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김천발전을 위한 봉사의 밀알이 되고자 한다”

[일요서울 l 대구 김을규 기자] 경북 김천시는 도농복합 도시다. 민선 4·5·6기 김천시장으로 재임하면서 많은 업적을 남긴 박보생 전 시장은 “지난 12년간 제게 위임해주신 김천시정에 대한 시민 여러분의 높은 뜻을 받들어 ‘행복도시 김천’의 미래를 여는 참일꾼이 되고자 노력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 꿈을 향하던 발걸음이 김천의 미래를 여는 길이 됐고, 시민 여러분과 함께한 길이었기에 크나큰 영광이었고, 행복했다”고 말했다.

퇴임한 이후 평범한 소시민으로 돌아와 흙을 소중히 여기며 농부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박 전 시장을 만났다.

-시장 퇴임 후 근황은?

▲윗대로부터 물려받은 업이고 평생을 지어온 농사를 시장 재임 기간에도 새벽 5시에 들로나가 농사일을 하고 출근했다. 퇴임한 후로는 벼와 포도 재배 등 농사일에 전념하고 있다.

고소득 작물인 샤인머스켓 보급으로 지역 포도농가의 소득이 많이 향상된 것에 일조를 하게 돼 개인적으로 뿌듯하다.

공직에 있을 때는 못 만났던 친구들과 자리도 함께하고 각종 봉사활동과 집안 대소사에 참석하는 등 평범한 소시민으로 생활하고 있다.

-시장 재임시절에도 노모를 극진히 모시는 효자로 소문이 났다. 모친은 어떤 분인가?

▲제가 태어나고 6개월 뒤 6·25전쟁에 참전하셨던 아버지께서 전사하시어 할머니와 어머니 슬하에서 형제도 없이 성장해 어려운 상황일수록 헤쳐 나가려는 의지가 몸에 배었다.

이 때문에 남보다 힘든 길을 가더라도 겁을 내지 않는 용기를 배웠다. 어머니(전재임 여사·93세)는 제 인생의 최고 멘토로 여기는 분이다.

어머니는 23세에 혼자가 되신 후에 평생을 아들 하나만 믿고 살아오신 분이다. 어머니는 행여 아버지 빈자리가 보일세라 꼼꼼하게 저를 챙겨주셨습니다. 그래서 제게는 아주 특별한 분이다.

저는 매일같이 어머니에게 인사를 한 후 일정을 시작하고 퇴근 후에도 반드시 어머니 얼굴을 뵙고 하루를 마감한다. 다른 일정으로 늦게 되면 전화를 드려야지 그렇지 않으면 어머니가 전화를 먼저 걸어온다.

저의 귀가 시간이 밤 9시 이후로 늦어지면 걱정하는 전화를 걸어온다. 제가 집에 도착해서 어머니 방문을 열고 무사히 귀가했음을 알린 뒤에야 비로소 불을 끄고 주무신다.

요즘은 분가해 살고있는 저희 자식들도 저녁에 귀가하면 매일 할머니에게 문안 전화 드리는 것을 잊지 않는다.

제가 어머니로부터 물려받은 근검절약과 부지런함이 김천시정에도 반영돼 치적위주의 전시성 사업보다는 김천미래에 대한 투자에 전념했다.

그래서 시장 재임시절 김천시는 다른 지자체에 비해 부채가 극히 낮은 건전한 재정을 운영할 수 있었고 그 결과 제2회 대한민국 지방자치단체 생산성대상 도·농복합시 부문에서 우수상을 수상했다.

생산성대상은 행정안전부에서 자치단체의 경쟁력 강화를 지원하기 위해 개발한 ‘생산성지수’를 활용해 전국 230개 기초자치단체를 대상으로 평가하는 상이다.

김천시는 26개 지표에서 골고루 우수한 성적을 받았으며 특히 예산운영의 효율성 분야에서 다른 자치단체와의 차별성이 두드러졌다.

김천시는 청사에너지 사용량이 22% 줄었는데 전국 지자체 평균 7%정도가 증가한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성과였다.

혁신도시와 연계한 산업용지난을 해소하고자 산업단지를 조성했는데 2년 정도 소요되는 도시개발절차를 7개월로 단축했다.

조성공사를 시 직영으로 추진해 약 250억 원의 예산을 절감하는 등 예산운영의 효율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청년 일자리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 위해 김천일반산업단지 조성”

-민선 4·5·6기 김천시장으로 재임하면서 많은 업적을 남겼다. 그중 몇 가지만 꼽아본다면?

▲먼저, 청년 일자리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기업유치를 목표로 삼고 추진한 105만평 규모의 김천일반산업단지 조성사업을 들고 싶다.

