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과거 군사정권보다 더해…국민의 힘으로 심판해야”

[일요서울ㅣ조주형 기자] 새는 두 날개로 비행한다. 이는 정치권에서 흔히 인용되는 문구다. 두 날개가 온전히 균형을 이룰 때 비로소 하늘을 날 수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한쪽 날개가 망가지면 날 수 없다. 균형을 잃기 때문이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런 상태를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보는 의견도 나온다. 오신환 바른비래당 원내대표은 지금 정치권은 “오른쪽 날개가 망가졌다”고 진단했다. 그래서 변화와 혁신 세력을 태동시키겠다고 선언했다. ‘변화와 혁신’을 기치로 정치권을 변혁시키겠다는 오 원내대표를 만나봤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지난 4일 국회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실에서 기자의 실문에 답변하고 있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지난 4일 국회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실에서 기자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손학규, '호남 자민련' 만들려…정계 은퇴해야”

오 원내대표는 현 정치권에 대해 오른쪽 날개가 망가져 균형감을 잃어 독선과 오만을 부리게 됐다고 말했다. 바로 ‘조국(曺國) 현상’이 그것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오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부가 이 같은 ‘횡포’를 부리는 이유가 ‘오른쪽 날개가 무너진 상태’에서 비롯됐다며 “강하고 젊은 날개가 되겠다”고 선언했다. ‘변화와 혁신’을 이끌고 있는 오 원내대표를 지난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 회관에서 만났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이다.

- 패스트트랙 관련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와 공수처 기소권 제한을 중재안으로 내놨는데.
▲집권당이 교섭단체를 통한 합의 없이 국면을 모면하려고 한다. 기형적인 형태인 ‘4+1’로 선거법 개정안을 통과시키겠다는데, 엄연히 불법이다. 그 책임은 집권당인 더불어민주당에 있다. 선거제를 두고 한쪽을 배제하는 건 의회를 망치는 일이다. 양당 합의를 통해 20대 국회가 파국을 맞이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 국민들 볼 낯이 없다. 민주당 내에서도 비주류지만 합의를 해야 한다는 다양한 목소리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 정치권 일각에서는 집권여당이 연동형 비례대표제 통과에 대한 의지가 없어 통과가 불투명하는 관측도 있다. 어떻게 보는가.
▲어렵다고 본다. 남은 시간도 많지 않지만 합의가 어렵다면 우리는 반대할 수밖에 없다. 기득권 양당이 합의해야 한다. 자유한국당은 선거법 개정안 일부를, 민주당은 공수처법 중 강제 수사 권한만 두는 것으로 양보해야 한다. 선거법은 합의없이 진행되면 추후 다수 정당이 또 힘으로 밀어붙일 것이다. 공수처법은 2004년 당시 문재인 민정수석이 국무회의 통해 만들었는데, 왜 자꾸 집착하는지 모르겠다. 대통령이 공수처장, 차장, 검사, 수사관을 모두 임명하는데  야당 입장에서는 탄압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 정치권력에 악용될 소지가 다분하다. 문재인 정권은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하겠다지만 공수처는 모두 가지고 있다. 무소불위의 조직이다. 의도가 불순하니 한국당은 정부를 믿지 못한다. 반대할 수밖에 없다. 처음부터 정치권력이 개입하지 않도록 만들면 되는데 왜 잘 설계하지 않고 자기들 주장만 선하다고 하는지 모르겠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지난 4일 국회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실에서 기자의 실문에 답변하고 있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지난 4일 국회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실에서 기자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1년간 당원권 정지 처분을 받았는데, 원내대표 수행에는 문제가 없다고 보는 근거는.
▲전혀 문제 없지만 상대하고 싶지 않다. 국회 역사상 당 대표가 직인 찍어 원내대표 쫓아낸 적이 없다. 국회법 33조 근거해서 교섭단체 대표 의원으로 사무처에 등록됐기 때문이다. 의원들이 연서와 서명, 날인을 제출하게 돼 있다. 손 대표는 저를 제명해서 의총에서 2/3이상이 제명 찬성하면 당적을 잃게 되고 당 소속이 아니므로 원내대표 못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무슨 권리로 박탈하겠는가. 다소 무리라고 본다. 우선 맡은 바 소임을 다할 것이다.

- 비당권 모임 ‘변혁’ 대표도 맡고 있다. 향후 신당창당 등 정치 일정이 어떻게 되는지.
▲신당 창당 발기인대회가 (인터뷰 기준) 오는 8일에 있다. 정당법에 따라 창당 준비위가 출범 후 신당 일정대로 가게 될 것이다. 우리는 변화와 혁신이라는 방향성을 추구한다. 내년 총선을 치르기 위해 15인이 결성했다. 일부 비례대표 의원들은 신당 창당 이후 참여할 것이다.

