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분당 KCC스위첸파티오’ 하자 문제 총 85건… 입주 전부터 ‘논란’

[동분당 KCC스위첸파티오 예비입주자 제공]
[동분당 KCC스위첸파티오 예비입주자 제공]

 

[일요서울 | 신유진 기자] 부실시공이라는 논란에 휩싸인 KCC건설의 ‘동분당 KCC스위첸파티오’를 두고 시공사인 KCC건설과 입주예정자들의 감정의 골이 더욱 깊어져만 가고 있다. KCC건설은 지난해 6월 경기도 성남 도촌지구 내 분당권 최초로 아파트와 단독주택의 장점을 모았다는 ‘블록형 단독주택’을 분양했다. 하지만 입주 전 입주예정자들이 사전점검에서 부실시공의 흔적을 곳곳에서 발견하면서 논란이 됐다. 문제는 현재 KCC건설이 부실시공과 관련해 입주예정자들과 협의보다 침묵을 선택하면서 상황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품격을 누릴 수 있는 자연친화적 건강아파트’라는 의미로 스위첸은 KCC건설을 대표하는 아파트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감성적인 광고로 대중들에게 호감도를 높이며 믿을 만한 아파트 브랜드로 널리 알렸지만 이번 사건으로 시민들은 등을 돌렸다.

입주예정자들 “사전점검 현장 보니 다른 설계, 마감 하자...사람 살 곳 아냐"

성남시, 잇따른 민원에 "개선사항 지적, 준공허가 연기"…KCC건설 ‘묵묵부답’

‘동분당 KCC스위첸 파티오’는 분양 당시 분당권 최초의 ‘블록형 단독주택’이라는 타이틀을 내걸며 쾌적한 주거환경을 강조했다. 하지만 이러한 기대와는 달리 입주예정자들은 부실공사가 이뤄졌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지난달 28일 입주예정자 100여명은 동분당 KCC스위첸 파티오 1단지에서 준공 허가를 반대하며 부실시공에 대해 규탄하는 집회를 가졌다. 입주예정자들은 피켓과 현수막을 높이 들며 부실시공의 문제가 수면 위에 떠올라야 한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입주예정자들은 한목소리로 “사전점검 당시 본 집은 도저히 사람이 살 수 있는 곳이 아니다”라며 “대대적인 보수공사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입주예정자들은 “KCC건설도 사전점검 당시 미시공을 인정했지만 태풍 때문에 늦어졌다는 핑계를 대며 시공을 미루고 있다”고 분노했다. KCC건설의 이러한 태도 때문에 입주예정자들은 준공일자 전에 100% 시공을 완료하겠다는 말을 믿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KCC건설의 부실시공은 지난달 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글을 통해 대중에 알려졌다. 해당 글의 게시자는 “사전점검에 참여했는데 시공 완료는커녕 아직도 시공 중인 세대들이 많았다”며 “기울어짐·누수·모델하우스와 다른 설계와 마감 등 중대 하자가 발생했지만 (시공사측은) 사전점검을 강행한 상황이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사전에 입주자들에게 예고도 없었다”며 “내부 미시공과 저급한 마감행태까지 적으려면 밤샐 정도다. 하자를 ‘눈 가리고 아웅’ 식으로 넘어가고 준공승인이 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수분양자의 몫으로 돌아가게 된다. 국민을 위해 일하는 관청이 그 결과가 뻔히 예상됨에도 사용 승인을 해주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입주예정자 “사기분양이다” 

현재 성남시 홈페이지 및 국민신문고의 민원접수와 KCC스위첸 파티오 입주예정자 카페 등 각종 온라인커뮤티에는 입주예정자들이 집에서 발견한 각종 하자에 대한 글과 사진을 게시하는 중이다. 입주민들이 올린 사진에는 ▲벽에 핀 곰팡이 ▲‘부실공사’라고 작은 글씨로 쓰여 있는 벽 사진 ▲붉은색 페인트가 벗겨져 흑색이 보이는 건물 외벽 ▲누렇게 얼룩진 건물 외벽 ▲금이 가고 갈라진 집의 문과 벽 사이 등이 있었다. 입주예정자 A씨는 “벽과 바닥이 육안으로 봐도 기울어져 있는 것을 알 수 있으며 건물 외벽에는 벌써부터 금이 갔다”며 “주차장과 다락방 천장은 물이 새 얼룩이 졌다. 사기분양을 당한 수준이다”라고 말했다.

