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강민정 기자] 북한이 지난 7일 서해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에서 ‘중대한 시험’을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 시험이 무엇인지에 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있는 모양새다.

조선중앙통신은 8일 “2019년 12월7일 오후 서해위성발사장에서는 대단히 중대한 시험이 진행됐다”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방과학원은 중대한 의의를 가지는 이번 시험의 성공적 결과를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에 보고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이번에 진행한 중대한 시험의 결과는 머지않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전략적 지위를 또한번 변화시키는데서 중요한 작용을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이 서해 위성 발사장이라고 명명하는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은 지난해 6월 싱가포르 제1차 북미 정상회담 이후 북한이 해체 작업을 한 곳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해체를 자신의 성과로 꼽기도 했다.

아울러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9월 서명한 평양공동선언에서는 동창리 엔진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를 유관국 전문가들의 참관 하에 우선 영구적으로 폐기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하지만 지난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 이후 비핵화 협상이 난관에 봉착하면서 동창리에서의 해체 움직임도 둔화됐다. 특히 한미 당국은 최근 북한의 동창리 미사일 시험장에서의 새로운 움직임이 있어 주의 깊게 살펴본 것으로 전해졌다.

[일요서울 | 강민정 기자] 북한이 동창리 움직임을 공식화한 것에 대해 비핵화 협상 시한인 연말을 앞두고 북한이 새로운 노선을 가는 걸 보다 분명히 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평안북도 철산군에 위치한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은 북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연구개발의  요충지다. 북한은 이곳에서 여러차례 위성 발사라고 주장하며 ICBM 발사체 시험을 실시했다.

2012년 북한은 자체 개발한 실용위성인 ‘광명성 3호’를 우주 궤도에 실어 나르기 위해 우주발사체인 ‘은하 3호’를 발사했다. 이에 대해 당시 북한은 평화적인 우주 개발을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지만 우리 정부와 미국, 일본, 중국 등은 은하 3호 발사체를 장거리로켓 발사로 여기고  유엔안전보장이사회에서 이를 화두로 삼았다.

이 밖에도 2016년에는 광명성 우주 발사체 발사에 성공해 사실상 ICBM급 미사일 발사 능력을 정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7년 3월에는 액체연료를 사용하는 신형 고출력 엔진인 백두 엔진의 연소 시험에 성공했다. 백두 엔진은 ICBM급인 화성-14형과 화성-15형의 엔진에 쓰인 것으로 전해졌다.

군 안팎에서는 북한의 발사체 발사가 전날 탐지되지 않은 만큼, 엔진 연소 시험 등을 시행했을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북한은 최근 미사일 추진체를 액체연료에서 고체연료로 바꾸는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 관계자는 “한미는 긴밀한 공조하에 북한 동창리를 비롯한 주요 지역의 활동들에 대해 면밀히 감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전날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으로 정상 간 통화를 갖고 한반도가 엄중한 상황에 놓여있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또 이들은 동창리 발사장과 관련된 움직임에 대해서도 공유했을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