- 오신환 원내대표, 유의동 의원 등 변혁 의원들이 김종인 전 대표를 만나 중도통합 신당을 추진한다는 보도가 있었는데.
▲단순한 해프닝이다. 식사 자리에서 현 정권의 실정과 중도신당 등에 관한 얘기가 오갔다. 앞서 황교안 대표가 내년 총선을 앞두고 통합과 연대와 관련해 먼저 언급했다. 우리는 진지하게 논의할 것이다. 앞서 말한 (보수) 통합 3대 원칙(탄핵의 강 넘기, 개혁 보수, 낡은 집 고치기)에 대해 새롭게 수용한다는 입장으로 알고 있다. 항상 가능성은 열려 있다.

- 바른미래당 당권파는 결국 대안신당과 손잡고 구 국민의당으로 ‘헤쳐모일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어떻게 보는가.
▲손 대표는 창당 당시 있지도 않았다. 굴러들어 온 돌인 손 대표가 박힌 돌 내치면서 ‘호남 자민련’을 만들려고 한다. 지난해 당대당 통합 이후 손 대표가 들어오고 당 정체성을 훼손하는 등 변질됐다. 해당행위다. 정치적 책임이라는 게 있는데, 그는 정계 은퇴해야 한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지난 4일 국회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실에서 기자의 실문에 답변하고 있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지난 4일 국회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실에서 기자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유재수, 황운하, 조국 사건 등으로 문 정권이 레임덕에 빠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는데
▲국정조사가 필요하다. 특검을 해서라도 진상규명 해야 한다. 국회가 나서야 한다. 문재인 정권은 조국 사태 이후 정당성이 훼손됐다. 계속 버티면 국회는 정치적인 목소리를 낼 수밖에 없다. 국정조사 요구서도 접수됐다. 민주당은 수용하지 않겠지만 쉽게 덮지 못할 것이다. 공정과 정의를 외치면서 자신들이 선하다는 독선과 오만으로 대한민국을 66일 동안 마비시켰다. 진보 정권의 민낯을 봤다. 청와대 권력 개입 의혹이 나오는데 결국 국민들의 심판을 받을 것이다.

- 문재인 정부의 3년차 임기가 끝나가는데, 이에 대한 평가와 이후 전망은 어떻게 보나.
▲정말 한 번도 경험을 해본 적 없는 웃기는 정부다. 그래서 국민들은 실망했다. 불안해서 살 수가 없다는 목소리가 연일 들려온다. 기승전 북한이다. 김정은이 12월 말로 기한을 뒀고, 트럼프는 무력을 쓸 수밖에 없다고 하니 얼마나 불안한가. 아무것도 할 수 없는데 정부는 운전자론이라고 한다. 북한과 미국만 바라보면서 잘되기만 바란다. 경제는 또 어떤가. 국민들을 상대로 실험하는 것도 아니면서 최저임금을 2년 동안 무리하게 올렸다. 현장에서 난리가 난 후 수정하는 거 보면 무능하고 무책임하다. 정부 출범 당시 소득주도성장은 바꿔야 한다면서 근로환경 개선, 노동구조 개혁 등에 대해 야당이 문제제기 했는데 양보는커녕 외면했다. 문제가 되니 소득주도성장 쏙 들어갔지 않은가. 그런데 기조는 유지하겠다고 한다. 또 공무원만 늘리면 뭐 하자는 것인가. 자영업자들은 과거 정권에 비해 세금이 너무 올라 힘들어 죽겠다고 아우성이다. 시장을 신뢰하지 못한 데다 엉뚱한 정책을 펼쳐서 그렇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희망차다는데, 소득주도성장 폐기해야 한다.

- 내년 총선을 어떻게 전망하는지. 그리고 오신환 원내대표의 역할은 무엇인지.
▲문재인 정권 심판이다. 이제 급속한 레임덕 현상을 겪을 것이다. 무소불위 권력으로 힘만으로 밀어붙이려고 한다. 오만과 독선은 과거 군사 정권보다 심하다. 탄핵 이후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을 수 있는 선거가 되길 바란다. 신뢰받는 오른쪽 날개, 대안 세력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 국민이 정치 걱정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정치가 국민에게 힘이 되도록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총선에서 국민의 힘으로 반드시 문재인 정권을 심판해야 한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지난 4일 국회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실에서 기자의 실문에 답변하고 있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지난 4일 국회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실에서 기자의 질문을 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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