음악채널 엠넷 프로그램 프로듀스의 투표 조작 혐의를 수사 중인 검찰과 경찰이 관련자 구속 기간을 연장하며 윗선 수사에 집중하고 있어 결과에 이목이 집중된다.

26일 경찰과 검찰에 따르면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이영림)는 엠넷 소속 PD 안모(40)씨와 CP(책임프로듀서) 김모(45)씨에 대한 구속기간을 연장했다.

검찰은 지난 14일 서울경찰청 사이버안전과가 송치한 안 씨 등 관련자들을 상대로 투표 조작의 실체를 파악하면서 혐의를 입증할 인적, 물적 증거를 정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경찰은 안 씨와 김 씨 2명을 업무방해, 사기, 배임수재, 청탁금지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 송치했으며 제작진·연예기획사 관계자 등 8명을 업무방해 등 혐의로 검찰에 넘겼다.

안 씨 등 송치 이후 경찰은 윗선 개입 가능성에 대한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투표 조작 과정에서 결재선상에 있는 고위급 등의 관여가 있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사건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5일 경찰이 진행한 압수수색 장소로는 CJ ENM 부사장 겸 엠넷 부문 대표 신모씨 사무실도 포함됐다. 신씨는 CJ ENM 음악 콘텐츠 부문장으로 재직하면서 프로듀스 시리즈를 총 책임진 인물로 알려져 있다.

이용표 서울경찰청장은 지난 25일 프로듀스 사건 수사와 관련해 "추가 고발 건은 아직 없다. 송치된 사람들은 모두 시즌 1~4 관련 혐의로 수사해 송치한 것"이라며 "철저히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경찰은 안 씨에 대한 수사를 통해 프로듀스 시즌3(프로듀스48)과 시즌4(프로듀스X101)에서 투표 조작이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시즌 전후 술접대가 있었던 정황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룹 '아이오아이'와 '워너원'을 배출한 프로듀스 시즌 1·2(프로듀스101)의 최종회 투표 결과와 시청자 투표 데이터 사이에 차이가 있다는 점을 발견하는 등 조작 정황을 포착했다고 한다. 두 시즌은 2016년, 2017년 각각 방영됐다.

해당 수사는 팬들의 의혹 제기와 엠넷 측의 수사 의뢰를 통해 시작됐다.

팬들은 프로듀스X101 내 1~20위 연습생들의 최종 득표 수 사이에 일정한 패턴이 반복된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연습생 20명 모두 모두 7494.442에 특정 숫자를 곱하면 해당 득표수와 유사한 값이 도출된다는 주장이다.

1위 김요한의 경우 7494.442에 178을 곱하면 133만4010.68이다. 이를 반올림하면 그의 최종 득표수인 133만4011표와 일치한다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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