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짓던 ‘동원참치’...HMR 트렌드로 성장세 ‘박차’

[동원F&B]
[동원F&B]

[일요서울 | 양호연 기자]국내 경기가 2017년 9월 정점을 찍고 하강 국면에 들어섰다는 정부의 공식 선언에 업계 분위기는 무겁게 가라앉은 모양새다. 지난 8월까지 23개월째 경기가 위축된 상태인 만큼 각 기업들은 이에 따른 경영난 최소화를 위한 다양한 행보에 나서고 있다. 그 중에서도 각 그룹의 계열사들은 각기 다른 경쟁력을 더해 모그룹을 세계시장으로 이끄는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일요서울은 세계 경쟁력을 갖춘 국내 주요 기업들의 감초 역할을 하는 그룹의 계열사들을 살펴봤다. 이번 호는 동원그룹의 동원F&B에 대해 알아본다.

참치캔 첫선 이후 32년 만에 50억 캔 달성...HMR시장 판로 확대
19개 브랜드로 상품 다각화...2세 경영 체제 돌입에 식품업계 주목


옛말에 ‘좋은 음식이 곧 보약’이라고 했던가. 건강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나날이 증대되는 만큼 대중들은 이를 실천해 제품을 생산하려는 기업들의 행보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특히, 맛집 정보 등을 공유하는 전문 블로거 등이 많아진 데다가 간편하고 쉽게 요리를 해먹을 수 있는 방법을 공유하고, 이를 중계하는 ‘쿡방’ 등의 콘텐츠 생산량도 증가하면서 식품 업계는 저마다 소비자 유치에 힘쓰고 있는 모양새다.
그 가운데서도 동원F&B는 국민들의 식탁에 자주 오르는 식품들을 다채롭게 선보이고 있어 눈길을 끈다. 동원 F&B는 ‘참치캔’을 대표하는 브랜드로 잘 알려져 있는 만큼 화려한 역사를 자랑한다. 1982년 국내에 처음으로 참치캔을 내놓았던 인물이 동원그룹의 창업주 김재철 회장이기도 하다. 이후 2014년에는 32년 만에 50억 캔 판매량을 돌파하는 등 국내 단일 수산물 캔 브랜드로는 첫 기록을 세운 바 있다.

HMR 트렌드에 성장가도

높은 명성으로 기존에는 ‘동원’하면 곧 ‘참치’라는 인식이 압도적이었다. 하지만 최근 동원 F&B는 또 다른 길을 닦고 있는 분위기다. 참치‧수산물캔 등의 통조림류 뿐만 아니라 즉석밥/죽/국밥류, 해조류, 김치류, 냉장육가공류 등 생산 제품군의 범위를 확대해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발표한 ‘2018년 국내 식품산업 현황’에 따르면 즉석섭취·편의식품류는 2018년 3조40억 원으로 전년 2조6431억 원 대비 13.7% 증가했다. 1인 가구가 증가한데 따라 ‘혼밥족’ 등도 많아지면서 가정간편식(HMR) 판매량도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소비 시장의 분위기는 HMR 시장의 선두를 달리던 동원F&B의 성장세에 박차를 가한 모양새다. 동원F&B의 영업이익은 2017년 723억5900만 원에서 2018년 872억2100만 원으로 크게 확대됐기 때문이다. 특히, 2017년에는 동원F&B의 자회사 동원홈푸드에서 HMR 업체 ‘더반찬’을 흡수합병하면서 HMR시장 판로 확대에 힘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동원 F&B는 ‘가장 완벽한 집밥’이라는 콘셉트로 온라인 HMR 브랜드를 인수하는 등 투자에 나서면서 대기업의 품질과 조미 기술력을 더해 최상의 상품을 출시할 것을 예고하기도 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식품산업통계정보시스템(aTFIS)의 통계에 따르면 국내 즉석죽 매출규모도 덩달아 확대됐다. 소매점 유통 POS 데이터 기준으로 2016년 564억 원에 지난해 885억 원으로 57%가량 성장한 것. 여기에 올해 3/4분기까지 948억 원을 기록하는 등 이미 지난해 규모를 뛰어넘은 셈이다. 이로 인해 1992년 출시된 동원F&B의 양반죽은 그간 꾸준히 시장 우위를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에는 더 높은 시장 점유율을 기록했다. 동원F&B 관계자는 “양반죽은 지난해 4100만 개를 판매해 출시 이후 누적판매량 5억 개를 넘어섰으며, 올해에는 파우치죽까지 제품을 다변화하면서 6000만 개 판매 돌파가 확실한 상황”이라며 “용기죽과 파우치죽의 ‘투트랙(Two-Track)’ 전략에 프리미엄 소비층까지 사로잡아 즉석죽 1위 브랜드로서의 위상을 더욱 확고히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동원F&B]
[동원F&B]

해외 K푸드 열풍에 일조

동원F&B는 ‘좋은 음식으로 국민 건강에 기여’하겠다는 의지를 바탕으로 2000년 11월 동원산업의 식품부문이 독립해 만들어졌다. 1969년 동원산업주식회사가 설립된 지 약 31년 만이다. 회사 설립 직후만 하더라도 참치캔 출시와 맛살, 어묵 등의 어육연제품, 펫푸드 생산에 그쳤지만 이후 음료제품과 김치, 생수, 건강보조식품 등의 분야로 확대했다.

현재 동원F&B는 대중들에 잘 알려진 동원과 양반, 리챔, 소와나무 등 총 19개의 브랜드로 나뉘어 총 15가지 상품군을 출시하고 있다. 현재 국내 12개 공장에 대규모 자동생산시스템을 보유하고 있으며, 서초구에 F&B 본사와 식품과학연구원 등을 설치해 식품개발 및 안전성 연구에 나서고 있다. 이 외에도 미국 캘리포니아 커머스, 일본 도쿄와 중국 상해 등에 해외사업장을 두고 수‧출입/판매 업무 등에 한창이다. 그 중에서도 K푸드 열풍에 해외 소비자들의 관심이 증대된 만큼 김, 김치, 참치‧수산캔, 맛살 등의 상품을 생산‧수출하고 있어 우리나라 고유의 식문화 알리기에 앞장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동원그룹은 올해 초 후계 구도가 완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창업주인 김재철 회장이 동원 그룹 회장직에서 퇴진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데 따라 그의 두 아들이 뒤를 잇게 된 것. 동원그룹의 금융부문 사업은 장남 김남구 부회장이, 제조업 부문은 차남인 김남정 부회장이 이어받게 됐다. 재계에서는 이미 장기적으로 이뤄져 온 동원그룹의 경영승계 과정에서 두 아들이 이미 김 회장으로부터 혹독한 경영수업을 받아온 것으로도 입소문 나 있다. 김 회장이 어선을 타던 당시의 경험이 선장과 경영자로서의 도움이 된 점이 경영승계 과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2세 경영 체제 돌입이 시작된 만큼 동원F&B가 향후 식품업계에 미칠 영향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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