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라며 춤 췄다”는 조선일보 보도에 ‘악의성 가짜뉴스’ 반박

자유한국당 황교안 당대표 [뉴시스]
자유한국당 황교안 당대표 [뉴시스]

 

[일요서울 | 황기현 기자] 황교안(62) 자유한국당 대표가 쓰러졌다. 지난 달 20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반대’, ‘선거제 개정안 반대’,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종료 반대’ 등의 요구 사항을 내걸고 단식 투쟁에 들어간 지 8일 만이다. 황 대표는 긴급히 서울 신촌 세브란스 병원으로 이송돼 입원했다. 그리고 29일 의사의 강권과 가족의 만류로 단식을 마치겠다고 선언했다. 전희경 한국당 대변인에 따르면 황 대표는 28일 오후부터 미음을 조금씩 섭취하며 건강을 회복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일련의 상황 속에서, 황 대표가 구급차에 실려 갈 당시의 상황을 두고 조선일보와 한국대학생진보연합이 날을 세우고 있다.

대학생진보연합 친북(親北) 단체로 보도한 조선일보
대진연 “명백한 학생 운동 죽이기”

지난 달 28일 조선일보는 [“응급실 경축!” “김밥 먹다 급체했나”...친북단체, ‘황교안 병원行’ 생중계 환호·조롱] 제하의 기사에서 한국대학생진보연합이 이 장면을 생중계하며 환호했다고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청와대 앞에서 8일째 단식 농성을 하던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의식을 잃고 구급차에 실려 가자 주변에서 ‘맞장 농성’을 하던 친북(親北) 성향 단체 한국대학생진보연합 회원들과 진보 성향 유튜버들이 황 대표의 병원 이송 장면을 생중계했다”며 “대진연 회원 등은 ‘드디어 황제 단식이 끝났다’며 농성장에서 환호하고, 춤을 추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진연 회원 A씨는 생중계하며 ‘여러분, 황교안이 실려 갔어요!’라고 했다”면서 “‘엠뷸런스가 엄청 조용히 왔다가 나갈 때만 요란하게 나갔다’라며 웃었다”고 전했다.
조선일보는 또 “(대진연 회원이) ‘구급차가 요란했는데 자기 실려 가는 거 티내는 것 같다’고 비꼬는 말도 나왔다”라면서 “‘황교안이 실려 갔어요’라는 말을 수차례 반복한 A씨는 ‘진짜 대박’이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들기도 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조선일보는 이외에도 “영상 속에는 대진연 회원 등이 ‘호오!’ ‘축제다’라고 환호하는 모습도 담겼다”거나 “약 5명이 노래에 맞춰 춤을 췄다”는 내용도 기사에 담았다. 이들의 환호를 보고 황 대표 지지자들이 찾아와 항의하는 모습도 찍혔다고 전했다. A씨가 “황교안은 앰뷸런스 안에서 국밥 먹고 영양제 맞고 잘 갈 거예요”라고 하자 옆에서 “몰래 김밥 먹다가, 급체한 것 같아”라고 맞장구쳤다는 묘사역시 포함됐다.

