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매칭엔 아울렛시티로 쇼핑+여행

 

당연히 “여행 가는 길에 아웃렛에도 들릴까?”라는 말이 상식적이겠지만, 아울렛 쇼핑으로 항공 요금을 웬만큼 상쇄할 수 있다면 “쇼핑하러 가는 길에 여행 좀 하고 올까?”로 바뀌는 상황이 말이 안 되는 것은 아니다. 휴고보스의 공장으로 시작된 독일 메칭엔 아웃렛시티에서는 종종 말이 되는 이야기다. 

독일 최대 규모이자 유럽 최대 규모의 아웃렛 중 하나인 메칭엔 아웃렛시티. 2018년엔 ‘유럽 No.1 아웃렛’에 선정되기도 했다. 원래 메칭엔은 아웃렛이 위치한 도시의 이름이지만, 이제 그곳을 아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메칭엔이라는 이름이 아웃렛의 이름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만큼 메칭엔은 도시 전체가 아웃렛을 기반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작은 도시인 메칭엔의 인구 대부분이 아웃렛시티의 종사자이거나 그의 가족들이라고 하니 그도 그럴 법 하다.

메칭엔 아웃렛시티에는 100여개 가량의 브랜드숍들이 밀집해 있다. 휴고보스를 필두로 프라다, 구찌, 버버리, 보테가 베네타, 아르마니, 지미 추, 살바토레 페라가모 같은 최고급 브랜드들부터 코치, 디젤, 에스프리, 캘빈클라인, 캔버스, 마이클 콥스 등 비교적 접근이 쉬운 중가 브랜드, 그리고 푸마, 아디다스, 리복, 나이키 등 스포츠 의류에 이르기까지 밸류에이션이 다양하다. 의류 브랜드들이 중심이지만 간간이 홈앤쿡이나 WMF처럼 주방 및 생활용품점과 화장품류를 판매하는 뷰티숍들도 찾아볼 수 있다. 올해 4월에는 13개의 유명 브랜드들이 추가로 오픈하며 몸집이 더욱 커졌다.    

메칭엔 아웃렛시티의 제품들은 기본적으로 일반 매장들보다 30% 이상 저렴하다. 유럽 기준으로 정상가에서 최소 30%의 세일가가 적용되어야만 아웃렛 매장에 입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많은 중국인과 한국인 고객을 보유한 메칭엔 아웃렛시티의 경우는 크리스마스와 같은 전통적인 세일 기간 외에도 추석과 설 명절을 겨냥한 시즈널 세일을 별도로 마련한다. 추가적으로 인터넷으로 미리 바우처를 신청한 고객은 10%의 할인을 더 받을 수 있으니, 이런 저런 세일 프로모션을 모두 적용하면 기간에 따라서는 일반가보다 최대 70~80% 정도 다운된 가격을 만날 수 있다.

때문에 메칭엔 아울렛시티 내에는 해외직구 영업을 하는 업체도 있다. 세일의 폭이 워낙 크다보니 관세를 계산해 봐도 훨씬 저렴한 가격에 명품을 구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가의 브랜드라도 여러 세일 프로모션이 겹치고 미끼 상품의 스페셜 가격을 만나면 상상 이상으로 가격이 다운되기도 한다. 중저가 브랜드의 세일 폭은 더욱 다양하다. 캐주얼 브랜드나 스포츠 의류의 경우는 물건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신경 써서 고르면 비브랜드 제품보다도 더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다.  

Info> 텍스리펀드도 현장에서 바로

독일 국적이 아닌 외국인 방문객이라면 메칭엔 아웃렛시티 중심의 은행을 겸한 안내센터에서 바로 텍스리펀드를 받을 수 있다. 여행 중에 일반 상점이나 몰 등에서 쇼핑을 하면 보통 공항 출국장에서 한참을 기다려 텍스리펀드를 받아야 하지만, 메칭엔 아웃렛시티에서는 안내센터의 은행에서 먼저 스탬프를 받고 환급을 받은 후, 출국장에서는 물건 확인 스탬프만 받고 우편으로 붙이기만 하면 된다. 텍스리펀드는 비유럽연합 여행객에게는 최대 14.5%까지 환급되기 때문에 여행객 입장에서는 결코 작은 금액이 아니다. 아웃렛의 할인된 가격에서 한 번 더 할인혜택을 볼 수 있는 것이다.  

메칭엔, 휴고 보스가 만든 쇼핑 천국

메칭엔이 아웃렛시티가 되기까지는 독일 태생의 브랜드인 휴고보스의 영향이 절대적이었다. 아웃렛 자체가 휴고보스의 팩토리몰로부터 시작되었기 때문인데, 독일은 의류브랜드, 주방브랜드 등 테마별로 특화된 아웃렛이 발달해 있다. 메틀라흐 아웃렛이 독일 식기 브랜드인 빌레로이앤보흐villeroy&Boch의 공장과 아웃렛으로 시작됐다가 주변에 다른 주방용품 매장들이 생기면서 발전했듯이, 메칭엔 아웃렛시티도 휴고보스 공장과 그 아웃렛으로부터 태동한 것이다. 그래서 이곳은 ‘휴고보스의 도시’라고도 불리고 있다.

작은 도시에 휴고보스의 공장이 생기고 그 주변으로 쇼핑몰이 열리자 고객이 찾아들기 시작했고, 그 주변으로 다양한 브랜드 아웃렛들이 하나둘 자리를 틀면서 메칭엔은 아웃렛시티로 변모했다. 아웃렛의 역사를 보여주기라도 하듯, 긴 굴뚝을 이고 있는 붉은 벽돌로 지어진 휴고보스의 섬유 공장 건물이 그대로 남아 있다. 이러한 역사적 배경 때문인지 메칭엔 아웃렛시티에서는 휴고보스 매장이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최근에는 더욱 규모가 커진 매장을 새롭게 만들고 이사하면서 쇼퍼들과 휴고보스 마니아들의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다. 새로운 매장을 속속들이 둘러보다보니 어느새 한 시간이 훌쩍 지나가 버렸다.

애초에 휴고보스의 공장과 쇼핑몰에 의해 아웃렛이 형성된 만큼 다른 명품 브랜드에 비해 가격 할인 혜택이 더욱 좋다. 남성 정장 한 벌만 제대로 사더라도 “본전 뽑았다”는 말이 절로 나올 만한 가격이다. 휴고보스는 전통적으로 남성복에 특화되어 있는 브랜드이기는 하지만 여성의류와 잡화 역시 다채롭게 갖추고 있어 선물을 준비하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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