단계별 조성계으로 940억원을 투입, 2008년에 착공해 2011년 준공한 1단계 김천일반산업단지는80만3천㎡(24만3천 평)에 건축자재 생산업체인 KCC를 비롯한 15개 업체가 입주해 가동함으로써 3천100여명의 일자리창출과 6천200억원의 투자효과를 가져왔다.

또한 1천770억원을 투입해 2016년 준공한 142만3천㎡(43만 평)규모의 2단계 일반산업단지도 100%분양을 완료했다.

아울러 1천841억원을 투입해 115만7천㎡ 규모로 추진 중인 3단계 산업단지조성사업이 2021년에 완공되면 기존 산업단지와 연계한 유치업종의 집단화, 계열화로 기업의 편의성과 생산성이 향상되고 양질의 신규 일자리 창출로 새로운 김천, 행복도시 김천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김천혁신도시는 전국 10개 혁신도시 중에서 가장 성공적인 사례”

두 번째, 박팔용 전 시장님께서 유치하셨던 경북드림밸리 김천혁신도시와 KTX역사는 김천발전의 새로운 획을 그었다.

저의 재임시절 KTX역사 건립과 고속철도 개통, 12개 공공기관의 이전완료로 혁신도시를 안착시킴으로써 김천 미래발전을 견인할 성장 동력을 갖게 됐다.

2007년 착공해 2015년 12월 준공된 김천혁신도시는 전국 10개 혁신도시 중에서 가장 성공적인 사례로 꼽히고 있다.

12개 공공기관의 입주와 5천600여 명의 임직원 가족들과 외부 인구의 관내 유입으로 2만1천여 명이 거주하는 신도시가 형성됐다.

세 번째, 1966년 김삼선 철도 기공식 이후 중단된 남부내륙철도(김천~거제)사업이 제2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에 확정, 포함됐다.

제3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에 확정된 서울 수서에서 여주, 충주를 지나 문경까지 건설 중인 중부내륙철도를 ‘김천~문경’간 전철로 연결함으로써 남부내륙철도와 중부내륙철도를 연계한 십자축 광역교통망 구축으로 김천이 물류 및 교통의 중심도시이자 남부내륙의 거점도시로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 철도르네상스시대를 열수 있게 한 일이다.

네 번째, 지역 실정에 적합한 인재육성을 위한 김천인재양성재단을 설립해 1천586명의 학생에게 23억8900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했고, 교육도시 김천의 명성을 회복함과 동시에 미래성장의 잠재력을 확보할 수가 있었다.

다섯 번째, 지역경제 활성화의 방안으로 2008년 스포츠산업과를 신설했다.

스포츠를 지역경제와 연계하고 체계적 스포츠마케팅을 펼쳐 ITF, ATP 김천국제테니스대회를 비롯한 335개의 각종 국제대회, 전국단위대회를 개최하고 전지훈련팀을 유치했다. 이로 인해 267억원의 경제파급효과를 거뒀다.

“민선 12년간 김천시정을 이끌어 오면서 저의 바람은 오직 고향 김천의 발전뿐이었다”

여섯 번째, 쾌적한 도시환경조성을 위해 2008년 하수관거정비사업을 했다. 30년 이상 된 노후하수관이 대부분이라 계곡수, 지하수 등의 불명수가 유입돼 하수처리장의 처리량을 증가시켰다.

807억원을 투자해 오수·우수를 분리하는 하수관거 110㎞와 가정배수설비 7천153가구를 정비했다.

하수관거정비로 평화동 상가를 비롯한 도심권 악취도 근본적으로 차단돼 쾌적한 주거환경조성은 물론 건물증개축, 용도변경 시 정화조가 필요 없어서 설치비 및 청소비 부담이 감소되고 업종변경도 용이해져서 지역경제 활성에 보탬이 되고 있다.

일곱 번째, 예산규모를 민선4기 초기인 2006년 3천94억원에서 1조원으로 증가시켰다.

1천여 공직자와 함께 중단 없는 김천발전을 위해서 매진한 결과였다. 민선 12년간 김천시정을 이끌어 오면서 저의 바람은 오직 고향 김천의 발전뿐이었다.

“예산규모를 2006년 3천94억원에서 1조원으로 증가”

-시정을 추진하면서 가장 중점을 둔 것은?

▲김천시는 1949년 시로 승격됐지만 산업화의 물결에 편승하지 못하고 침체를 겪어 지역인구의 외부유출과 경제적 낙후로 도시발전이 정체돼 왔다.

기업유치로 청년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최우선 시정목표로 삼고 105만평의 김천일반산업단지 조성을 추진했다.

김천혁신도시는 전국의 10개 혁신도시 중 유일하게 KTX역사가 자리하고 있어서 고속교통망을 통한 도시 활성화 여건을 갖추고 있다.