기사의 엄청난 파급력…반박 나선 대진연

국민들은 해당 기사에 지대한 관심을 드러냈다. 지난 달 29일 오후 1시 25분을 기준으로 기사에는 1만3000건 이상의 공감과 4980개의 댓글이 달렸다. 많은 추천을 받은 일명 ‘베스트 댓글’들은 대부분이 대진연에 부정적인 입장이었다. 한 네티즌은 “문재인은 세월호 선동 단식할 때 감자탕, 빈대떡, 빵에 한식까지 아주 다양하게 X드셨다”라면서 “또 한 여름에 천막으로 그늘 만들고 에어컨 옆에 두고 진정한 황제 단식 하셨다”고 주장, 현 정권을 비판했다. “인간들이길 포기한 짐승이네. 저런 친북 단체란 놈들”이라는 다소 원색적인 댓글도 다수 달렸다.
대진연은 즉각 반박에 나섰다. 지난 달 28일 대진연은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사실관계 파악 없이 매도하는 조선일보는 즉각 사과하라’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대진연은 “황교안 대표의 단식 농성은 국민 70% 정도가 공감하지 못한다는 여론 조사가 나왔을 정도로 온 국민의 지탄을 받았다”며 “이에 대진연은 26일부터 ‘내란음모 황교안 구속 대학생 맞장 농성’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란음모를 계획한 황교안 대표를 하루 빨리 구속하고, 온 국민이 바라는 공수처 설치를 촉구하기 위한 농성이었다”라고 부연했다.
대진연은 “농성을 진행하던 와중 27일 밤 11시께 황교안 대표는 의식을 잃었다며 구급차에 실려 갔다”며 당시 농성을 진행하던 대진연 소속 학생 한 명은 대진연 페이스북 페이지로 황교안 대표가 실려 가는 라이브 방송을 진행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28일 조선일보는 라이브 방송에 관련한 기사를 발행했다. 기사에는 “‘대진연 회원들이 춤을 췄다’, ‘구호를 외쳤다’ 등 대진연 회원이 하지 않은 행동들을 전부 대진연 회원인 것 마냥 왜곡 보도했다”고 강조했다. 조선일보 기사에 포함된 대진연 회원들의 행동 묘사가 거짓말이라는 것이다.
대진연 측은 “당시에 춤을 추거나, 구호를 외쳤던 것은 모두 황교안을 규탄하기 위해 왔던 시민들 이었다”라면서 “당시 대진연 회원은 라이브 방송을 진행한 단 한 명 뿐이었다”라고 주장했다. 또 “(조선일보의 기사는) 전혀 사실관계 파악이 되지 않은 악의성 가짜뉴스”라며 “이렇게 사실관계도 없이 기사를 쓰는 신문사는 신문 매체로서의 기능을 상실했다”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대진연은 “조선일보의 악의성 가짜뉴스는 처음이 아니다”라면서 “대진연의 활동에 사사건건 트집 잡고 거짓으로 매도하며, 활동 탄압에 앞장서고 있다. 이는 명백한 대진연 죽이기, 학생 운동 죽이기에 언론이 나서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진연은 조선일보의 이번 보도에 그냥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대진연은 뒤로 물러서는 단체 아니다”라며 “어떤 탄압이 와도 웃으며 앞으로 나아가는 단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이미 조선일보 폐간 국민 청원이 20만이 넘었던 전례가 있다”며 “국민에게 신뢰를 잃고 언론의 위상을 깎아 내리는 걸 넘어 기레기 소리를 듣는데 가장 앞장인 조선일보 따위에 겁먹을 대진연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대진연은 마지막으로 “조선일보는 29일까지 왜곡 보도를 사과하고 당장 정정 보도를 하라”면서 “하지 않는다면 다방면적으로 대응을 준비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사사건건 부딪혔던 조선일보 vs 대진연, 결과는?

조선일보와 대진연의 갈등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대진연 회원들은 지난 8월 서울 태평로 조선일보사 앞에서 ‘친일언론, 매국언론, 왜국언론 조선일보 폐간하라’ 기자회견을 연 바 있다. 당시 대진연 측은 “심각한 식민사관에 찌들어 있는 친일매국언론 조선일보는 더 이상 국민들에게 환영받을 수 없을 것”이라며 “일본불매운동이 거센 반일운동, 친일적폐청산운동으로 번져나가는 지금 조선일보와 같은 뿌리 깊은 수구적폐, 친일매국언론을 이 기회에 모조리 청산해버려야 한다”고 비판했다. 조선일보 역시 대진연에 비판적인 논조의 기사를 여러 차례 작성해왔다.
이처럼 뿌리 깊은 조선일보와 대진연의 갈등은 황교안 대표 단식을 계기로 폭발했다. 과연 그날의 진실은 무엇일까. 대진연이 공식적으로 대응을 시사하며 두 단체 사이에 ‘진실게임’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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