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군표 국세청장 둘째 아들 병역 특례 3대 의혹

전군표 신임 국세청장의 둘째 아들 전모(22)씨에 대한 병역특례 의혹이 일고 있다. 전모씨는 2004년 6월 현역 2등급 판정을 받고 전기용접 기능사 자격증을 취득, 같은해 12월말에 산업기능요원으로 채용됐다. 군복무 24개월을 대신해 병무청 지정 산업체에 취업해 34개월 근무를 하며 대체 복무를 하고 있다.하지만 전씨의 병무청 등록 산업체 근무나 병역특례 과정이 예사롭지 않다. 용접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하기전 업체에 근무를 하게 된 점이나 불과 10일만에 산업기능요원으로 발탁된 점에 동종업체에서도 의혹어린 시선을 보내고 있다.



병무청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병무청에 등록된 회사는 9,915개업체. 그중에 병역특례인원은 3,600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하지만 공익근무(보충역, 현역 4급이하)를 중심으로 채용되기 때문에 현역 T/O(인원 배정)는 전체 인원의 3분1이 안된다는 게 관계자의 전언이다. 그래서 현역은 1,000명 수준으로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 다수의 현역 판정을 받은 사람들은 군대를 가지 않으면서 월급도 받을 수 있는 산업기능요원 즉 병역대체복무(이하 병역특례)를 선호하고 있다. 전군표 국세청장의 둘째 아들 역시 병역특례를 이용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는 것이다.

의혹1 K대 국제경제학 전공자가 전기용접기능사 취득?
첫 번째 병역특례관련 의혹은 문과생인 그가 어떻게 전공과 무관한 전기용접 기능사를 취득해 병역특례를 받았느냐는 점이다. 전씨는 2004년 K대 국제경제학과에 입학했다. 국제경제학과는 상경대 계열로 용접 기술과는 무관하다. 오히려 전기 용접은 이공계에 가까운 자격증이다. 전씨는 같은 해 6월 병무청으로부터 현역 판정을 받았다. 그리고 9월에 서울시내 모처의 용접 학원에 등록했다. 2개월간의 속성 학원을 다닌 그는 필기(10월 중순)와 실기 시험(11월말)을 거쳐 12월 22일 최종으로 전기용접 기능사에 합격했다. 전씨는 전기용접 기능사 자격증을 통해 현재 경기도 양주시의 병무청 지정업체인 T회사(대표 백승진)에 근무하고 있다. 비닐 테이프 설비를 수출하는 이 회사는 2003년 중소기업 수출부문 대상을 받았고 2002년에는 한국무역협회로부터 수출 삼백만불탑 수상을 한 소위 잘나가는 중소기업이다. 이 회사에서 전씨는 생산기술팀에서 기계정비, 설비 유지 보수, 라인증설 업무를 맡아 일하고 있다.

