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날로그 살림] 저자 이세미 출판사 센세이션

[일요서울 | 김정아 기자]   적게 소유하면서 옥심을 버리고 자연에 가까운 삶을 즐기자는 '미니멀라이프' 족들이 늘고 있지만 단순히 결심만 하기에 무의식 속 말초신경을 건드리는 환경마케팅에서 벗어나기는 힘든 현실이다. 현재는 수요에 의해 물건이 만들어지는 시대는 지났으며 막대한 양의 생산물이 쏟아져 나온 상태에서 소비가 이루어지고 있다. 태평양엔 한반도의 6배가 넘는 크기의 플라스틱섬이 떠다닌 지 오래됐고 전국에서 쏟아져 나오는 쓰레기는 처리 가능 용량을 뛰어넘어 산을 이뤘다. 이 시점에서 환경을 생각하고 쓰레기를 줄여나가는 방법으로 단순히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는 방법보다 가정의 살림법을 바꿔 나가자고 말하는 저자 이세미의 신간 ‘아날로그 살림법’ 이 출간됐다.

저자는 결혼 후 방문한 친정에서 어릴 때 쓰던 그릇에 여전히 김치 찌개가 담겨져 나오고 소싯적 물려받았던 옷을 꿰매 가며 입으시는 어머니의 일상에 주목한다. 다시 쓰는 것이 미덕이었던 그 시대의 정신에 가치를 더해 구체적인 아날로그 살림법을 책에 수록했다.

저자는 “우리 부모님 세대가 거의 그렇지 않을까. ‘고쳐 쓰고, 다시 쓰고’가 미덕이었던 세대의 분들이라 뭐 하나 사려고 하면 마음먹는 데 몇 년은 걸리는 듯하고, 일단 들어왔다 하면 어지간해선 온전한 형태로는 내버려지는 법이 없다. 물건의 가치는 결국 그 물건을 소유한 사람에 의해 매겨진다. 물건 하나하나에 대한 책임감을 가지고, 그 물건의 처음부터 마지막까지를 생각한다면 어떤 것이든 내 소유로 만드는 것도, 버리는 것도 쉽게 할 수 없으리라. 가치를 부여할 만한 물건을 오랜 고심 끝에 소유하고, 그런 가치 있는 물건들을 귀하게 다루는 사람은 자신의 시간도, 삶도 가치 있게 쓸 줄 알게 된다”고 밝히면서 진정한 환경운동가는 친정엄마였다고 재미있게 꼬집어주기도 한다. 저자는 강사나 작가가 아닌 이웃으로 자신을 바라봐 주었으면 싶다고 말하면서 사소한 노력이 지구에 미치는 폭풍역할을 함께 실감하자고 강조하며 사는 살림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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