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운 섬나라 여행의 대안

 

[일요서울 |  프리랜서 이정석  기자] 일본 불매운동의 열기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는 요즘, 여행을 취소하는 움직임도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여행을 포기할 수는 없는 노릇. 일본만큼 가까우면서도 먹거리, 볼거리가 풍성한 곳은 없을까. 최근 들어 타이완이 가까운 섬나라 여행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중국과 일본이 절묘하게 뒤섞인 타이완. 그곳엔 어떤 매력이 숨어 있을까?

젊은 감각으로 무장한 개성만점 숙박시설

타이완은 오랜 전통의 나라다. 문헌상으로는 1624년 네덜란드 상인들이 점거하면서부터 기록됐지만, 기원전 5만 년 전 구석기시대부터 사람이 거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타이완은 열린 다문화의 나라이기도 하다. 수백 년간 네덜란드와 청, 일본 등의 지배를 받으며 다양한 문화를 받아들였고, 이를 자신들의 고유한 문화와 적절히 섞어냈다. 즉 전통의 기반 위에 다양성을 얹을 수 있는 DNA를 가진 것이다. 현재의 타이완은 끊임없이 진화 중이다. 짧은 일정 동안 4곳의 호텔을 둘러본 것에 불과하지만, 타이완만의 독특하고 참신한 문화를 엿볼 수 있었다.

신주 인디고 호텔 

신주는 타이베이 여행을 마치고 타이중으로 이동하는 중간에 잠깐 만나는 도시다. 별다른 관광지도 없어 이 도시 중심부에 위치한 호텔을 찾아갈 때 사실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하지만 입구부터 범상치 않다. LED로 연출된 가상의 모닥불이 따뜻하게 투숙객을 맞이한다. 여느 호텔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함이 엿보이기 시작한다. 문이 열리자 더욱 놀라운 광경이 펼쳐진다. 리셉션 데스크와 소파가 있어야 할 로비 중앙에 난데없이 바Bar가 자리 잡고 있다. 천장 조명은 비디오 아트로 구현된 영상 패널이 대신하고 있다. 이런 곳이라면 맥주 한잔 안 하고 갈 수 없다. 객실은 로비의 파격과는 또 다른 아늑함을 강조했다. 은은한 조명 아래 여러 개의 감각적인 액자가 벽을 장식했다. 여느 도심 호텔과 다르게 하룻밤만 묵고 떠나기 아쉬운 마음이 가득해진 곳이다.

타이중 레드닷 호텔 

레드닷 호텔 로비에 들어서자마자 시끌벅적하다. 소음의 주인공은 아이들. 젊은 부부 여러 팀이 체크인 중인데, 로비 한쪽에 있는 미끄럼틀에서 아이들의 즐거운 비명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놀이터인지 호텔인지 분간이 안 갈 정도다. 잠깐이라도 지루한 시간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호텔 측의 의지가 엿보인다. 객실 안에도 여행자의 흥분 상태를 유지하기 위한 갖가지 편의물품이 즐비하다. 화장실의 샴푸와 칫솔 등은 여행 트렁크 모양의 투명한 케이스에 담겨 밤사이 또 다른 여행을 꿈꾸게 한다.

타이베이 송산 암바 호텔 

송산 호텔 역시 젊은 층을 겨냥해 감각적인 인테리어가 눈길을 끈다. 환영 음료로 제공되는 망고 주스와 칵테일은 맛도 맛이지만 살짝 피곤한 몸과 마음을 개운하게 해준다. 대부분의 객실에서 타이베이를 대표하는 101타워를 중심으로 시내 전경을 볼 수 있다. 호텔 건물 3층의 통로를 이용하면 쇼핑몰과 송산역까지 바로 연결되고, 도보 10분 거리에 라오허제 야시장이 있어 밤늦게까지 미식탐구에 나설 여행객에겐 더없이 좋은 위치다.  

타이베이 베이터우 로얄 호텔 

베이터우 로얄 호텔은 깔끔하지만 별다른 특징이 있는 호텔은 아니다. 하지만 신베이터우 기차역 바로 앞에 있어 야외온천과 온천박물관 등 관광지를 둘러보기에 편리하다. 온천의 도시답게 최상층인 12층에 공용 온천탕이 있어 여행의 피로를 풀기에 그만이다. 만약 혼자만의 온천욕을 즐기고 싶다면 객실 내 탕에서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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