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지휘자 정명훈, 그가 한국으로 왔다. 정씨는 재단법인으로 첫발을 내디디는 서울시향의 음악고문을 맡은 것. 정씨는 “그동안 우리나라 오케스트라를 세계적 수준으로 키우고 싶다는 꿈을 계속 가져왔다”며 “어린 나이에 한국을 떠나 20년을 미국에서, 25년을 유럽에서 지냈다. 그러나 나는 완벽한 한국 사람인 것 같다. 한국 출신 음악가로서의 책임감을 늘 가져왔다. 이젠 본격적으로 책임을 맡을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 다행히 서울시에서 전폭적 지원을 약속했고, 상상하지 못했던 전용 콘서트홀까지 마련해주겠다는 제안에 자신감을 갖게 됐다” 고 개인적 소회를 털어놓았다.

재단법인 서울시향은 오는 4월말까지 국내외 연주자를 대상으로 오디션을 거쳐 악장, 수석, 부수석과 일반 단원을 뽑고 일부 부족 인원에 대해서는 7월까지 선발해 117명의 교향악단을 구성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시측은 이달 안으로 오디션 일정을 확정할 예정이다. 정씨는 “음악감독으로 가장 중요한 일은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는 것과 엄정한 오디션으로 좋은 단원을 뽑는 것”이라며 “한국인이든 외국인이든 가리지 않고 오로지 음악적 역량만 보고 뽑겠다” 고 강조했다. 정씨는 훌륭한 오케스트라를 만들어낼 수 있는 세 가지 요건으로 단원들의 연주 실력, 지휘자와 단원의 화합, 정책적 지원을 꼽았다. 정씨는 취임 소감을 밝히는 말미에 “나는 다만 음악적으로만 열심히 하고 싶다”며 “그밖의 모든 문제들까지 책임지는 것은 내 성격에도 안 맞고 한 사람이 전체를 좌지우지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말했다. <재>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