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얼 세대의 선택은 ‘스탠딩바’...백화점 마케팅 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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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백화점의 스탠딩바 [뉴시스]

 

[일요서울 | 신유진 기자] 1인 가구의 확산으로 ‘혼밥(혼자서 밥을 먹는 것)’을 하는 사람들이 증가하는 가운데 요즘 혼밥의 풍경이 달라지고 있다. 1인가구 및 혼밥족 상당 부분을 밀레니얼 세대가 차지하게 되면서 혼자, 잠깐이어도 제대로 끼니를 채우고자 ‘프리미엄 혼밥’을 추구하는 경향이 커지고 있다.

백화점, ‘팝업스토어’ 방식 이례적 운영...매출 상승 효과

바쁜 현대인들 ‘주목’ 편의레스토랑 ‘그랩앤드고(Grab&Go)’

1인가구 증가와 경기침체로 인해 식생활도 변화를 맞고 있다. 식당과 편의점에서 ‘혼밥’을 하는 젊은층이 늘어나면서 올해 들어 음식을 배달시켜 먹는 횟수도 월평균 3.4회로 지난해보다 0.3회 늘었다. 특히 혼밥족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밀레니얼 세대’는 개인을 중요시 하며 스스로를 존중하는 형태를 띠고 있다. 특히 현재와 미래의 소비 트렌드를 주도하는 세대로 꼽히기도 한다.

pmg 지식엔진연구소에 따르면 밀레니얼 세대란 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세대를 가리키는 말로 정보기술(IT)에 능통하며 대한 진학률이 높은 특징을 보이고 있다. 특히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사회에 진출해 고용 감소, 일자리 질 저하 등을 겪었고 이로 인해 평균 소득이 낮아 대학 학자금 부담을 안고 있다는 특징이 있다. 이러한 경제적 부담으로 밀레니얼 세대는 결혼이나 내 집 마련을 미루는 경우도 많다.

밀레니얼 세대 혼밥족은 국내 산업에도 큰 영향을 주고 있다. 지난달 26일 농림축산식품부와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2019년 외식소비 행태분석 결과’에 따르면 올해 한국인은 월평균 13회 외식(방문·포장·배달)을 하며 30만6000원의 비용을 쓰는 것으로 조사됐다. 외식 횟수는 13.9회를 기록한 지난해보다 줄었지만 비용은 약 1만3000원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월평균 외식 횟수는 방문이 7.8회를 기록해 가장 많았고 그 뒤로 배달과 포장이 있었다. 비용의 경우 외식비는 배달이 1만4600원으로 가장 높았다. 특히 지난해 월평균 3.4회 3만9000원이었던 것과 비교해 올해 혼자서 외식하는 경우는 4.2회, 5만 원으로 늘어났다. 연령별로는 20대가 6.01회 지역별로는 서울이 6.13회로 가장 높았다.

짧은 기간 다양한 음식 즐겨 

지난 8월 명동에 위치한 롯데백화점 본점 지하 1층 식품코너에는 한 점포가 1~2개월마다 음식의 종류를 바꾸는 ‘팝업스토어(짧은 기간 운영하는 임시 매장)’가 생겼다. 간단히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스탠딩바’로 백화점에서 팝업스토어 방식으로 점포가 운영되는 것은 이례적이다.

스탠딩바에서는 개장일부터 지난 9월5일까지 ‘소시지바’를 열어 프리미엄 소시지와 핫도그를 판매했고 9월6일~11월 중순까지는 ‘참치 바’를 운영했다. 소시지바의 경우 한 달간 평균 30초당 소시지 1개를 판매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참치바는 두 달 동안 하루 평균 200명 이상의 고객이 방문했다. 롯데백화점은 스탠딩바 덕분에 전년 같은 기간 대비 매출이 약 70% 올랐다.

지난달 26일에는 스페인 ‘타파스’와 중국 ‘딤섬’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스페인 전통 요리 ‘타파스’ 전문점과 수제 딤섬 전문점은 동시에 문을 열었다. 타파스 전문점에는 ‘연어 게살 샐러드 타파스’, ‘브리 치즈 베이컨 타파스’ 등을 부담 없는 가격에 제공한다는 것이 강점이다. 딤섬 전문점은 새우와 돼지고기가 함께 들어간 ‘새우 쇼마이’와 ‘샤오롱바오’, ‘탕바오’를 판매 중이다.

양현모 롯데백화점 치프바이어는 “유명 레스토랑이 아니면 쉽게 접하기 어려운 글로벌 푸드를 스탠딩 바에서 간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기획했다”며 “짧은 시간 동안 즐길 수 있는 음식인 만큼 주변 직장인과 쇼핑객들에게 큰 인기를 끌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내킹 스토어'도 인기 

지난달 20일 SPC삼립은 서울 광화문에 레스토랑과 편의점을 합친 ‘스내킹 스토어’를 열었다. 점포는 개점일부터 직장인들로 북적였고 포장된 샌드위치와 샐러드부터 간단한 볶음밥, 면류와 디저트 등 50여 가지 요리를 취급한다. 또한 혼밥족들을 위해 점포 한가운데는 커다란 테이블이 놓여 있고 창가 쪽엔 1인석들이 배치됐다. 이용 방법은 원하는 음식을 바구니에 골라 담은 후 계산을 하고 데워 먹으면 된다. 또한 커피와 음료 등은 셀프로 이용이 가능하며 바쁜 현대인들을 위해 그랩앤드고(Grab & Go : 음식을 미리 만들어 용기에 담아 놓고 구매해 바로 먹는 방식) 형태의 제품들이 주를 이룬다.

혼밥족은 고급 식당에 가는 것을 꺼리는 경우가 많은데다가, 혼밥족들을 위한 고퀄리티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식당은 찾기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혼밥족들은 신선하고 질 높은 혼밥 식단을 갈망한다. 이럼 점이 요식업계와 유통업계가 프리미엄 혼밥족에 주목하는 이유다. 밀레니얼 세대 혼밥족들이 증가하는 가운데 프리미엄 혼밥 추세는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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