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선 원인 및 치료

 

발병 원인이 확실하게 알려져 있지 않은 아토피 피부염을 비롯해 신체 일부에 과도하게 땀이 나는 다한증과 눈피부, 위장전신 어디든지 나타날 수 있는 알레르기 같은 피부질환은 일상생활에 민감하면서 흔한 질환 중에 하나다. 

특히 피부에 관련된 질환은 난치성 질환이 대부분이어서 꾸준한 치료를 동반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그중에 하나가 건선인데 아직까지 완전한 특효약이 없어 병증의 특징과 치료방법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건선은 은백색의 비늘을 동반한 홍반구진과 판이 특징인 다유전자성 면역학적 만성질환이다. 두피 사지의 신전부, 무릎, 팔꿈치, 그리고 천골부, 조갑 등 외상을 받기 쉬운 부위에 잘 발생하는 피부병으로 크고 작은 볼록한 반점인 구진과 얼룩점이 피부에 생기고, 시간이 지나면서 그 부위에 은백색의 비듬이 비늘처럼 겹겹이 쌓이고 볼록한 붉은 반점이 넓게 펴지며 딱지가 생기는 질환이다.

형태와 침범한 부위에 따라 형태별로는 판상형, 물방울양형, 농포형, 홍피증형, 선상형, 지루성형, 습진성형으로 나뉘며 판상형이 약 90%를 차지한다. 부위별로 나누면 구간이나 사지 어디에나 나타나는 통상적인 형태와 손, 발바닥, 간찰부, 성기부, 점막, 손발톱등의 특수 부위에 나타나는 형태로 나눌 수있다.

 

건선의 면역조직화학적 연구 동향을 보면 2000년대 이후 최근에는 혈관 변화에 대한 관심이 더욱 증가하여, 초기 병변부에서 혈관의 변화가 다른 변화에 선행하여 두드러지게 나타날 뿐만 아니라 재발 시에도 가장 먼저 나타나며, 치료시 먼저 정상화된다는 사실에 기인하여 병변의 여러 변화 중 혈관에서의 변화가 일차적으로 나타난다고 보고 있다. 

건선은 단순 피부질환이 아닌 여러 장기의 이상을 동반하는 전신질환으로 점점 인식되고 있는데, 건선 환자에서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 등의 증가가 있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로서 우리나라 건선 환자들에서도 10~20%에서 정상범위를 벗어나는 혈중지질의 증가가 있음이 보고되었다. 또한 건선 환자는 피부에서도 비정상적인 지질구조가 타나나며, 건선의 중증도와도 상관관계가 있다.  

건선의 유병률은 전 세계적으로 0.1~3%으로 보고되고 있으며, 우리나라 경우에는 3% 내외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남녀 간 유병률의 차이는 없다. 모든 연령에 발생할 수 있으나 통상 20대에 발생률이 가장 높으며, 30세 이전 발병률이 67.2%이고 그 중 초발 연령이 남자는 20대, 여자는 10대인 경우가 가장 많다. 건선환자는 심근경색, 당뇨 환자보다 삶에 대한 만족도가 낮으며, 정상인에 비해 비만, 당뇨, 고혈압 등의 동반 질환에 대한 높은 유병률을 보인다.

현재까지 건선의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따라서 서양 의학의 건선 치료는 완치보다는 증상완화, 장기간 재발을 억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치료법은 질환의 중증도에 따라서 중증도를 파악한 뒤 결정된다. 경증, 중등증이라면 국소 스테로이드, Vitamin D 유도체, Vitamin A 유도체 등을 사용하며 중증인 경우에는 Vitamin D 유도체, 광선요법, 전신요법 등을 사용한다. 그리고 이러한 기준과 동시에 환자의 선호도와 치료에 따른 장단점을 고려하여 환자에 따라 개별화된 치료를 시행하게 된다.  
그러나 만성피부질환인 건선 특성상 이러한 치료를 장기간 시행했을 경우 효과의 한계성 및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예를 들어 스테로이드 제제의 경우에 피부위축, 모세혈관확장, 자색반증, 팽창선조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으며, 생물학제제의 경우에도 면역세포에 작용하므로 기회감염의 증가, 면역반응의 발생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전신요법에 주로 사용되는 Retinoid, Cycloporine, Methotexate 등은 간장 및 신장 독성을 초래할 수 있고, 구순염, 피부건조, 소양증 등의 부작용을 동반할 수 있어 일시적으로만 사용해야 한다. 최근에는 건선의 발생기전에 근거하여 T세포 활성화에 영향을 미치는 면역생물학제제가 개발되어 사용되나, 부작용으로 다양한 감염질환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연구가 더 필요한 실정이다. 

또한 만성재발성 경과를 취하는 건선은 이환된 체표면적보다는 삶의 질의 측정이 건선의 중증도를 더 잘 반영한다는 보고가 있을 만큼 건선 환자에 대한 삶의 질의 중요성이 점점 증가하고 있으므로 건선에 효과가 있는 한의학적 치료 방법의 개발은 중요한 의미가 있다.

한의학에서의 건선은 건선(乾癬), 백비(白疕), 풍선(風癬), 백설풍(白屑風)등의 다양한 명칭으로 문헌에 기록되어 있으며, 그 원인은 혈열(血熱), 혈조(血燥), 혈어(血瘀), 혈허(血虛), 간신부족(肝腎不足), 충임부조(衝任不調), 풍사(風邪), 풍습(風濕), 풍열(風熱) 등으로 보았다. 한의학적인 치료 역시도 병인에 따라 량혈해독(凉血解毒), 청열량혈(淸熱凉血), 량혈윤조(凉血潤燥), 거풍량혈(祛風凉血)하는 처방을 주로 사용해 왔다. 청나라 이전까지는 외인(外因)에 중점을 두어 방풍통성산(防風通聖散), 수풍순기산(搜風順氣散), 소풍산(消風散) 등의 거풍하는 처방들이 다용되었다가 근대 이후에는 양혈활혈탕가감(凉血活血湯加減), 활혈산어탕가감(活血散瘀湯加減), 사물탕가감(四物湯加減)등의 처방들이 많이 활용되고 있다. 또한 침치료와 자운고등의 한방연고제제를 활용하여 좋은 효과를 나타내는 보고가 지속적으로 보고되고 있다.

건선은 환자들에게 신체적인 고통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주는 질환이다. 대부분의 건선 환자들은 심각한 정신적인 문제를 동반한다는 것이 밝혀졌으며, 중등증 이상의 건선 환자에서는 정서적 불안과 우울증, 자살사고까지 이어진다는 보고도 있다. 정신적인 문제 외에도 가려움증으로 인한 수면불량으로 삶의 질 저하가 동반되기도 한다.

한편 건선환자의 30-70%는 스트레스와 관련되어 있다고 보고되며, 건선의 중등도가 심할수록 스트레스에 의해 악화되는 빈도가 유의하게 증가한다고 보고되고 있다. 따라서 건선 치료의 목표는 일차적으로 건선으로 인해 나타나는 신체적인 증상을 개선시키는 것이고, 이차적으로 환자의 우울, 불안, 스트레스를 줄여 나감으로써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고 이를 통해 증상 악화에 대한 위험성을 낮추는 데 있다. 이에 양의학과 한의학이 협진을 통해서 환자의 증상을 완화시키고 삶의 질을 높이고 더 나아가 완치에 이르는 방법을 찾는 것이 시급하다.

<참보인 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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