혁신도시와의 접근성 향상을 위해 국도 대체우회도로와 인근 산업단지연결도로 건설 등 도로교통망 확충에도 총력을 기울여 최적의 교통여건을 갖추도록 했다.

도농복합시인 김천은 농업이 활력을 찾아야 김천경제도 살아난다고 생각한다. 이런 농촌의 현실을 감안해 농업기반시설 확충에 중점을 두고 사업을 추진했다.

김천은 ‘과일의 천국’으로 불리고 있다. 농업소득향상을 위해 다양한 친환경 고소득 작물을 개발하고 주력 농산물인 포도, 자두, 양파, 감자, 호두 등의 우수품종 개발에도 힘을 쏟았다. 그리고 살고 싶은 농촌건설을 위한 권역별 농업뉴타운 조성사업도 추진했다.

-시장 재임 중 힘들었던 때는?

▲사드배치지역이 김천 인접지역인 롯데스카이 힐 성주골프장으로 결정됐을 때 참으로 힘들었다.

저는 2016년 8월 24일 김천 종합스포츠타운 주경기장에서 열린 사드반대 범김천시민궐기대회에서 항의삭발을 했다.

9월 27일 김천시청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롯데스카이 힐 성주골프장 사드배치반대를 주장하며 단식투쟁에 들어갔다.

탈진해 입원중일 때 박근혜 대통령께서는 김재원 청와대 정무수석을 병문안 보내면서 위로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현재도 사드반대를 주장하시는 시민들은 주2회 사드배치 철폐를 주장하며 김천역 광장에서 반대시위를 하며 많은 고생을 하고 계신다.

이 분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사드문제가 원만하게 해결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혁신도시 추진과정에도 어려움이 많았다. 2008년 이명박 정부가 출범하면서 그해 4월‘혁신도시 재검토’라는 논란이 있었다.

당시 저는 전국 혁신도시협의회장을 맡고 있어서 원안대로 혁신도시건설을 추진하는 일에 혼신의 노력을 기울였다.

전면 재검토 논란을 빚은 혁신도시건설과 관련해 2008년 7월 이명박 대통령께서 “기존 지방 균형발전계획은 원칙적으로 지켜나가겠다”고 밝힘으로써 혁신도시건설의 논란은 일단락됐다가 2010년 1월 세종시 수정안 발표로 더 큰 위기에 봉착됐지만 관계부처를 2개월에 한번 꼴로 방문해서 강력히 건의하는 등의 노력으로 원안추진을 관철시켰다.

남부내륙철도는 2차와 3차에 걸친 국가철도망구축 확정고시를 통해 사업의 당위성을 확보했지만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예비타당성 조사과정에서 사업성 문제로 추진에 난항을 겪으며 민자 사업으로 방향이 바뀌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

다. 그러다가 김천시가 50여 년을 기다려온 숙원사업인 남부내륙고속철도가 2019년 1월 예비타당성 면제 사업으로 확정됐다.

새로운 김천의 건설을 위한 사업의 일환으로 공단건설과 현안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도 각종 민원제기와 반대여론조성 등 어렵고 힘든 시기도 많았지만 저는 원칙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한편 작은 목소리도 경청하면서 소통과 화합을 중시했다.

12년간 시장직을 성실히 수행할 수 있었던 것은 든든한 버팀목이 돼 준 15만 김천시민의 사랑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래서 저는 시민여러분에게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혁신도시건설을 추진하는 일에 혼신의 노력을 기울였다”

-앞으로 특별한 계획이 있다면?

▲제가 처음 정치를 시작하며 품었던 초심은 진정성 있는 사람, 시민들의 삶에 보탬이 되는 사람이 되겠다는 것이었다.

그 초심으로 12년간 민선시장으로 지역발전을 위한 봉사와 헌신의 길을 걸어왔다.

이제는 평범한 소시민으로 농사일에 충실하면서 김천발전과 시민행복을 기원하며 항상 겸손하고 낮은 자세로 이웃들과 소통하는 삶을 살아가려고 한다.

그간의 제 삶의 궤적 하나하나가 시민 여러분들과의 소중한 인연임을 알고 있기에 새로운 출발점에서 시민여러분과 함께 호흡하면서 김천발전을 위한 봉사의 밀알이 되고자 한다.

“15만 김천시민의 사랑이 있었기에 12년간 시장직을 수행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은?

▲그동안 보내주신 시민 여러분의 뜨거운 성원과 지지에 보답하는 것은 오직 김천발전과 시민행복을 위해 헌신·봉사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저도 미력한 힘이나마 총체적 난국에 처한 국가의 어려운 현실을 타개하고 행복한 김천의 힘찬 발전을 위해 열정과 경륜을 다 바쳐 헌신과 봉사의 길을 가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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