부실시공과 함께 입주예정자들은 실제 시공이 기존에 봤던 모델하우스와 현저한 차이를 보인다고 지적했다. 특히 다락방에 대한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모델하우스의 다락방은 한쪽 지붕이 기울어진 비대칭 형태로 서서 올라갈 수 있게 돼 있다. 하지만 실제 다락방의 모습은 대칭형 삼각 지붕(이등변삼각형)의 모습으로 양쪽 벽면 공간 이용이 불편하고 엎드려 다락방을 올라가야 했다.

‘PC공법’ 경험 미숙으로 부실만 늘어 

입주예정자들이 또 다른 문제로 지적한 건 KCC건설의 ‘PC공법(Precast Concrete)’ 시공이었다. PC공법이란 벽과 바닥 등을 구성하는 콘크리트 부재를 미리 운반 가능한 모양과 크기로 공장에서 만드는 것을 말한다. 기둥, 보, 슬랩, 벽 등 아파트 구조물을 공장에서 미리 만든 후 현장에서는 조립만 하는 방식이다.

분양 당시 시행사는 “동분당 KCC스위첸 파티오는 PC공법이라는 신공법을 도입해 건축한다”며 홍보했다. 하지만 입주예정자들은 KCC건설이 PC공법 경험이 미숙한 상태에서 도입·시공을 해 부실만 늘었다고 주장했다.

시공된 주택의 사전점검도 통상 아파트 준공 승인을 받은 후 진행되는 반면 KCC건설은 허가도 떨어지기 전 사전점검을 진행했다. 입주예정자들은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고 일방적인 통보에도 협조를 했지만 사전점검 결과는 부실시공의 흔적들만 있을 뿐이었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29일 경기도청 공동주택과는 ‘품질검수 결과 2019년 11월7일’ 결과를 보고했고 그 결과 ‘세대 사용 외부 시설물’ 하자 문제 7건, ‘세대 내부’ 문제 16건, ‘주차장’ 등 문제 5건, ‘조경 및 부대시설 및 기타’ 문제 57건 등 총 85건에 대해 사진 첨부와 함께 하자를 지적했다.

성남시청 공동주택지원팀 관계자는 KCC건설 부실공사 사태와 관련해 “현재 사용검사 신청접수가 됐고 현장 검토와 함께 법적·서류 검토 중이며 KCC건설 측엔 민원내용을 전달한 상태”라며 “경기도청 공동주택과 품질검사팀과 함께 현장 점검을 한 상태이며 시공 상태 관련해서는 성남시의원과 시청 관계자, KCC 관계자들과도 회의를 했다”고 밝혔다. 또한 “현장점검 결과 구조적 문제는 심각하지 않아 보였지만 개선 사항이 보여 몇 가지 지적은 했다”고 밝혔다.

부실공사 사태와 관련 KCC건설의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담당자가 부재중이라는 답변만 반복했다.

현재 합의점은 도출되지 않은 상태이며 중재되지도 않았다. 이는 KCC건설 측이 부실공사 사태와 관련해 아무런 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상황에 대해 입주예정자들에게 양해를 구하기보다 대화를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동분당 KCC스위첸의 입주 예정은 지난달 30일이었지만 KCC건설사의 늑장 공사로 미뤄진 입주와 아직까지도 공사가 완료되지 않은 상태라 준공허가도 받지 못하고 있다. 현재 주택 시공과정의 하자와 주민들의 불편을 고려해 성남시는 ‘준공 허가’를 미룬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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