의혹2 무자격증 상태로 입사… ‘자격증 소지자도 많은데’왜?
두 번째 의문은 자격증이 없이 병무청 지정 업체에 사전에 입사가 가능했다는 점이다. 전씨는 12월 15일 처음으로 T사에 전화로 병역특례로 일하고 싶다고 말을 건넸다. 당시 그는 용접 기능사 자격증을 갖고 있지 않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 T사의 인사부장 역시 자격증 소지 여부를 묻지 않은 채 ‘면접’을 보자고 흔쾌히 승낙했다. 이후 18일 면접을 통해 그는 자격증은 없고 12월 22일 합격자 발표가 나면 자격증을 수령한다고 실토했다. T사측은 자격증을 취득해야 산업기능요원으로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아르바이트 삼아 그동안 일하겠다’, ‘떨어져도 좋은 경험으로 삼겠다’며 양해를 바랐고 T사측은 20일 기술직이 아닌 생산직으로 그를 정식으로 채용하는 등 배려를 해주었다. 같은 양주시에 위치한 병역특례 업체인 A사 인사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병역 특례를 원하는 지원자가 많지만 T/O는 1~2명으로 한정돼 있어 자격증도 없는 사람을 굳이 채용을 하지 않는다”며 “문의전화나 메일로 문의하는 경우 대부분이 자격증을 갖고 있다”고 의외라는 반응을 보였다. 또 그는 “요즘 다수가 대학교 1~2학년으로 젊은데 그렇게 적극적인 사람을 보기 힘들다”며 “자격증을 곧 취득할테니 아르바이트로 일하겠다고 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의혹3 5일만에 병역특례 결정
한편 T사 면접부터 병역특례요원으로 되기까지 걸린 날짜가 불과 5일로 일사천리로 진행됐다는 점도 의혹을 더 부풀렸다. 전씨는 결국 12월 22일 용접 기능사에 합격했고 당일 자격증을 수령해 회사에 사본을 넘겨주었다. 그리고 해당 업체는 산업기능요원으로 경기북부병무청에 편입원을 제출(병무청 처리기간; 3일)해 28일자에 그는 정식 소집일로 병무청으로터 인정받았다.
이처럼 일사천리로 진행된 것에 대해 병역특례업체인 A사 인사 관계자는 “통상 산업기능요원 편입원은 급하게 이뤄지지 않는다”며 “법적 요건이 된다고 해도 본인이 중도에 그만둘 경우 다시 현역으로 입대해야 하는 불리함도 있고 해당 업체도 최소 1년간 T/O가 사라지고 불이익도 받을 수 있어 충분한 시간을 갖는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산업기능요원이 나이도 어리고 비중 있는 일꾼도 아닌데 채용을 서둘러서 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특히 그는 사적인 견해임을 전제로 생산직이라면 잔업이 다반사인데 어느 젊은이가 지원을 하겠느냐고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기타 해당업체, 전군표 당시 조사 국장 아들 인지 여부 주목
T사 인사담당자는 “군입대를 앞둔 서울대, 연고대 등 명문대 출신 학생들이 메일이나 전화로 일주일에 서너 명씩 문의가 온다”고 밝혔다. 전씨를 서둘러 입사를 시킨 것이 다른 경쟁자들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또 2004년 전씨가 입사 당시 T사가 전군표 현국세청장이 국세청 본청 조사 국장으로 고위직 공무원임을 사전에 알지 않았느냐는 지적도 일었다. 이와관련, T사측은 “그는 부친이 당시 공무원이라고 밝혔을 뿐 국세청 고위공직자인줄 몰랐다”며 “알았다면 채용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전씨는 본지와 인터뷰에서 ‘세무직 공무원’이라고 말했다고 해 해당 인사담당자와 다른 답변을 내놓았다. 이와 관련, 해당 업체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법적으론 하자가 없으며 제도상의 문제”라며 “무엇보다 전씨 본인의 판단에 의해 결정된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T사, “법적으로 하자 없다…제도가 문제”
T사의 한모 인사과장은 전공과 자격증이 다른 것에 대해 “처음엔 우리도 문과 출신이라 색안경을 쓰고 봤다”며 “하지만 용하게 합격을 하고 용접일도 잘해 병역특례요원으로 삼았다”고 해명했다. 또 자격증 취득전 입사와 관련해서 그는 “처음에는 안된다고 말했지만 그 친구가 며칠내에 자격증 시험에 대한 발표가 있다고 했다”며 “병역특례가 아니더라도 휴학했으니 경험쌓고 싶다고 말해 생산직 근무를 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나아가 그는 서둘러 산업기능요원으로 채용한 것은 회사가 2004년말로 현역 T/O가 사라지기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합격한 이후에 입사시켜도 상관없지 않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본인이 적극적으로 일하겠다고 밝혔다”며 “회사입장에서도 2004년 12월말로 현역 인원 배정이 끝나고 우연찮게 현역 대상이 응시를 안했다. 물론 자격증이 없어서 고민스러웠지만 자격증을 딸 때까지 현역 응시가 없어서 그를 산업기능요원으로 삼았다”고 설명했다.

전씨, “돈도 벌고 경험도 쌓고…”해명
전씨 역시 본 기자와 통화에서 용접이 전공과 무관하다는 지적에 “IT자격증을 따봐야 병역특례업체도 적고 T/O도 없다”며 “차라리 용접이 병역특례로 가기 가장 쉬웠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병역특례업체 지원배경에 대해 “군대를 가는 것 보다 돈도 벌고 경험도 쌓고 인맥도 넓힐 수 있는 게 좋지 않느냐”고 밝혔다.무엇보다 2004년 12월 전씨의 아버지 전군표 현국세청장이 국세청 본청 조사 국장으로 고위공직자이기 때문에 의혹이 일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아버지는 병역 특례로 가는 것을 반대하셨다”며 “1년8개월간 결근도 없이 출퇴근 잘하고 아버지께 누가 되지 않도록 조심했다”고 답했다.현재 그는 동두천 회사 기숙사에 머물지 않고 서초구 집에서 회사까지 지하철과 통근버스를 이용해 출퇴근을 하고 있다. 월급은 110만원 정도로 실수령액은 90만원이 조금 넘는다고 전했다. T사는 산업기능요원이나 외국인 노동자에게 차별 임금을 주지 않고 상여금과 퇴직금도 평직원과 동일하게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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